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運逢恩師1947~1968

인연 따라 이곳저곳 18, 팔현 선생께 서법을 듣다.

작성자無耘|작성시간26.06.22|조회수0 목록 댓글 0

팔현선생께 배운 글씨 쓰는 구체적인 필법 소개는 여기를 참조하면 된다. (유튜브 검색에서 무운서법, 팔현서법)

초보자들에게 하신 말씀을 몇 가지 적어보겠습니다.

팔현 김득수 선생은 평생 글씨를 쓰셨지만 글씨 한점 남기지 않으셨다.

"왜 글씨 쓰시고 바로 태워 버리십니까? "라고 물으니

팔현선생께서 말씀하셨다.

"서법의 원리와 쓰는 법수는 깨쳤으나 무수한 노력이 있어야 필력이 붙어 명필이 되는데 나는 글씨에는 관심이 적고 의술이나 주역이나 무엇이든지 배움에 취미가 있어서다.

마치 불가에서 견성을 하였다 하더라도 바로 완전자가 되지 않는 것과 같아 견성으로 나의 성품이 원래부터 부처의 성품과 같은 것이라는 것은 깨달았다고 하더라고 보호임지(保護任持)의 시간을 갖고 오래도록 용맹정진하여야 올바른 사고와 행동이 나오는 것과 같은 거야"라고 하셨습니다.

하루는 아랫마을 아저씨 한분이 나에게 '팔현 선생 글씨 쓴 것 하나 주면 먹을 것 주겠다고 해서 팔현 선생께서 외출하신 뒤에 글씨 한 점을 담장 허물어진 곳에 돌로 눌러 감추었는데 팔현선생께서 출타하셨다가 들어오시면서 "너 글씨 가져간 것 가지고 오너라"하시고는 크게 경책 하시면서 "너도 서법을 배우거라 너의 장래가 어떻게 될지 누가 알겠는가? 훌륭한 사람이 되면 사방에서 글을 써달라고 할 때를 미리 준비해야 하는 거라" 하셔서 그 뒤 나도 서법을 배웠다.

내가 글씨 감춘 것을 팔현선생은 어떻게 아셨는지 65년이 지난 지금도 궁금하다.

펄현선생께서 말씀하셨다.

"글씨는 중국의 법수가 들어간 서법(書法)으로 써야지, 일본 사람들과 같이 법수가 없어도 인격이 좋으면 무조건 좋다 하여 일본에는 서도(書道/ 예禮)라 하는 거라.

한국에서는 조금 쓴다고 하면 뽄대가리 좋게 쓰려고 하고 있어 그런 것은 법수가 없는 거야 그래서 한국에서는 서예(書藝)라 하는 거라"

팔현선생께서 말씀하셨다.

"요즘 서법을 가르치는 곳에는 글 쓰는 법을 가르치지 않고 뺑기 붓 놀리는 것을 가르치고 있어..."

잘 가르치는 서당에 가 봐야 영자팔법(永字八法)으로 영 송 을 과(永宋乙戈) 정도 가르치며, 좀 더 기능적으로 가르치는 곳 이라야 한 일(一字) 자를 가르치는데 그곳도 한 일(一) 자 쓰는 법도 처음 모양은 말 발굽 같이 마제(馬蹄)로 쓰고, 마무리는 누에 머리 모양 잠두(蠶頭)가 나와야 한다.라는 모양 만들기 중심이지 글씨 쓰는 기능적 요소는 아닌 거야"

팔현 선생께서 말씀하셨다.

"한글은 고구마 먹고 똥 싼 것 같이 맥신 하게 쓰면 되네 고구마 많이 먹고 똥 싸면 힘쓰지 않아도 잘 나오지,

그러나 한자의 서법 법수 첫째가 역기(逆起)인데 거슬려 일어난다고 하지, 마치 변비와 같아 힘이 많이 들어야 나오는 거야, "

팔현선생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가르치는 것은 설사 모양이 좀 둔탁하고 장법이 좀 어긋나더라도 붓이 일어나고, 눌리고, 붓을 펴고, 힘차게 긋고, 머물러 깃점을 잡고, 꺾어 눌리고. 붓을 펴서, 엄숙하게 붓을 거두는 이러한 법수가 들어갔다는 소리를 들어야지 기생 머릿결 같이 맥신 하게 뽑아 쓴 글씨라도 법수가 없이 적었다 하는 말을 듣게 되는 것이여

한글은 붓을 순하게 역기(逆起)를 하지 않고 쓰는 것은 비유하면 마치 낫으로 벼배기를 할 때 벼포기를 잡고 낫을 돌려 자르듯이 쓰면 그 글씨는 순류(順流)가 되며 글자의 시작점이 뽀쪽하여 보기는 좋은데 한자 모양하고는 다른 거지, 한자가 내 품는 뭉뚱 하고 웅장한 맛은 없게 된다네, "

팔현선생께서 말씀하셨다.

