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패(梵唄)
목 차
▶ 범패란 무엇인가
▶ 범패의 기원
▶ 범패의 기능
▶ 범패의 특징
[바깥채비][안채비][화청]
▶
범패와 불교무용
[나비무][법고무][바라무][타주무]
범패란 무엇인가
불교의식에서 사용되는 범패(梵唄)는 범서(梵書)를 찬탄하는 말로써, 어산(魚山)이라 한다. 범패의 기원에 대해서는 영산회상 기원설, 묘음보살(妙音菩薩)의 음악공양설, 중국 조식(曺植) 창작설 등이 있고, 그 전승에 대하여 오(吳)의 지겸(支謙)이 범패삼계(梵唄三契)를 짓고, 강승회(康僧會)가 니항범패(泥恒梵唄)를 만들어 강남에 범패성명(梵唄聲明)을 크게 유행시켰다. 이러한 범패는 당에 유학간 신라 진감선사(眞鑑禪師)에 의해 한국 범패로 이어졌으며, 범패는 불교의식의 진행시 사용되어지는 모든 음악을 총칭한다.
범패의 기원
불교 전래와 더불어 이어진 한국의 범패는 진감국사 이전에도 있었다는 사실에 대해 삼국유사의 월명사(月明師) 도솔가에서 엿볼 수 있고, 또한 일본승 자각대사(慈覺大師) 원인(圓仁:794-864)의 {입당구법순례행기(入唐求法巡禮行記)}에서 그는 적산에서 불리는 범패가 당풍(唐風), 향풍(鄕風;신라풍), 일본풍 古風(고풍)(당 이전에 한반도를 걸쳐 일본으로 건너간 소리) 이렇게 세 종류의 범패가 불리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로 미루어 범패가 오래전부터 불리어졌음을 알 수 있고 삼국의 불교는 각종 문화유산에서 그 발달 정도를 찾아 볼 수 있다. 고려시대의 불교는 왕실의 보호 아래 국교적 융성을 보게 되었는데, 역대 왕들이 연등회(燃燈會)를 행하고 백좌도량(白座道場)을 왕궁에 설치하였으며, 특히 문종은 21년(1067년) 정월 흥국사(興國寺)에서 5주야 동안 연등회를 특설하였고, 의종(1147-1170) 또한 취각군사 16인을 좌우에 세우고 취라군사 24인을 뒤에 세워 봉은사(奉恩寺) 연등회에 참석하였던 사실 등을 볼 때, 범패 또한 상당히 성행하였으리라 짐작할 수 있다.
조선시대에 이르러 유교의 정치이념으로 말미암아 범패는 정치적으로 쇠퇴되었지만 세종13년(1431년) 8월에 범패가 행하여졌음을 볼 수 있다. 문헌으로는 {신간책보범음집(新刊冊補梵音集)}(1713), 백파(白坡)스님의 {작법귀감(作法龜鑑)}(1828), {범음종보(梵音宗譜)}(1478) 등이 있다. 영조24년(1748년) 범패의 대가 대휘(大煇)화상이 {범음집(梵音集)}을 저술하였다. 또한 {범음족파(梵音族派)}에 많은 수의 범패승의 이름이 기록된 것을 볼 때 민간신앙의 주체로서 범패가 이어졌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1911년 6월 사찰령과 더불어 각 본말사법이 제정되자 조선승려의 범패와 작법이 금지되었고, 의식의 일부분이 간소화되었다. 1931년 안진호(安震湖)스님이 불교의식을 모은 {석문의범(釋門儀範)}을 펴냈고, 이 예법은 의식을 하는 스님들의 필독서가 되었다. 해방 이후 불교의 권공의식이 점차 쇠퇴하여 갔지만 영남, 호남, 경기를 중심으로 이어졌던 범음이 무형문화재 제50호 영산재 지정과 더불어 전승되어가고 있다.
범패의 기능
범패는 신앙심을 토대로 한 것으로 부처님의 말씀을 몸(身), 입(口), 정신(意)을 통해 이우러지는 수행적 기능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음악은 사물(四物)과 함께 어우러져 작법과 더불어 청각 및 시각적인 것을 통해 의식을 보다 장엄화시키며, 또한 교리수행의 방법으로써 신심을 더욱 심화시키는 기능을 갖고 있다.
범패의 특징
범패는 장단(長短)과 화성(和聲)이 없는 단성시율(單聲施聿)로서 종류로 안채비, 바깥채비, 화청으로 나눌 수 있는데, 안채비는 순수 불교적 의식 절차로 유치성(由致聲), 착어성(着語聲), 편게성(偏偈聲), 개탁성(開鐸聲) 등이며 바깥채비는 홋소리, 짓소리이다. 일반적 범패는 홋소리를 가리키고, 범음(梵音)은 짓소리의 별칭이며 화청은 순수 한글로 불리워진다. 일반적 불교의례 절차는 재의 규모에 따라 상주권공재(常住勸供齋), 시왕각배재(十王各拜齋), 생전예수재(生前預修齋), 수륙재(水陸齋), 영산재(靈山齋)로 나누며, 간단한 불공과 시식은 안채비성으로, 그 외 영산재 등은 안채비와 바깥채비, 화청 모두 불리워지는 것이 특징이다.
