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한줄기 맑은 향기

작성자원광 대은|작성시간16.12.16|조회수36 목록 댓글 0

  한줄기 맑은 향기


  뢰조하賴朝河는 1956년 대만 남투현 신의향에서 태어났다. 1977년 마조 지역에서 군 복무할 때 탄약을 관리하는 소임을 맡았기에 온종일 폭탄과 함께 지내야만 했다. 하루는 폭탄을 점검하던 중 유황탄 하나가 폭발하는 바람에 그의 얼굴 전체와 정면으로 서있던 신체 부분에 화상을 입고 땅바닥에 넘어져서 뒹굴었다. 같은 중대에 있던 전우들이 급히 그를 위해 물로 씻겨주고 그를 병원으로 이송하여 긴급치료를 받게 하였다. 


  뢰조하는 참을 수 없는 고통에 그만 의식을 잃고 말았다. 얼마 후 영혼이 몸을 벗어나 몸 위에 떠있었고, 의료 및 간호 요원들이 그를 위해 상처를 씻어주고 자신의 몸이 미라와 같이 싸매져 있는 것을 보았다. 이때 통증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기쁨도 슬픔도 없이 모든 것이 평소와 같았고, 그 미라도 마치 자신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듯 했다. 그러나 그를 보러 온 전우들에 대해 그는 전부 분명하게 알 고 있었고, 오고 감이 자재하여 공간의 장벽도 없었다. 그리고 탁자와 벽을 투시할 수 있어서 옆방 수술실에서 의사들이 환자를 위해 수술을 하는 모습도 똑똑히 볼 수 있었으며, 윗층 아래층의 모든 사물들이 그의 시야 속에 들어오지 않은 것이 없었다. 또한 군부대에서 장관들과 전우들이 그와 관련된 이야기만 하면 바로 현장에 도착하여 그들의 대화내용을 들을 수 있었고, 매일 전우들이 교대로 그를 돌봐 주는 것도 전부 눈으로 보고 있었다.


  바깥 섬에 위치한 병원의 시설들이 빈약하여 어떤 의사가 그를 대만 본도로 보내어 치료할 것을 건의하였지만 다른 의사가 그의 상태로는 대만 본도에 도착할 때까지 버틸 수 없다며 반대의견을 가지고 있었다. 매번 의사들이 치료방안에 대해 토론을 할 때마다 그는 모두 현장에 있었고 토론의 결과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었다.


  대략 일주일 정도 지나서 병원 측에서 그를 타이베이 삼군총병원으로 보내 치료를 받게 하였다.


  타이베이와 마조 사이 비록 멀리 떨어져 있지만 마조에 있는 군부대의 사병들이 얘기를 하다가 그의 이름만 나오면 그의 영혼은 바로 현장에 도착할 수 있었으니, 마치 거리가 없는 듯 했다. 한번은 군부대의 전우들이 종자粽子를 싸고 있었는데, 어떤 전우가 “이 종자들을 다 싸고 나면 뇌조하가 먹을 수 있도록 몇 개를 보내야겠다”고 말했더니 그는 즉각 현장에 도착하여 듣고 또 보았다.


  이 기간 동안 병원에 낯선 의사가 회진하러 오거나 그의 부상 상태에 대해 토론을 할 때마다 그도 항상 직접 참여하였으나, 다만 자신의 의견을 표현할 수 없었을 뿐이다. 그래서 그가 깨어난 후에 자신의 치료에 참여한 모든 의사들의 이름을 익숙하게 부를 수 있었다.


  두세 번 정도 그는 허공 속에 처해 있었던 적이 있는데, 눈앞의 세계가 텅 비어 아무것도 없었으며, 육체적인 부담도 없었다. 그런 특별한 느낌에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편안함과 자재함이 있었고,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되었다.


  또 한 번은 그가 갑자기 한줄기 맑은 향기를 맡을 수 있었는데, 연속 3일 동안 이 맑은 향기는 줄곧 그의 주변에 가득 차있었다.


  20일 후에 영혼이 어느새 몸속으로 들어갔고, 느낌도 회복하기 시작하면서 온몸에 통증을 느낄 수 있었다.


  한 차례 또 한 차례의 성형수술을 거쳐 뢰조하는 드디어 지금의 모습으로 회복하였다.


  사고가 났을 때 군 측에서 소식을 봉쇄하였지만 모자의 마음이 통한다고 뢰조하의 어머니는 아들에게 사고가 일어났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처럼 칼로 에이는 듯 마음이 아파서 줄곧 큰 아들인 뇌명희에게 동생의 소식을 알아보라고 요구했으며, 또 뇌조하의 일찍이 출가한 큰아버지도 찾아가서 만나 보았다. 큰아버지가 “집에 돌아가서 염불만 하면 자연히 전화위복이 될 것이다”고 말해주자 집으로 돌아온 뒤 그녀는 정성을 다해 염불하며 아미타부처님께 자신의 아들을 구해달라고 기도했다. 


  뢰조하는 가족들이 걱정하는 것을 원치 않았기 때문에 줄곧 집으로 돌아가지 않았고, 또 가족들에게 연락도 하지 않았다. 큰 형이 그와 연락을 하게 된 과정에도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었는데, 뢰조하와 연락이 닿았을 때는 부대가 이미 대만으로 옮겨갔고, 그도 이미 퇴원하여 다시 부대로 돌아간 후였다. 형제가 다시 만나니 격세지감이 들 정도였다.


  나중에서야 뢰조하가 알게 되었지만, 그 당시 연속 3일간 맡았던 향기는 어머니가 염불할 때 공양올린 전단향이었던 것이다.    (『혜정법사 강연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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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원문 : 순정시대 純淨時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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