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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성의 권유. 고타마

작성자목탁|작성시간21.01.13|조회수23 목록 댓글 1

 귀성의 권유.

 

고타마가 우주즉아(宇宙卽我)의 경지되어 붓다로 되고,

 벌써, 1년의 세월이 흘렀다.

붓다의 심경은, 저 수렁 안에서 피는 아름다운 연꽃이라고 말해도 좋을 것이다.

성도 왕위도, 양친과 석가족도, 그리고 비정하게도,

 처와 아들 라후라조차도 두고 출가했으나,

 지금에는 아무런 집착도 없이,

 낡은 승의는 그대로 마음의 평안을 나타내는 증거로조차 되어 있었다.

화려하게 장식된 왕의(王衣)는, 보기에는 아름답고 권위를 과시하지만,

 왕위를 한장 벗기면, 속 알맹이는 허위와 초조가 늘 마음을 점령하여,

 세상사의 진실을 아는 기회도 없이, 시간에 쫓기는 바쁜 몸으로 일생을 마치고 만다.

6년의 고행은, 문자 그대로 악전고투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마음의 평안은,

 필설로는 표현할 수 없는 법열(法悅)의 경지에 들어 있었다.

 

마음의 평안, 바라밀다의 경지는, 수렁에서 피는 연꽃이었던 것이다.

사람의 몸은, 눈곱, 코딱지, 이똥, 귀똥, (땀, 때, 가래, 대소면). . . . . 

 어디를 짚어도 깨끗한 곳이 없다.

 더럽고 추한 것이지만, 더러운 육체라고 하여도, 

  육체속에 숨겨져 있는 마음이 눈을 떠, 빛을 발산하게 되면,

   연꽃과 마찬가지로, 

   눈도 번쩍 뜨일만한 산뜻한 꽃잎을 피게 할 수 있는 것이다.

즉, 천지를 꿰뚫는, 지혜의 샘을 여는 것이 가능한 것이다.

고타마는, 왕위를 버리고, 바라밀다를 개화시켰다.

슈바라라고 하는 붓다의 경지에 도달할수 있었다.

아내 야쇼다라와 라훌라의 입장에서 보면,

 고타마는 비정한 사나이로 여겨지게 마련이지만,

 때가 되어, 법의 가치를 알게 되면,

  카필라를 뒤로 한 붓다의 마음을 이해해 주리라.

고타마가 붓다가 되어, 많은 제자를 거느리고,

 도를 설법하고 있다는 것은,

 이미 먼 북동의 나라, 카필라에서도 누구 한사람 모르는 이도 없었다.

라훌라는 벌써 일곱살이 되었지만, 아버지를 본 적도 없었다.

라훌라가 태어나자 마자, 아버지인 고타마가 카필라에서 몸을 감추었기 때문이다

라훌라는 아버지의 모습을,

 어머니 야쇼다라, 슛도다나왕, 프라자파티, 궁녀들로부터 듣고,

 상상할 수밖에 없었다.

야쇼다라도 남편인 붓다는, 먼 과거의 추억의 사람이며, 

 설사 살아서 건재하게 있어도,

 이제는, 자기의 곁으로 돌아 올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야쇼다라의 유일한 희망은, 붓다와의 사이에 태어난 라훌라의 성장이었다.

씩씩하게 자라, 장차 카필라 성을 지키고,

 야쇼다라를 안심시켜 줄 아들이 되어 주는 것이었다.

돌아오지 않는 남편을 잊을 수 있는 것도,

 붓다의 아들, 라훌라가 건강하게 자라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시다바 선인의 조카, 캇챠나는, 마가다에서 유행중,

 붓다의 제자들로부터, 붓다의 일상생활을 듣고, 그것을 카필라 성에 알려 주었다.

 " 임금님, 

   고타마님의 가르침의 위대함을 마가다 국에서 상세하게ᅟ들었습니다. 

    환자를 고쳐주고, 사람의 마음을 회개시키거나, 대부호도 고타마에게 귀의시켰습니다.    

    또, 빔비사라 왕도 설법을 들었다고 합니다."

늙은 슛도다나왕은,  눈을 반짝이며,

 " 뭐라고, 빔비사라 왕까지도 싯다르타의 설법을 들었단 말인가? . . . . "

하고 성공한 아들의 성장모습을 상상하면서 싱글벙글하여 좋아하고,

 놀라움과 기쁨이 서로 섞였다. 마음은 복잡하게 흔들렸다.

