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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 울력---현진스님

작성자연꽃|작성시간26.06.16|조회수48 목록 댓글 5

감자 울력---현진스님

고구마감자추천 0조회 4126.06.16 07:44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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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글 본문내용

감자 울력
 


감자 캐는 울력이 있던 날이다. 
여름 안거를 시작한 뒤 첫 
율력이라서 다른 때보다 서둘렀다. 
 
고무신은 흙이 잘 들어와 일을 
할 때에는 오히려 성가시다. 
 
양말이 흙투성이가 되는 
게 싫어 운동화를 신었다. 
 
절저고리를 단단히 동여매고 
밀짚 모자까지 쓰면 밭일 
할 채비가 대충 끝나는 셈이다. 
 
팔뚝에 토시까지 갖춘 스님네는 
행동이 야무져 보기에도 좋다


대중 울력은 빠지는 
이가 있어서는 안 된다. 
 
어른 스님네부터 행자
까지 팔목을 걷어
붙이고 땀을 흘리는 시간이다. 
 
뒷방의 노스님들까지도 
힘든 밭일을 함께 
하는 것을 자주 보아 왔다. 
 
이 곳은 아직까지 울력의 
정신이 잘 지켜지고 있다


화엄전 뒤 넓은 채마밭 
대부분이 감자밭이다. 
 
위쪽은 들깨를 심고
아래쪽은 고추와 상추를 심었다. 
 
감자밭은 일꾼들 몇 명이 며칠은 
박 일해야 할 만큼 꽤 넓다. 
 
한해 동안 먹고도 남지 싶다. 그래도
림을 꼼꼼히 하는 원주 스님은 
 
"가뭄이 들어 감자 알이 작아졌어요"
 
하며 토실토실 살이 오르지 
않은 것을 못내 아쉬워한다. 
 
사실 감자를 다 캐는 동안 주먹만큼 
굵은 감자는 별로 눈에 띄지 않았다


감자 캐는 일도 요령이 필요하다. 
무턱대고 호미로 
파헤치다가는 감자가 상한다. 
 
호미 끝에 감자가 찍히거나 
상처가 나면 그 곳이 썩어 들어가기 
때문에 오래 보관할 수가 없다. 
 
그냥 푹푹 파내는 게 아니라 
이랑 바깥 쪽에서 깊이 
호미질을 하는 게 비결이다
 
그렇게 하니 알이 흙덩이째로 
고스란히 드러나곤 했다. 
 
또 한줄씩 맡아서 하는 게 수월하고 
능률도 몇 곱절 난다는 걸 알았다. 
 
그러지 않고 우왕좌왕하면 이랑 
한줄 정도는 그냥 둔 
채로 일을 끝내기가 십상이다. 
 
그래서 원주 스님은 뒤쪽에서 
괭이를 들고 다니며 이랑마다
확인하는 작업을 계속하고 있었다.
 
한곳에 여러 개 달려 있는 감자를
캐냄 때 보품을 찾은 것처럼 신나서
 
 "스님, 여기 좀 보세요. 한 무더
기나 되요" 라고 한 걸로 보아서 
그렇게 힘들지는 않았던 모양이다
 
밭자락이 절반이 더 되게 
비워지면서 스님네의 
손놀림도 빨라지기 시작했다. 
 
일에 탄력이 붙은 것이다. 
 
감자 줄기를 뽑아 내면. 그 이랑을 
따라 호미질을 하고 뒤이어 감자를 
주워 담는 동작을 계속 되풀이하였다. 
 
한 가마니가 금방 채워질 만큼 
일을 빠르게 한 것은 다들 
제 일처럼 열심히 한 덕택이다. 
 
이 이랑 저 이랑을 부지런히 뛰어
다니며 감자를 줍던 한 스님은 
 
고무신에 흙이 차는 것이 귀찮은지 
예 맨발이 좋다는 식이었다


울력은 땀이 흐르지 않을 
만큼 쉬엄쉬엄 하라는 말도 있지만 
어디 그게 될 법이나 한가. 
 
