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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둥이가 두려워

작성자백두(손진철)|작성시간26.06.06|조회수2 목록 댓글 1

[선문답 9]

출구가 없다고? 벽을 부수면 된다
<임제록>

임제 의현(臨濟 義玄, ?~867) 선사가
덕산 선감(德山 宣鑑, 782~865)에 대한 소문을 들었다.

덕산이 대중에게 법문을 하면서
'대답을 해도 몽둥이 30방, 대답을 못해도 몽둥이 30방'이라고 으른다는 것이었다.

어느 날 임제는 자신의 시자(侍子)였던 낙보(樂普)를 불렀다

'대답을 했는데 어찌하여 몽둥이 30방이냐고 따져라. 만약 덕산이 너를 때리면 그 몽둥이를 잡아 던져버려라.'

덕산을 찾아간 낙보는
임제가 시킨 대로 했다.

예상대로 덕산이 후려치려는 순간,
몽둥이를 가로채 냅다 내팽개쳤다.
덕산은 아무 말없이
방장실로 돌아가 버렸다.

낙보가 임제에게 돌아와 이 사실을 전했다. 임제는 득의양양했다.

'내 진작부터
그 자를 의심하고 있었지.
그런데 그건 그렇다 치고,
너는 덕산을 보았느냐?'

낙보가 머뭇거리자
임제가 따귀를 올려붙였다.

■ [해설]
'말해도 맞고 말하지 못해도 맞는다.'
덕산의 '벼랑 끝 교육'은 유명하다. 출구 없는 상황을 만들어놓고 제자들을 궁지에 몰았다. 이때 가장 적절한 대응은 선택이 아니라 반격이다.

웃어른의 으름장에 쫄거나 무엇을 고를까 전전긍긍하는 대신, 씩씩거리는 노인네에게서 몽둥이를 빼앗아버리는 것이 선가(禪家)의 정석(定石)이다. 출구가 없다면 벽을 부숴서 만들면 그만이다.

마음이 시험에 드는 까닭은
뭔가 바라는 것이 있거나 구린데가 있어서다. 그리고 산인(山人)들은 시험지로 딱지를 접거나 여차하면
그냥 씹어 먹는 자들이다.

그들은 그 자신만을 살 뿐,
절대 남에게서 구하지 않는다.
그럴듯한 답안을 찾아내려 골몰한다면, 이미 경계(境界)에 휘둘린 꼴이다.
병을 깨지 않고 병 속에서 새를 꺼내보라고?
병 속에 새가 들어갈 일이 없다.

무심(無心)이란 남이 쳐놓은 그물에 걸리지 않는 것이다. 분별심이 만들어내는 이런저런 샛길을 잘라내면, 외길만이 남는다. 중도(中道)는 그래서 집중의 길이고 용기의 길이다.

이런 맥락에서 낙보는 충분히 맞을 짓을 했다. 덕산의 몽둥이가 두려워 덕산의 진면목을 못봤고, 임제의 꾸지람이 두려워 자기의 진면목을 잃었다.

* 덕산 선감(德山 宣鑑, 782~865)
용담 숭신(龍潭 崇信)의 법을 이었다. 덕산에 머물면서 호쾌한 선풍을 날렸다. 학인들을 지도할 때 걸핏하면 몽둥이를 휘둘렀다. 불멸망상을 날려버리라는 취지였다. 임제는 몽둥이(방<棒>) 대신 고함(할<喝>)을 질렀다. '덕산방 임제할' 은 잔소리를 체질적으로 싫어하는 선가의 고유한 교육방식이다.

+ 낙보 원안(樂普 元安, 834~898)
임제 의현에세 맞아가며 도를 묻다가 협산 선회(夾山善會, 805 ~ 881) 에게서 도를 얻었다.

* 임제록
임제록(臨濟錄)은 당나라의 선승(禪僧) 임제의현(臨濟義玄 :?~867)의 가르침을 그가 죽은 후 제자인 삼성혜연 (三聖慧然)이 편집한 것으로서, 현존하는 것은 의현이 죽은 후 254년이 지난 1120년(북송의 선화 2년)에
원각종연(圓覺宗演)이 중각(重刻)한 것이다. <임제록>은 선종(禪宗)의 일파인 임제종(臨濟宗)의 기본이 되는 책일 뿐만 아니라, 실천적인 선(禪)의 진수를 설파한 책으로서 널리 알려져 있다.(위키백과 참고)
(P~115)

장웅연 지음
선문답 중에서

2026. 6. 6

#출구가없다고
#벽을부수면된다
#몽둥이가두려워
#진면목을못밨고
#꾸지람이두려워
#자기의진면목을잃었다

몽둥이가 두려워 / AI생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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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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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硯泉(김정열) | 작성시간 26.06.07 얼른 이해하기 어려운 경지이지만
    몇 번을 되뇌어보면 조금은 알 것 같은 선(禪)
    마음을 고요히 하고 생각해 봐야지.
    좋은 글 그림 감사합니다.
    댓글 첨부 이미지 이미지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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