바깥채비
바깥채비는 홋소리와 짓소리를 가리키며 대체적으로 상주권공, 각배, 영산 등 전문적으로 소리를 배운 스님들에 의해 불리우는데, 홋소리의 사설은 칠언사구(七言四句), 오언사구(五言四句)의 대개 한문으로 된 산문, 또는 범어로 된 진언(眞言)으로 구성되어 있고, 짓소리는 짧은 가사로 구성 되어 연주시간이 보통 30분에서 1시간 가까이 걸리므로 소리를 전문적으로 배운 스님이 부르는데, 이러한 소리를 모두 하는 스님을 어장(魚丈)이라고 한다. 어장은 모든 소리를 자유자재로 하는 것은 물론 의식의 전반적 흐름과 이론에도 밝아야 하므로 말강(末講), 중강(中講), 상강(上講)의 과정을 거친다. 현재 짓소리는 과거 72곡(曲) 중에서 15곡만이 전해지고 있다.
안채비
안채비 가사내용은 주로 한문으로 된 산문이며 바깥채비 음의 굴곡이 긴 것에 비하여 안채비는 짧은소리를 촘촘히 엮어 나아가는 형식으로 보통 절안에 있는 병법(秉法)이나 법주(法主)가 4,6체형식 문장을 요령을 흔들며 하거나 착어성 등 독소리로 한다.
화청
화청은 상단축원화청, 중단 지장축원화청으로 이루어지며 안채비나 바깥채비와 달리 일반대중이 쉽게 알아들을 수 있는 가락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회심곡의 글 형식은 살아 생전 이야기와 사후이야기를 한글로 각기 범패승의 독특한 음성으로 불리워진다.
범패와 불교무용
불교무용은 범패와 더불어 이루어지며 작법무(作法舞)는 크게 4가지로 바라무, 나비무, 법고무, 타주무이다.
영산재에 있어서 부처님을 찬탄하는 음성공양(音聲供養)과 수행자의 법무(法舞)를 통한 무(舞)공양의 확실한 기록은 찾기 힘들지만 석가모니께서 영취산에서 {법화경}을 설하실 때 천사색(天四色)의 채화(彩花)를 내리니 가섭이 알아차리고 빙긋이 웃으며 춤을 춘 것을 승려들이 모방했다는 설과, 중국의 조자건(曺植)이 천태산에 오르자 범천(梵天)에서 오묘한 소리가 났는데 고기떼가 그 소리에 맞추어 춤을 추므로 그 소리를 모방해 범패를 짓고 고기의 노는 모양을 본떠 만든 것이 승무라는 설 등이 있다.
불교무용의 역사는 종교의 의례로써 언제부터인지는 알 수 없으나 영단(甘露壇) 감로탱화에 부처님께 육법공양(六法供養)을 올리고 영가들의 극락왕생을 발원하는 작법(作法)을 찾아 볼 수 있다. 이러한 무용은 1911년 조선총독부사찰령으로 인해 범패와 작법이 금지되었고, 해방 후 불교분쟁과 더불어 쇠퇴의 일로를 걸었다. 현재 태고종(太古宗) 봉원사(奉元寺), 백련사, 안정사를 중심으로 몇몇 사찰에서 그나마 맥이 이어지는 형태이다.
나비무
나비무는 하얀 백색 장삼과 바닥에 닿을 듯 길게 늘어진 육수가사 위에 영자를 빨간 끈으로 고정시키고 그 위에 탑 모양의 고깔을 쓴 스님이 눈길을 끄는데, 어장스님이 "착복소하십시오" 하면 하늘을 날아갈 듯 사뿐히 총총히 걸어가 어장스님의 범음성과 태징 박자에 맞추어 무를 한다. 보통 1인무(향나비 춤), 2인무(쌍나비무), 그 외 5인무(오행나비 춤) 등이 있고 오행나비무의 경우 4사람이 동서남북에 서로 엇갈리어 무를 하고 한 사람은 중앙, 즉 가운데서 무를 한다.
나비무를 할 때엔 양팔을 어깨 위보다 조금 높게 쭉 뻗어서 양손을 오무릴때나 마주칠 때 배꼽 밑에 내려가면 안되고 움직이듯 멈추는 듯, 그 움직임이 경박해서는 안되며 시선은 코끝을 바라보아야 하고, 발놀림에 있어서도 고무래 정(丁)자로 돌고 무릎은 굽힘에 있어서 왼발 무릎 위에 오른쪽 무릎을 받쳐 준다. 나비무의 종류는 16가지로, 향화게(香花偈), 운심게(運心偈), 삼귀의(三歸依), 모란찬(牧丹讚), 오공양(五供養), 구원겁중(久遠劫中), 도량게(道場偈), 다게(茶偈), 긔경(起經), 삼남태(三南太), 자귀불(自歸佛), 만다라(蔓多羅), 사방요신(四方堯身), 정례(頂禮), 지옥게(地獄偈), 대각석가존(大覺釋迦尊) 등이다.