무엇보다도 비구 스님들은 
무슨 일이든 후딱 해치우는 성질이 
몸에 밴 까닭에 더욱 그렇다 
 
오늘 같은 일을 느슨하게 
하면 도리어 기운만 빠진다. 
 
이런 살림살이는 일상의 공부에서
도 그대로 적용되는 이치이기도 하다


날이 그리 뜨겁지 
않아 일을 빨리 끝낼 수 있었다. 
 
여름 장마가 오기 전에 
감자 캐는 일을 마칠 수 있도록 
 
알맞은 날을 정한 건 소임자 스님
의 오랜 경험 덕이 아닐까 싶다 
 
때를 놓치면 대중의 공부 
분위기를 해칠 수 있기 때문이다. 
 
손발이 척척 잘 막아 하루 
일감이 반나절로 줄어들었다. 
 
그 사이에 넓은 감자밭이 빈 들판
이 되어 버린 게 믿어지지 않았다
 
감자를 담은 자루들을 한곳에 
모아 놓고서 일을 마무리지을 때에
햇살이 많이 엷어져 있었다. 
 
오늘 같은 날에는 몸에서 끈적끈적 
묻어나는 땀 냄새도 싫지 않다. 
 
수행자로서의 내 삶이 당당하게
느껴진다. 그것은 자기 일에 
충실했다는 단순한 사실 덕분이다. 
 
절 집안의 육력은 단순한 노동이 
아니라 몸으로 익히는 수행이다


일도 늘 하던 사람이 잘 하는가 보다. 
 
오랜만에 호미질을 반나절
했다고 손에 물집이 
잡히고 어깨까지 묵직하다. 
 
몸을 크게 움직이는
일을 자주 하지 않은 탓일 게다


일본의 어떤 스님이 우리 나라 
절을 방문하고 세 가지 
사실에 놀랐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울력이 적다는 것과 일꾼을 사는 것, 
그리고 그에 따른 
불필요한 노임 지출이 그것이다.


스님들이 너무 
편하게 지낸다는 뜻이다. 
 
흔히 소임자 스님들이
 
'울력을 꼭 사중 일로만 생각하는 
자세 때문에 일에 대한 
집중력이 떨어진다"고 말한다. 
 
또 노스님들은 "큰절을 
그저 묵었다 가는 하숙집쯤으로 
여기고 남의 집 보듯 한다"
 
면서 꾸짖으신다. 
 
이러한 지적은 내 생활만 돌아
보아도 십분 고개가 끄덕여진다. 
 
차츰 타산적이고 이기적으로 
굳어 가는 내 일상이 무섭다. 
 
아무튼 수행자가 타성에 
는다는 건 자기 질서에 둔감
해지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아까 먹은 햇감자 생각이 자꾸 난다. 
 
포슬포슬하게 잘 삶은
감자는 담백한 맛이 으뜸이다. 
 
그리고 다른 식품보다 조리법이 
여러 가지라서 물리는 일도 없다. 
 
또 고혈압을 예방하는 
건강 식품이기도 하다
 
여러 개 먹은 탓인지 지금까지 
속이 거북하다.절식을 잘 못하는 
도 내게는 큰 병이다. 
 
앞으로 삶고, 볶고, 튀긴 햇감자 
요리를 공양 때마다 
맛보는 즐거움도 괜찮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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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연꽃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6.17 삼보에 귀의합니다

    반갑습니다.
    감사합니다
    덕분입니다
    성불하세요
  • 작성자연꽃2 | 작성시간 26.06.18 귀의불양족존
    귀의법이욕존
    귀의승중중존

    중생무변서원도
    번뇌무진서원단
    법문무량서원학
    불도무상서원성

    원공법계제중생
    자타일시성불도

    나무아미타불 ()
  • 작성자목탁 | 작성시간 26.06.19 반가워요
    거룩하신 삼보님께 귀의 합니다
    일체 중생의행복을 발원합니다
  • 작성자엣지있게 | 작성시간 26.06.20 생활속불교에서 삶의 지혜를 배웁니다 나무관세음보살 _()()()_
  • 작성자cdehung | 작성시간 26.06.26 new 삼보에 귀의합니다
    벗님들이여 행복하소서
    오늘도 좋은 날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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