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부산중학교에 입학원서를 냈습니다
당시에는 중학교 좋은데 들어가야 고등학교 좋은데 가서 대학 좋은 데 나와 출세한다는 분위기였습니다.
그리고 시험도 치루고 나서 해운대국민학교에서 마지막 수업은 중학교 합격발표를 겸하는 날입니다.
그 당시 부산과 경남에서는 가난하면서 공부 잘하는 학생은 부산중학교에 입학원서를 내고, 잘 사는 사람집의 학생들은 경남중학교에 입학원서를 냈습니다
김학렬 담임께서 출석부 순서대로 합격자 발표를 하시는데 나의 합격여부는 말씀하지 않으시고 마지막에 나만 나오라고 해서 선생님 앞에 서섰습니다
담임선생께서 나에게 몇 가지 물었습니다
"명환아~, 너 이상준 씨가 너거 아부지 맞나?"
"예 맞습니더"
"너는 김 씨고 이상준 씨는 이 씬데 어떻게 아부지가 맞나?"
"저의 진짜 아부지는 일이 있어 멀리 떠나 있습니다"
"알었다 그만 들어가 보거라" 하시면서 어렴푸시 하시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아깝제 6등으로 붙었는데....."
그날부터 아부지가 진짜 아부지가 아니라는 것이 모두 친구들에게 공개되고 나서 자존심도 상하고 창피하기도 하고 원망스럽기도 하고 집에 가지 않고 부산 서면에서 삼촌집에 언처사는 형님에게 갔습니다.
우리 형제는 오랫동안 울면서 부모와 세상을 한없이 원망했습니다
특히 어머님에 대한 원망이 컸습니다 어린 마음에는 '아버지를 버리고 다른 아저씨와 산다는 것이 평생 동안 어머니를 기피하게 된 원인이 되었습니다'
3일 만에 집에 오니 집에서도 난리가 났습니다.
그 뒤로는 집에서는 말을 하지 않고 중학교도 못 들어가고 지냈는데
하루는 일요일에 형님이 오셔서 부산 서면 삼촌집으로 가자 하면서 나를 억지로 데려갔습니다.
형님은 삼촌집에 주소를 두고 범천동 신문배급소에서 기거를 하면서 신문을 돌리면서 동성고등학교를 다니고 있었습니다
"너 옛날 우리가 해운대로 이사 가기 전에 범냇골에 살던 곳에 동성고등학교가 있는데 내가 그기 다니는 기라 그 학교 선배가 복싱으로 세계 챔피언 된 김덕수(?)가 다닌 곳이고 그곳 중학교에 알아보니 2차로 중학생을 받는다고 하니 그곳(동성중학교)에 원서를 내고 다니자" 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