 " 임금님,

   그로부터 라자그리하 성의 북문에서 조금 떨어진 산기슭에,

    베르베나를  대부호에 의해 기진되어, 

   고타마님은 많은 제자들과 함께  그곳에 기거하고 계십니다. "

  " 그런가, 그랬구나. 코스타니야들도 있을텐데,

    어째서 연락을 해주지 않는단 말인가. 

    아니면, 그들은 싯다르타와 함께 있지 않는 것일까.

    너는 그들의 소식은 듣지 못했는가? "

왕은 이렇게 말하면서, 아들의 성장을 한 번이라도 좋으니까, 빨리 보고싶다.

  설법을 듣고 싶다고 섷레는 마음을 억누르고 있었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왕은 캇차나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자 카차나의 얼굴이 아시타바 선인과 아주 똑같이 보였다.

아시타바 선인은 37년 전에, 영아인 싯다르타를 한번 보자, 

이 아이는, 성장한 날에는, 많은 나라들을 거느린 대왕으로 되든가,

 출가하여 슈바라(깨달은 사람)로 되어,

 중생에게 도(道)를 설법하게 될 것이라고 예언하였다.

슛도다나 왕은, 싯다르타가 슈바라가 되는 것보다도,

 자신의 뒤를 이어,  샤카족의 이름을 전 인도에 떨쳐주기를 바랐었다.

하지만, 지금에는 그런 희망이 끝나고, 

 슈바라가 되어, 빔비사라 왕까지도 자기 아들의 설법을 듣도록 되어 있다.

 " 카차나여, 너의  숙부는 위대한 수행자였었지. 

   싯다르타가 슈바라가 되는 것을,  태어났을 때 예언하여, 

   아들이 출가하였을 때는, 참으로 눈앞이 캄캄했었다. 

   아시타바 선인은 참으로  훌륭한 수행자였었다.

    나는, 너의 숙부로부터 바라문학을 배웠었지.

    너도 숙부에 지지 않는 훌륭한 바라문이 되길 바란다."

카차나는, 돌연, 숙부의 칭찬을 듣게 되자, 어릴 때,

 여러가지를 배웠던 수행방법이 새삼스러웠지만, 그리웁게 생각하는 것이었다. 

  " 아사타바 숙부님의 덕택으로,

    임금님과 직접 대화할 수 있게 된 것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그런가 . . . . 그 때,  

    싯다르타를 껴안으면서, 아시타바는 눈물을 흘렸지.

   내가 ' 어째서, 눈물을 흘리고 있는 것인가'하고 물으니,

   아시타바는 ' 왕자님이 성장할 때까지, 저는 살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이승에서 만났어도, 그것이 아쉬워서 못 견디겠습니다.

    그렇게 말하고, 그 흰 수염의 얼굴을 싯다르타에 가까이 대고 엉엉 울었었다. 

    나는 그 이유를 알 수 없었는데, 이제 와서 보니, 이해할 것 같구나."

왕은 당시를 회상하면서,  눈물을 담고 있었다.

 " 임금님, 저도 슈바라의 제자가 되겠습니다.

    임금님께서 뒷날 부탁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 때까지 자신을 단단히 단련시켜 놓겠습니다."

 

카차나가 돌아 간 뒤,

 왕은 프라파자티를 불러, 싯다르타를 카필라로 초청하는 일을 의논하였다.

  의논이라고 해도 왕은 아들의 성공한 모습을,  이 눈으로 확인하고,

  아들의 설법을 직접 듣고 싶은 충동을, 억제할 수 없어, 

   일방적인 이야기로 되었다.

붓다가 출가한 후의 왕은, 해마다, 완전히 나이를 먹어, 

 7 년 전의 원기는 없었다.

 이복 동생 난다는 건장한 성인이 되어, 문무에 달통해 있었다.

왕의 후계자는 난다였다. 

 하지만 슛도다나는 난다의 뒤는, 라훌라에게 계승시킬 복안을 가지고 있었으나,

 그때까지 살아 있을지 왕은 자신이 없었다.

 " 임금님, 저도 즐겁게 기다려집니다.    

   라훌라도 벌써 일곱살입니다. 아버지 얼굴도 보고 싶을 겁니다.

   난다도 이제 장성하였습니다. 꼭 부르도록 합시다. 

