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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문답 게시판

Re: 12연기에 대한 의문

작성자관리자|작성시간23.01.19|조회수321 목록 댓글 1

제가 조만간 정년퇴직 하는데도, 아직 마무리 할 일들이 많이 남아 있어서 이런 저런 일 하느라 답변이 늦었습니다. 질문은 아래와 같습니다.
 
12연기는 윤회와 고통의 반복과정이므로 이를 끊어야 열반과 적멸에 들 수 있는 것으로 알고있습니다. 지난번 질문드린 것과 답변을 읽어보고 여전히 의문이 가시지 않아 질문드립니다. 12연기의 과정에서 제가 이해한 바를 도식적으로 나타내 보면
 
1.  무명 → 12연기 → 나의 탄생 → 윤회
2.  나 → 무명 → 12연기 → 윤회
 
처음에 저는 위의 1번과 같이 생각했습니다.  무명으로 부터  시작하는 12연기 과정에서  내가 처음으로 생겨났구나 라고,  왜냐하면 무명으로부터 시작하여 12연기를 하면서 생(生) 이  나타나는 것을 보고 이것이 최초로 내가 생겨나는 과정이다  라고 판단하였습니다. 그런데 무명이란 것은 독립적으로 존재할 수 있는 개념이 아니고 어떤 중생의 상태를 나타내는 종속적 개념이라는 것을 생각하게 되었고 1번 도식이 틀렸고 2번과 같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즉 무명은 나의 어리석음을 말하는 것이고 그것은 무명 이전에 나라는 존재가 있는 것을 전제로 하고있다. 12연기를 2번과 같이 이해하면 12연기 이전에 12연기와 무관하게 내가 존재하고 있었고 그러므로 12연기를 끊어도 내가 사라질수는 없는 것 아닌가 즉 윤회를 끊거나 열반적멸에 들수는 없는 것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하게되었습니다. 유아론(독아론)적으로 세상을 볼때 세상에는 나밖에 없으므로 굳이 나를 언급할 필요가 없기때문에 무명이전에 나를 언급하지 않은 것 아닌가 라는 생각도 들고 아니면 연기와 윤회를 거듭하면서 최초 없거나 희미했던 "나"가 점차 강화되는 과정을 설명하는 것인가 라는 추측도 하고있습니다.
 
답변입니다. 
 
질문에서 12연기와 내 삶의 관계에 대한 경식구민님의 이해를 '1.  무명 → 12연기 → 나의 탄생 → 윤회' 또는 '2.  나 → 무명 → 12연기 → 윤회'와 같이 정리하셨습니다. 12연기와 관련하여 '나'가 어떻게 생기고, 어떻게 열반에 드는지 의문이 생겨서, '경식구민'님 나름의 해석을 해 보신 것 같습니다.
그런데 먼저 말씀 드릴 것은 12연기설은, '나'(또는 '자아' 또는 '주체')를 설정하지 않고서 모든 생명체(인간, 축생, 아귀, 천신 등)가 태어나서 살아가다 늙어죽는 과정을 정리한 가르침이란 점입니다.
본 게시판에 올린 '경식구민'님의 질문에 대한 2022년 9월 11일 답변에서 12연기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면서 "12연기설의 취지는 ‘주체 없이 이어지는 생존과 윤회’를 설명하는 것"라고 말씀드린 적이 있는데, 다시 '나(= 주체)'를 거론하십니다. 이 답변의 링크는 아래와 같습니다.  
 
https://cafe.daum.net/buddhology/TjB9/345
 
다시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질문에서 "유아론(독아론)적으로 세상을 볼 때 세상에는 나밖에 없으므로 굳이 나를 언급할 필요가 없기때문에 무명 이전에 나를 언급하지 않은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고 하셨는데, 오히려 이런 방향으로 불교를 이해하셔야 합니다.
 
불교인의 입장에서는 서양철학이든 동양사상이든 모두 불교의 하부에 있는 통찰에 불과하지만, 종교적 편견을 모두 떠나서 불교의 가르침을 다른 모든 철학, 사상과 동등하게 취급하면서 객관적으로 분류하면 불교는 '유아론(唯我論, 독아론[獨我論], Solipsism)에 속합니다. 초기불전에서 부처님께서 무아를 가르치기 위해 거론하신 오온, 십이처, 십팔계설이나 대승불교 유식학의 일체유심조, 화엄의 일불승, 선승들이 일갈하는 "내가 부처다."라는 가르침 모두 유아론적 관점에 근거한 통찰입니다. 유아론적 관점은 '운전자 관점'입니다. 유아론적 관점, 운전자 관점, 꿈 속의 관점에서는 오직 나만 존재하기에, '나'에 대해 '나'라고 이름 붙일 것도 없고, '나'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저 나타나는 여러 현상만 있을 뿐입니다. 자아 없는 갖가지 '법'들의 세계, 즉 '법계(法界)'입니다. 오온법의 세계, 12처법의 세계 등이 법계입니다. 이런 오온, 12처 등 법계의 시간적 변화를 묘사한 12연기 역시 법계입니다. 자아(나) 없는 12가지 법들이 인과(因果)의 사슬로 부단히 이어지는 열두 가지 법들의 세계입니다. 12연기의 법계입니다. 
 
이상 답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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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경식구민 | 작성시간 23.01.24 이제 이해가 됩니다. 친절한 설명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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