"서법은 점(点) 찍는 법인거야, 점 하나를 찍는데 8가지의 기법이 들어가서 마늘모양 되어야 하는 거야,. 측량에도 깃점 잡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모든 도면도 깃점에 연결되도록 하는 것과 같이 서법도 깃점을 잘 잡아야 하는데 이것이 바로 점 하나 찍는 데 있어, 처음 초보자는 그렇게 법수되로 하다가 나중에는 투필성자(投筆成字)가 되는 거야, "

팔현선생께서 말씀하셨다.

이 점(点) 하나가 가로로 나가면 한 일(一) 자가 되고 , 밑으로 그으면 뚫을 곤(丨) 자가 되고, 좌측으로 비치면 삐칠 별(丿) 자가 되고, 우측으로 삐치면 세을(乙) 자가 되나니라"

한자 쓰는 법수로 역기(逆起)를 하게 되면 붓 끝으로 한자가 쓰이는 것이 아니라 붓털 전체로 글이 쓰이는 거야

마치 우리가 잠을 자고 이불을 갤 때 이불을 여러 겹 겹치듯이

역기(逆起)와 뉵낙(衄落)을 하면 붓털을 두 번 겹친 것이 되고

돈산(頓散)까지 진행되면 붓털이 세 번이나 겹쳐진다는 것이다.

이렇게 겹쳐지지 않고 붓 끝이 움직여서 글씨를 쓰고 나면 가로획과 세로획 또는 옆으로 비스듬히 쓴 획과 아귀가 맞지 않고 제 각각으로 떨어져서 글자를 이루게 되네.

이렇게 되면 글씨가 맥이 빠져서 마치 인체에 팔뼈가 빠지면 힘을 못쓰고 팔이 덜렁거리는 꼴과 같게 되어 보기도 싫은 거야,

그렇지 않고 붓 끝이 역기(逆起)와 뉵낙(衄落)을 할 때 움직이거나 밀리거나 당겨지지 않고 글씨가 겹쳐 쓰였다면

글씨를 쓴 후에도 글씨의 가로 획과 세로획을 조립해도 조금도 어색하지 않고 딱 들어맞어서

두 개의 획을 겹쳐서 못을 박아 조립한 것 같아 보기가 좋은 글씨가 되는 것이다."

팔현선생께서 말씀하셨다.

서법은 그 원리를 먼저 배워야 하는 거야"라고 하시고는 여덟 가지로 나누는 법을 가르쳐주셨다.

①붓끝을 감추기 위해 거슬려 위로 일어나고(역기(逆起 거스를 역逆/ 일어날 기起)

②코피가 떨어지듯 일어난 그 방향으로 단숨에 코피가 툭 떨어지듯 아래로 떨어지고(뉵낙(衄落 코피 뉵 血+刀 / 떨어질 낙 落)

③붓이 상 하 좌 우 어느 곳으로든지 가기 위해 붓을 밀어 붓털을 펴고(頓散 구를 돈頓/ 펼 산散)

④붓 대롱을 꽂게(管直) 해서 힘차게 진행하고( (力行 힘찰 역力/ 갈 행行)

⑤진행하던 것을 글체 크기와 모양에 따라 머물고(住留 머물 주住/ 머물 류留)

⑥머문 자리에서 붓을 눌려 꺾고(挫沈 꺾을 挫/ 잠길 침沈)

⑦붓을 거두는 방향으로 거두기 위해 반대쪽으로 붓을 밀어 붓털을 펴고(頓離 구를 돈頓/ 떠날 리離)

⑧다시 붓을 거두는 쪽으로 오면서 가지런히 붓끝을 화선지에서 거둔다(齊收 가지런할 제齊/ 거둘 수收)

이와 같이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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