   야쇼다라, 너도 같은 생각이겠지?"

이 자리에는 야쇼다라도 함께 참석해 있었다.

 " 예. 라훌라를 위해서도 지아비는 필요합니다. 

    초청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프라자파티의 말을 듣고, 야쇼다라는 솔직하게 자신의 마음을 털어 놓았다.

그녀의 마음속에서는,

 싯다르타는 한 번 작심한 일은 두 번 다시 바꾸지 않는 완고한 분이며, 

  붓다로서 맞아들여 설법을 듣는 일은 가능할 지 모르나,

  카필라 성에 머물며, 옛날의 생활을 꿈꾸는 것은 도저히 이루어질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었다. 

 " 싯다르타도 슈바라가 되었다니까, 우리들의 마음도 알아 주겠지. 

   우리들이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를 말이다."

왕의 마음은, 이미 싯다르타가 카필라로 귀성하여, 함께 생활하는 꿈을 쫓고 있었다..

이야기가 진행됨에 따라 왕은 여느 때와는 달리 힘이 솟았다.

왕은 즉시, 붓다를 카피라로 초대하기 위해,

 수구로다나, 도로다나, 암리트다나 삼형제를 불러,

 누구를 사자로 보낼까 의논을 시작하는 것이었다.

 " 싯다르타가 슈바라가 되어,

   많은 제자들과 함께 미가다 국의 죽림정사에 있는데,

   꼭 그를 카피라로 부르고 싶다. 협력해 주기 바란다.

  그런데, 너희들은 누구를 사자로 보내면 좋다고 생각하는가? "

  " 글쎄요. 뭣하면 제가 그 일을 맡아도 졸겠습니다만...."

 하고 수구로다나가 나섰다.

 " 너는 나이가 70을 넘었으니, 

  그렇게나 먼 길을 여행하는 것은 위험하기 짝이 없다. 

   마음만은 젊어도,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 우리 형제들이 가도, 싯다르타 왕자는, 좋은 대답을 하지 않을 것입니다.

   오히려 사양이라도 하여 거절당하면 큰일입니다."

막내 동생인 암리트다나가 말했다. 

그는 자신들이 가는 것보다,

 오히려 찬다카를 사자로 보내면 어떨까 하고 말하는 것이었다.

 " 싯다르타 왕자를 어릴 때부터 돌보아온 사이이니,

   편안한 마음으로 대화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 그것도 그렇지만,  우파는 어떨까.

   우파는 발걸음도 빠르고 아직 젊다. 

    찬다카는 7 년전의 일도 있고 하니, 너무 짐을 지워 가련하구나."

 왕은 마지막으로 제시된 도로다나의 의견을 받아들여,

  우파를 보내기로 결정했다.

 

키는 큰편이 아니지만, 약간 살이 찐, 탄력성이 넘치는 원기왕성한 사나이였다.

그는 왕의 앞으로 나아가 명령을 기다렸다.

 " 우파, 마가다 국의 라자그리하까지 심부름을 다녀와야겠다."

 " 옛, 용무의 내용은. . . ."

 " 너도 알다시피, 라자그리하에는 싯다르타가 많은 제자들을 거느리고,

   법을 설하고 있다. 

   싯다르타를, 카필라성으로 제자들과 함께 초치하고 싶구나. 

   그 일을 네가 맡아 주어야겠다. 

    어떠냐, 맡아 줄거냐?"

 " 예 옛, 알았습니다. 언제든지 떠나겠습니다."

그는 두 말없이 수락했다. 

그러나 마음속으로는 큰 일을 맡았다는 걱정이 앞섰다.

그때까지 종종, 선배격인 찬다카가 뜻대로 되지 않은 괴로운 경험을 맛보고 있다.

찬다카는 그때마다, 왕자로부터 거절을 당해, 임무를 완수한 적이 없었다.

 지금 그 일이 자신에게 돌아왔다고 생각하니, 걱정이 앞서지 않을 수 없었다.

 " 내일 아침 출발하여라. 부탁한다. 우파야."

 " 엣, 황공합니다."

우파는, 지금까지 싯다르타의 수행장에, 식량과 의복을 가져간 적이 있었다.

맨 처음에는 찬다카를 수행해서....

두 번째, 세 번째는 혼자서 갔었지만, 역시 되돌려 보내어졌다.

