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運逢恩師1947~1968

인연 따라 이곳저곳 15, 지리산 악양(岳陽) 백학동(白鶴洞)에서

작성자無耘|작성시간26.06.22|조회수0 목록 댓글 0

팔현선생께서 말씀하셨다.

"지리산 영신봉(靈神峰) 아래 세석고원에서 남부능선을 따라 내려오면 마지막 봉이 삼신봉(三神峰)인데 여기에서 다시 우측능선을 타고 가면 쇠통바위가 나오고 우측으로 더 내리면 청학봉이 있고 그 아래 불일 폭포가 있고 그 위도 청학동(靑鶴洞)이라고 하네, 주위에 불일폭포와 그 아래 쌍계사가 나오면서 계속 강 따라 내려가면 그 유명한 화개장터가 나오게 된다.

불일폭포 바닥에서 다시 밑으로 협곡으로 흐르는데 그곳으로 내려가기가 위험하지만 내려가면 물줄기가 흐르는 절벽 옆으로 여러 채의 도꾼들이 세상을 피해 수도하는 산막이 있고, 그곳으로 계속 내려가면 바로 쌍계사 담장이 나오네"라고 하셨다.

쌍계사는 역사적으로 석가모니 부처님으로부터 전한 마지막 33대 혜능대사의 목이 중국에서 도난당했는데 육조단경에 보면 육조대사께서 생전에 예언을 하신 대목이 나와 그래서 무덤을 만들 때 철판으로 몸을 감싸서 만들었는데 목이 도단당해 해동국인 우리나라로 보내져서 쌍계사에 모셨는데 그곳이 금당(金堂)이라고 남아있어 금당의 글씨는 저 글 잘 쓰는 추사 김정희선생께서 쓰시고, 내가 듣기로는 탑을 모신 주위에는 겨울에도 새파랗게 풀이 자란다고 하네"라고 하셨다.

우리는 삼신봉(三神峰)의 양갈래로 나누어지는 골짜기로 내려 묵계리에 도착했다 그 당시에는 요즘 많이 알려진 지리산 청학동이 생기기 전이다.

팔현선생께서 말씀하셨다

"묵계는 삼신봉아래 가장 높은 지역이면서 개울도 흐르고 밭 때 기도 많아 묵계가 살만한 곳이다"라고 하셨다.

"하동 청암에서 묵계를 들어오려면 전설의 뇌파성문(雷破城門)을 거쳐야 한다. 일본 놈들이 묵계로 쳐들어오다가 묵계아래 양쪽산에 절벽이 있는데 하늘에서 번괴를 쳐서 돌을 부셔 성문을 만들어 들어오지 못했다는 전설이 있어 지금은 아는 사람이 없지만 그곳을 뇌파성문(雷破城門)이라고 하지, 우리 같은 도꾼들은 구전으로 전해져서 알고 있는 거야' 하시었다

우리는 묵계에서 우측의 백학봉(白鶴峰) 능선 등고선 따라 산을 돌면서 내려오니 넓은 분지가 있는데 그곳도 청확동이라 부르고 있었다.

팔현선생께서 말씀하시기를

"엄밀히 명칭을 구분하면 청학동(靑鶴洞)이 아니라 백학봉(白鶴峰) 아래이니 백학동(白鶴洞)이다. 백학동이나 청학동이나 이름만 다르지 같은 곳이여, 나라의 통치나 주위의 권력이나 불합리한 제도에 대한 불신에서 피해 들어오는 곳이고, 결국 서양에서 말한 유토피아와 같은 이상향을 찾아 하늘과 가까운 곳을 찾고, 타인의 간섭이 없고, 법이 없는 곳을 찾아 들어온 곳이며, 도를 깨닫기 위한 도꾼들이나 종교의 박해를 받아 피신해서 오는 곳을 모두 말는 것이다."라고 하셨다.

이어서 말씀하시기를 "청학이니 백학이니 하는 말은 전설로는 불일 폭포를 새 학(鶴)자를 써서 학담(鶴潭)이라도 부르는데 그곳에 사는 용이 승천하면서 꼬리를 쳐서 양쪽의 청학봉과 백학봉을 만들었고 두 봉우리를 푸른 학이 오고 갔다고 해서 청학동이라고 하는 전설이 있어"

이어서 말씀하시기를

"불일폭포 할 때 불일(佛日)이라는 뜻은 보조 지눌 스님 앞에 붙이는 이름인데 그 뜻을 아는 이가 별로 없어 불일(佛日)의 뜻은 원래 불일증휘(佛日增輝)에서 온 말로 부처님의 법맥이 날로 더 빛낸다는 말인 거야 그런데 저 원불교 경전에 보면 맨 앞에 불일중휘(佛日重輝)라고 쓰고 있는 거야 그러면 석가모니 부처님이 다시 탄생해서 법음을 빛나게 한다는 뜻이 되는 거야"라고 하셨다.

우리는 백학동에서 아래로 내려가는 길을 따라 내려오다가 남쪽의 두 능선이 악양(岳陽) 전체를 감싸면서 무덤의 월형같이 길게 마을을 감싸고 있는데 내려가는 길도 양쪽의 산기슭에 놓여 악양 입구에서 합쳐진다.

우리는 한참 내려오면서 뒷쪽을 보니 우리가 등고선 따라 내려온 좌측으로 큰 산이 보였다.

팔현선생께서 뒷산을 가르키며 말씀하셨다.

"요즘은 이곳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 하나만을 형제봉(兄弟峰)이라고 하는데 형제라면 두 봉우리 이상이 있어야 할 것 아니여, 원래는 형제봉이라고 하는 것은 백학봉이고 쌍계사 위쪽 남부능선 삼신봉 아래에 쇠통바위라고 하는 큰 바위 주위가 청학봉(靑鶴峯)인데 이 백학봉(白鶴峰)과 합처 두 봉우리를 형제봉이라고 했어, 이 두 봉우리 아래가 신선들이 사는 청학동(靑鶴洞)과 백학동(白鶴洞)인 거야"라고 하셨다.

이어서 말씀하시기를

"악양(岳陽)은 백학봉 아래 남쪽으로 난 넓은 들판을 말하는데 햇볕이 가장 오래 들어온다고 악양(岳陽)이라 했어 그리고 이곳에서 정승 세분이 태아난 곳이라 해서 명당 중에 명당이라고 하지, 지리산 영신봉에서 죽 뻗어 내려온 산 줄기가 마지막에 좌청용우백호로 악양을 감싸고, 앞에는 배산임수(背山臨水)로 섬진강이, 서쪽에서 동쪽으로 흐르는 서출동류(西出東流)로 흐른다네, 그래서 명당이라 세분의 정승이 태어났다고 하는 거야 "라고 하셨다.

들어오는 악양 입구는 좁아도 그 속은 넓은 들판이였다.

우리는 악양 삼거리에서 버스로 하동으로 가서 채약한 약초를 약종상에 넘기고 섬진강 가에 소나무 숲으로 유명한 송림에서 움막설치하고 잠을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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