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팔현선생께서 말씀하셨다 "내일은 약초 캐면서 세석고원을 가서 남부능선으로 삼신봉을 거치고 청암 묵계로 해서 백학봉(白鶴峰) 남록의 백학동 악양(岳陽)으로 해서 하동을 다녀오자"라고 하셨다. 아침 일찍 비상식량을 두툼히 챙기고 벽소팔현산막을 나선다. 여기서 비상식량이라고 하는 것은 2가지인데 요기를 위한 보리와 콩을 복은 가루인 미숫가루이고, 또 한 가지는 비를 맞으면서 다닐 때는 열량을 보충하며 요기가 되는 것으로 맵쌀을 빽알 같은 도수가 높은 술에 담갔다가 말리고 담갔다가 말리기를 여러 번 하면 쌀 알맹이가 줄어 작아지고 색갈이 노랗게 된 맵쌀이다. 영신봉(靈神峰) 옆 세석고원 아래 음양샘에서 점심을 먹으면서 팔현선생께서 말씀하셨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청학동이라는 곳이다"라고 하시면서 우리 움막에 자주 오는 허우천 씨가 합천에서 선생 하다가 부인이 바람나서 나가는 바람에 세상이 허망 타 하고 요 아래 의신(義神)에 머물다가 이곳이 넓고 밭이 많고 음양샘이 있어 청학동의 이상세계라는 책을 보고 와서 살다가 빨치산으로 오인받아 죽도록 맞은 곳이여"라고 하셨다. 이어서 말씀하셨다 " 나도 일본유학에서 일본 공산당 최고 책임비서인 가타야마셴을 만나 신학문을 익혀서 해방되기 전에 조선일보에 잠깐 있다가 사상범으로 몰려 처음에는 산청군 유평리 젊은 과부집에서 지내다가 지리산 구례 화엄사에서 승려생활하다가 도사들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빠져서 해방되고 결국 벽소 산막으로 온 거지, 지리산 빨치산 토벌당시에 잠깐 거창으로 갔다가 다시 이곳으로 왔는데 그래도 마을 사람들의 눈을 피해 살아야 하기에 함석 두 장 짊어지고 이곳에 와서 바위 아래 함석을 말아 땅을 길게 파고 구들장 고래 만들고 그 위에 자갈과 흙을 덮고 마른풀을 깔아 불 때고 생활했지, 겨울에는 추우니까 불을 피워야 할 것 아니여 밤에는 불빛만 보이지 않으면 되지만 낮에는 밥을 하려면 연기가 나지 않는 말라 죽은 싸리나무로 불을 피우면 연가가 보이지 않아 그렇게 살았어"라고 말씀하시고 다시 말씀하시기를 "대부분 배운 사람들이 저항 의식이 있어 그러하고, 못 배우고 가난한 사람들이 세상에 버림받아 피해 사는 사람들이 그러하고, 유토피아를 그리는 내용의 책을 읽고 환상에 빠진 사람들이 문제여"라고 하셨다. 형님이 물었다 "청학동이 어떤 곳입니까?" 팔현선생께서 말씀하셨다. "세계 제2차 대전이 끝나고 유럽에서 전쟁으로 피패해 있던 사람들에게 1933년에 잊어버린 지평선이라는 소설을 제임스 힐턴이 발표했는데 소설 속의 이상향의 세계 샹그릴라(Shangri-la)로 표현했는데 많은 사람들이 이상의 세계인 샹그릴라(Shangri-la)를 찾기 위해 티베트(Tibet)를 원정했듯이 우리나라도 지리산의 자연환경 때문만은 아니지만 나와 같이 부당하게 사상범이 되면 나라의 통치나 주위의 권력이나 불합리한 제도에 대한 불신에서 피해 들어온 곳이 화엄사였는데 그곳에서도 관청이나 사찰에서 간섭이 많아 결국 서양에서 말한 유토피아와 같은 이상향이 있는 곳을 말함이지, 하늘과 가까운 곳을 찾아 타인의 간섭이 없고, 법이 없는 곳을 찾아 들어온 곳이라면 어디가 되었던들 청학동이라고 해야 맞지 않을까? 그리고 도를 깨닫기 위한 도꾼들이나 종교의 박해를 받아 피신해서 오는 곳을 모두 말하면 되겠지!, "라고 하셨다 나도 물었다 "선생님께서는 왜 산에 들어와 사시는가요? 사모님이나 애들은 없으신가요?" 팔현선생께서 말씀하셨다. "없어,(내가 짐작하기로는 있는 것 같은데) 내가 화엄사에서 승려생활하면서 한 번은 도꾼을 만났는데 하는 말이 지리산에 큰 홍수가 져서 계곡에서 볏단이 떠내려오는 것을 보고 계곡을 따라 오르니 신선 같은 노인이 바둑을 두는데 옆에서 구경하고는 집에 와 보니 부인과 아들은 없고, 늙은 할머니와 노인이 살고 있길래 먼저 살던 사람을 물었더니 그 늙은 할머니가 부인이고 노인이 아들이었어 신선의 세계에서 1분이 10년이여, 한 3~4분 바둑 두는 것을 구경했는데 30~40년이 순간적으로 지나갔다고 하는 말을 듣고 나도 그러한 곳을 찾아 나선 거지"라고 하셨다. 약초 캐면서 남부능선을 죽 내려와서 세 갈래로 나누어지는 삼신봉(三神峰)에서 쉬면서 말씀하셨다. 이 봉우리가 세갈레로 나누어지는 데 북쪽으로는 오늘 내려온 영신봉으로 해서 백두대간으로 올라가고, 우측의 한 줄기는 아래로 흘러 전라도를 거쳐 제주도 한라산으로 연결되고, 또 좌측으로 뻗은 한줄기는 경상도 산청으로 해서 끝자락인 세곡산으로 연결되는 것이여!, "라고 하셨다. 삼신봉 두 절벽사이에 돌로 축성한 곳을 가리키시며 하시는 말씀이 "하동에서 머슴살며 구박받던 성씨가 정 씨고 이름이 없어 부르기를 정거지라는 사람이 동냥온 도사 한분을 만나 도사가 하는 말이 당신의 운명은 지리산 삼신봉에 오를 때마다 돌을 쌓아 성을 완성하면 지은 업이 다하여 팔자가 풀려 부자가 된다 라는 말을 듣고 시간 나는 대로 삼신봉에 오르면서 아래에서 줒어온 돌로 벽을 쌓아 양쪽의 절벽이 완성되었는데 그때 그 머슴이 도를 깨달은 거야, 모두 다 자기가 짓고 받는 것이고, 자기 마음이 부처인 것을 깨달았다 하는 전설이 있어"라고 하시고는 다시 말씀하시기를 "자기가 좋다고 여기는 곳이 유토피아이고 그 곳이 청학동이여 "라고 하셨다. 존재하지 않는 이미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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