이번에는 왕의 전언이라고는 하지만, 카필라로 와 달라는 것이기 때문에,

 사정에 따라서는, 왕의 기대가 어긋나는 것이 된다.

 " 임금님, 저는 왕자님께 식량과 의복을 몇 차례나 가져 간 적이 있습니다.

   우르베라의 지리며, 아누푸리야의 숲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 번도 받아들이지 않았는데, .

    이번은 짐도 없고,

    임금님의 전언뿐이니, 왕자님은 반드시, 수락하실 것입니다."

그는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하고 말았다.

 왕의 위엄에 눌려, 마음의 안과 밖이 전혀 상반되는 말을 뱉어버리고 말았다.

 " 그렇지. 꼭 수락을 받고 와야지. 잘 부탁한다."

  " 예, 옛......"

마음씨 착한 우파는, 왕실에서 나오자,  크게 한숨을 쉬었다.

왜 자신의 속마음을, 그대로 솔직하게 말 할 수 없었던가. 

 지금으로서는, 후퇴할 수도 없다. 

되든 안되든 부딪쳐 볼 수밖에 길은 없다.  하고 그는 몹시 후회하는 것이었다.

 

우파는 집에 돌아오자마자, 여장을 갖추고 밤이 새기전에,

 카필라를 뒤로 그길로, 마가다국을 향해서 출발했다.

여행은 며칠간이나 걸렸다. 당시에는 여관이라는 것이 없었다. 

오늘날로 말하면 민박과 같은 조그만 숙박소가 있어서, 거기서 여독을 풀었다.

신분이 높은 사람은, 미리,

 그 지방의 베이샤에게 연락해서, 숙박하는 풍습이 있었다.

그러나 지방에 따라서는, 이러한 숙소가 없는 곳이 있었다.

 그럴 경우에는 민가에 부탁하거나 노숙하는 수밖에 없었다.

단독 여행의 노숙은 위험하므로,

 혼자일 경우에는 민가에 부탁하면, 대개 숙박하게 해주었다.

우파는 이런 여정을 거쳐 날란다에 당도했다.

수행자를 물어보니, 붓다의 소재를 금방 알았다. 

 붓다의 명성이 그만큼 높았던 것이다.

식량이나 의복을 가지고 찾아왔던 2~3년 전은,

 고타마 싯타르타라고 말해도, 누구하나 아는 사람이 없었다.

찾는데 힘이 들었다.

 " 붓다, 카필라 성에서 사자가 왔습니다."

밧데야는, 카필라의 크샤드리야였으며 우파를 잘 알고 있었다.

우파를 보자마자, 그리움이 뭉클하게 올라왔으나,

 붓다에겐 이름을 대지 않고 보고했다.

 "무슨 용무인가. 이쪽으로 올라와요."

붓다는 시치미를 떼고 이렇게 대답했다. 

 그러나, 카필라에서 우파가 사자가 온 것은, 이미, 알고 있었다.

 " 우파가 왔구나."

하고 붓다가 말했다.

 밧데야가 붓다에게 보고하고, 막 방을 나서려는 참이었으므로,

  그는 놀라서, 돌아보려는 순간, 기둥에 이마를 딱 들이받고 말았다.

그는 얼굴을 붉히면서.,

 " 붓다, 어떻게 우파라는 것을 알았습니까.'

하고 물었지만, 이내 생각이 짚이자.

 " 붓다 면복이 없습니다. 용서해 주십시오."

이렇게 말하고, 그는, 그 자리를 물러났다.

우파는 붓다 앞으로 나아가서 얌전하게 꿇어 앉았다.

 그리고 두 손을 앞으로 내어 짚고, 엎드리는 자세로 고개를 숙였다.

 " 우파, 먼곳까지 잘 와주었다.  무사히 도착하여 잘 되었다.

   도중, 걱정되었으나,  너의 용건은 조금더 지나지 않으면, 받아들일 수가 없다. 

   부왕에게 잘 전해다오. 

   부왕도 야소다라도 건강하게 지내고 있는 모양, 다행한 일이다. 

   그런데 너도 나이를 먹었구나."

우파는 말을 끼어들 여지가 없었다.

이쪽에서 할 말을, 붓다는, 전부 말하고 말았기 때문이다.

그는 무엇에 홀린 듯한 얼굴을 들고, 멍하니, 붓다를 바라보았다.

잠시 말이 궁하여,  새삼스럽게 안부 인사도 없었다.