봉원사 영산재에서는 오행나비무가 1988년도 여의도 국재(國齋)와 91년 한강연등재, 93년 대전엑스포 원만성취 국재 등에서는 열두 분이 넘는 스님이 함께 어우러져 나비무가 이루어졌다. 나비무는 손에 종이로 곱게 접은 모란과 작약꽃이 주어지고 선녀가 춤을 추듯이 잔잔한 여성적 춤사위를 보여준다.
법고무
법고무는 축생제도를 위한 무용으로 두 손에 쥔 북채로 북을 힘껏 울리고 눈동자는 북을 쏘아본다. 보통 나비무 끝머리와 요잡바라무 끝머리에 법고무가 들어가며 식당작법시에도 법고무가 쓰여지는데, 보통 한쪽 북면에서 북을 울리고 그 반대편에서는 어장스님의 태징 장단에 법고무를 한다. 삼현육각과 호적이 혼합되어, 느린 동작의 춤사위가 갈수록 빠른 태징 장단에 맞추어 몸이 점점 빨라지는데, 정중동(精中動)이 함께 어우러진 춤이다.(시간 4 - 8분)
바라무
바라는 요잡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바라의 악기는 동(銅)으로 만들어졌으며 마치 솥뚜껑을 엎어서 잘 다듬어 놓은 모양새를 갖추고 있다. 스님의 태징에 맞추어 양쪽손을 올리기도 하고 번갈아가며 놀리곤 하며 몸을 움직이는데, 이때 발의 모양은 고무래 정(丁)자를 하고 돌며, 몸을 꼿꼿이 세우고 시선은 코끝을 쳐다보며, 바라는 이마 위에 머물렀다가 배꼽 아래로 내려가면 안된다고 한다. 바라무의 의상은 장삼과 가사를 수하고 추며, 근사히 나비무의 의상인 육수장삼을 수하고 무를 추기도 한다.(원래 바라무는 가사장삼만을 수하고 무를 하였다.) 빠른 장단에 맞추어 무용이 이루어지므로 빠르고 강렬함을 엿볼 수 있다. 바라무는 혼자 출 때 외바라 또는 평바라라고 하며, 두 사람이 출 때 겹바라, 세 사람이 출 때 쌍바라라고 한다. 1988년 나라의 국운융창을 발원하는 국재(國齋 영산재) 등에는 짝수로서 20여 명이 넘게 참여한 바라무도 행하여졌다. 바라무의 종류는 7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천수경의 신묘장구대다라니를 염송하며 박자를 넣은 천수바라와(5분 정도), 네다라니를 엮어서 추는 사다라니바라무, 그리고 야외괘불단 앞에서 두 사람이 서로 비켜 오가며 추는 명바라(명발), 그리고 부처님전에 축원을 올린 후 세번째 향화청을 하기 전 내림게 태징을 치면 이에 맞추어 추는 내림게바라, 그리고 영가의 관욕(목욕)의식때 영가의 환희심을 일으키는 관욕쇠바라, 이 관욕쇠바라는 태징법이 독특하여, 그 태징 망치수를 듣고 육도의 문을 연다고 하기도 하고, 보살이 되기 위한 육바라밀을 뜻한다고도 한다. 그외 화의재바라와 요잡바라가 있는데, 요잡바라(일명 보통바라, 번개바라)는 보통 태징을 함께 마주 올려 동일한 쇠 소리에 맞추어 무를 추기도 하며 나비춤이 끝난 후에는 항시 요잡바라(번게바라) 무용이 들어간다. 반주는 태징, 북, 목탁, 호적 등 삼현육각이 모두 어우러져 그 소리는 고통받는 6도 중생을 제도한다.
타주무
타주무는 영산재 가운데 식당작법에서만 행해지는 의식으로 무용을 통해 (堂에 공양준비를 갖추어 놓고) 불 보살님과 불법승 삼보 그리고 시자(施者;주는 이), 수자(受者;받는 이), 시물(施物;공양물)의 공덕을 다시금 생각케 하며 공양을 찬탄하는 의식이다. 나비무 법복을 입은 두 스님이 타주채를 하나씩 든 채로 팔정도(八正道)를 뒤로 한 채 앉아 있다가, 당상(堂象)의 경쇠소리와 어장스님의 태징과 염불소리에 일어나 서로 마주보고 무를 하는데, 타주채를 오른쪽, 왼쪽으로 올렸다가 오른쪽 어깨 위로 채를 올린 후 팔정도를 중심으로 세 번 돌다가 제자리에서 서로 마주본 후 서서, 타주채를 다시 오른쪽, 왼쪽으로 올렸다가 서로 등진 채 다시 서거나 앉는다. (식당작법시간 40분∼1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