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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쏘의 부채

작성자백두(손진철)|작성시간26.06.12|조회수3 목록 댓글 2

[선문답 10]

남의 삶을 살려니
제대로 살지 못하는 것이다
<종용록>

* 염관 제안(鹽官齊安)이 어느 날
시자(侍者)를 불러 무소뿔로 만든 부채를 달라고 말했다.

시자가
'부채는 부셔졌다'고 답하자

'부채가 망가졌거든 무소라도 돌려 달라'
고 다시 일렀다.

무슨 소린가 싶은 시자는 말문이 막혔다.

그때 * 자복(資福如寶)이 나타나 땅에
* 일원상(一圓相)을 그린 뒤 그 안에
'우(牛)'라고 썼다.

■ [해설]
선어록에 수록된 언어들은 대부분 대화다. '불법(佛法)은 일상에 있다'는 메시지를 강조하기 위한 장치다. 그렇다고 아무 대화나 가져다 처바르는 것은 아니다. 선지식(善知識)은 말속에 칼을 담는다. 알아보는 자들은 그 칼을 꺼내 휘두른다.

염관이 요구한 '무소뿔 부채'는 단순히 부채가 아니라 불성(佛性)을 가리킨다.
'무소라도 돌려달라'는 건 너의 부처다움을 일껏 드러내 보이라는 뜻이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는 <법구경>의 유명한 구절이 겹쳐지는 대목이다.

자복의 그림은, 훈수다. 구도의 과정은 으레 심우(尋牛)로 표현된다. '마음이 곧 부처'이니, 마음 내키는 대로 한번 질러 보란다. 그러나 선문답에서 법명이 아닌 직함으로 불리는 자들은 하나 같이 미련하다. 일에 치이다 보면, 모든 게 일로만 보인다.

말길을 못 알아들은 시자는 부채에서 부채만 보는 고지식쟁이다. 본래는 절을 하거나 한방 먹였어야 했다. 내 부처는 내가 알아서 챙길 테니 당신은 당신의 부처나 신경 쓰'라'는 진짜 효도, 어떻게 살아 있든 순간순간이 삶의 진면목이다.
남의 삶을 살려니 제대로 살지 못하는 것이다.

* 염관제안(鹽官齊安, 750~842)
마조 도일의 법을 이었다. 당나라 무조의 파불 이후 교단을 재건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 자복 여보(資福如寶, ? ~ ?)
서탑 광목(西塔光穆)의 법을 이었다. 길주(吉州) 자복윈에 머물렀다.

* 일원상(一圓相)
불교 선원에서, 중생이 본디부터 갖추고 있는 깨달음의 모습을 상징하기 위하여 그리는 둥근 꼴의 그림.
남양혜충(南陽慧忠)이 손으로 원상을 그려 보인 데서 비롯하였다고 한다.

* 심우(尋牛)
선종에서 자기의 본래 마음을 발견하고 깨달음에 이르기까지의 순서를 비유로써 보인 것을 말한다. 송나라 곽암(廓庵)의 「십우도송(十牛圖頌)」을 말하며, 특히 십우도의 제1송인 잃어버린 소를 찾아 헤매는 단계를 말하기도 한다.
(불교사전 참고)

2026. 6. 12

#남의삶을살려니
#제대로살지못하는것이다
#무쏘의부채
#일원상
#우라고썼다

일러스트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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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硯泉(김정열) | 작성시간 26.06.12 염관 제안(鹽官齊安)이 시자(侍者)를 불러
    "무소뿔로 만든 부채를 달라"고 했다.
    시자(侍者)가 '부채는 부셔졌다"고 답하자,
    "부채가 망가졌거든 무소라도 돌려달라"고 다시 일렀다.
    시자(侍者)는 무슨 소린가 싶어 말문이 막혔다.
    나도 얼른 이해되지 않아 멍~하다.
    좋은 글 그림 감사합니다.
    댓글 첨부 이미지 이미지 확대
  • 작성자백두(손진철)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6.13 내 부처는 내가 알아서 챙길 테니 당신은 당신의 부처나 신경쓰라는 것. 어떻게 살든 살아있는 순간순간이 진면목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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