 " 왕자님의 말씀 그대로입니다. 

   저는 무엇때문에 왔는지, 모르겠습니다.

   임금님도, 야소다라님도, 무희도, 라훌라님도,

   왕자님의 귀성을 학수고대하고 있습니다.

   왕자님, 부디, 그런 말씀은 하지 마시고, 귀성해 주시기 바랍니다."

붓다는, 우파의 마음속을 잘 알고 있었지만,

 제자들을 생각하면, 지금 당장 베르베나를 떠나는 것은 할 수 없었다.

교단이 생긴지, 겨우 일년, 

 제자들의 수도 많고, 그 위에, 새로운 제자들이 매일처럼 늘어나고 있다. 

그들에게 정법을 가르치고, 상가의 질서를 확고하게,

 몸에 익혀두게 하지 않으면 안 된다. 

붓다는 목편(木片)에, 

 ' 부왕앞에, 귀성할 수 없는 사연을 적어서 우파에게 건넸다.

우파가 카필라로 돌아가서,

 그 임무를 완수하지 못한데 대한 문책을 면하게 하기 위해서였다.

우파는 붓다의 자상한 마음씨에 눈물을 흘렸다.

그것 뿐인가. 산중에서의 혹독한 수행시대와는 싹 달라져서, 안색도 좋아졌고,

 이전처럼 상대를 가까이 오지 못하게 하고, 

 내쫓던 냉정한 태도는 티끌만큼도 느껴지지 않았다.

부드럽고 풍만한 붓다의 포용력이, 우파를 따뜻하게 감싸주었다.

목적은 이루지 못했다. 

그러나 우파의 마음은 가벼웠다.

내심, 왕의 명령을 받았을 때는 이거 큰 일이다. 찬다카의 꼴이 되는구나 하고

  체념하고 있었는데, 붓다의 곁을 떠날 때,

 오히려 대임을 완수한 상쾌함만이 마음에 남았다.

 

왕의 앞으로 나아간 우파는,

  역시 왕의 심중을 헤아리니, 

  무거운 중압감에 짓눌려, 더 이상 있을 수 없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한차례 보고를 마치고,

 붓다로부터 받은 목편을 조용히 왕에게 건넸다.

왕은 그것을 읽고나서 힘없이 말했다.

 " 우파, 수고가 많았다. 무사히 돌아와서 다행이다. 

    물러가서 푹 쉬도록 하여라....."

우파가 물러나자, 왕은 바로 자신의 침소로 들어 갔다.

의자에 몸을 묻고, 인간 운명의 불가사의함에, 새삼, 머리를 싸맸다.

< 이번에도 허탕이라니....>

이 7년간 이라고 하는 것.

 싯다르타를 잠시도 잊은 적이 없었다.

 어째서 싯다르타는, 내 마음을 살펴주지 않는단 말인가.

 귀성을 권하여도, 그렇게 쉽게 승낙하지 않을 것은 알고 있었다. 

 그는 이미 출가의 몸이며, 그것도 혼자가 아니라, 많은 제자가 있다.

  카필라로 돌아 올 수 없는 것은, 왕도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최소한 그 건강한 얼굴을 보여주어도 좋지 않은가.

돌아 온 우파의 모습을 본 순간, 처음은 그런 마음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런데 두번, 세번 보고를 듣는 동안에, 싯다르타가,

 점점 자기로부터 멀어져, 아득히 저 쪽으로 가버린 듯한 기분이 들어, 

 또다시, 견딜 수 없는 고독감에 빠져 들었던 것이다.

내 아들이면서, 싯다르타는 아들이 아니었다.

 그런 실감이, 지금만큼 왕의 가슴을 강하게 죈 적이 없었다.

왕은, 뚝뚝 눈물방울이 떨어졌다. 

 흐르는 눈물을 닦을 생각도 하지 않고,

 거실을 통해서, 멀리 보이는 검게 흐려진 숲을 바라보고 있다.

왕의 권위로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은 무엇하나 없었다.

음식도, 의복도, 궁녀도, 장병도.....

이 나라 안에 있는 것은, 무엇이든지 마음대로 되었다.

그러나, 왕이라고 해도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것이 있었다.

다름아닌 싯다르타라고 하는 자기 아들이었다.

싯다르타의 마음만은 왕도, 어찌할 수 없었다.

왕은 인간의 불가사의함, 사람 마음의 어려움을,

 늙어서, 비로소 알 것 같았다.

 

야소다라는, 여자의 직감으로, 남편의 귀성은 가망없디고, 단념하고 있었다.

우파의 보고를 들어도, 그만큼 동요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러려니 예상했던 일이라서, 라훌라를 데리고, 자기 방으로 돌아왔다.

그녀는 라훌라만은 놓치지 않겠다.

 라훌라만은 자기가 교육을 시켜서, 

  바라문학이나 철학에 흥미를 갖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가려고, 결심하는 것이었다.

방에 돌아오니 라훌라가 아버지 붓다에 대해서, 야쇼다라에게 물었다.

 야쇼다라는 말했다.

 " 아버님은, 일이 바빠서, 아직 돌아오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아버님의 얼굴을 뵙고 싶겠지만,

  이 어머니가 늘 가까이 있으니, 안심하고 공부하고 있으면 되요."

야소다라는, 라훌라를 남편으로부터 격리시켜야 한다고 생각하였다.

라훌라마저 아버지의 일을 알아채고, 아버지의 동정(動靜)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

 남편과 마찬가지로, 돌이킬 수 없는 처지가 되고 만다고 생각했다.

 남편과 이별하고, 라훌라에게까지 버림을 받게 된다면,

  도대체 나는 무슨 희망을 안고 살아간단 말인가.

그런 일은 절대 있어서는 안된다.

내가 사는 보람은, 라훌라밖에 없다.

이 세상에, 만일 신불(神佛)이 계신다고 하면,

 여자의 마음을 짓밟는 무자비한 일은 일어날 리가 없다.

여자가 사는 길은, 가정을 지키고,

 아이들과 평화롭게 살며 웃음으로 가득찬 생활, 이라는 조그만 소망뿐이다.

 이 소망마져, 신이 들어주지 않는다고 하면, 

  이미, 이 지상에 신이라고 하는 자비심 깊은 존재자는 없는 것이리라.

야쇼다라는 라훌라를 잠재우고, 창가에 기대어 섰다. 

어둡게 가라앉은 야쇼다라의 마음과는 상관없이,

 밤하늘은 아름답게 빛나고 있었다.

 유성이 하나,  곡선을 그리면서 사라져 갔다. 

자기의 품에서 싯다르타가 사라져 가는 것처럼,

 먼 하늘 저편으로 하얀 항적을 남기고 사라져 갔다.

 옛날부터,  버리는 신도 있으면, 구해주는 신도 있다고 하지 않았는가.

나는 구해주는  신을 믿고, 라훌라를 지키며,  살아가고  싶다.

신이여,

  부디, 이 조그마한 소망을 거두어 주십시오. 

  저를, 더 이상, 불행하지 않게 해 주십시오.

야쇼다라는, 라훌라의 자는 얼굴을 들여다 보면서,

 밤하늘에 빛나는 달을 향해, 한 마음으로 빌었다.

크고 둥근 달은, 이윽고 아지랑이처럼 일그러졌다.

야쇼다라의 눈물이 달의 모양을 일그러뜨렸던 것이다.

 

한편, 의모 프라자파티는, 

 싯다르타가 귀성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안도의 숨을 쉬는 것이었다.

현재의 상태로는,  후계자 문제로, 분규가 일어날 것은 없었으나,

  싯다르타가 슈바라가 되어,

  상대의 마음을 전부 꿰뜷어 보는 능력을 가지고,

  병자를 고치며, 상대의 마음을 바꾸어 버리게 되면,

  이번은 주위가 가만히 두지 않을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얼굴이나 입으로야, 왕과 야쇼다라와 보조를 맞추고 있었지만,

 문무에 달통한 난다의 장래를 생각하면, 싯다르타의 귀성은 신경쓰였다.

붓다라고 불리워도 사람의 자식이며, 

 마음은, 어떻게 변할 지 모른다.

왕이 있는 동안에는, 될 수 있으면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다,

 고 하는 것이 숨길 수 없는 속마음이었다.

다행히 귀성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가 때문에,

 프라자파티는 안도의 숨을 내쉬는 것이었다.

우파가 다녀온 뒤로,

 카필라에서는 붓다의 이야기가 금기가 되었으며,

 싯다르타의 이름은, 누구 한 사람, 입에 담는 자는 없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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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덕운 | 작성시간 21.01.13 나무아미타불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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