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옛적부터 전해오는 민간의료인술은 그 가짓수가 대단히 많다.
여기서는 지면 관계상 내가 기억하는 팔현선생께서 이웃들에게 베푼 몇 가지를 올려 본다.
함양 운림동에 있을 때 아이가 생선을 먹다가 목에 큰 가시가 목구멍에 가로로 박혀 아이를 업고 왔다.
팔현선생께서 아이의 목구멍을 한참 보시더니 말씀하시기를
"큰 병원에 가야 하겠구나 진주병원까지 가려면 시간도 많이 걸리고 상처 난 목이 덧나고 하니 집에 가서 개를 거꾸로 매달아 묶고 아래에 비닐 같은 것을 펴두면 입에서 침을 흘릴 것이요 그러면 한 컵 정도 되게 모아서 아이 입에 넣어 마시게 하면 될 것이다 "라고 하셨다.
그리고 보낸후 며칠 뒤 팔현선생을 찾아와서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 갔다.
내가 신기해서 물었다
어떠한 이유로 개침을 먹으면 목에 생선 가시가 빠져나옵니까?"라고 하니
팔현선생께서 목에 걸린 가시가 빠져나오는 것이 아니라 녹아버렸다고 해야 정확한 답이지" 하셨다.
한 번은 방앗간 하던 주인이 발동기에 연결된 피대에 팔뚝이 걸려 상처 난 곳에 뼈가 보일 정도로 다쳐 병원에서 치료받았으나 진물이 계속 흐르는 것을 팔현선생께서 양파를 얇게 썰어 식용유에 데쳐서 상처부위에 여러 번 붙여 낮게 하시고는 말씀하시기를 "화상(火傷)인 거야 열기를 빼줘야 낳는 거지"라고 말씀하셨다.
가끔 일하다가 손이나 발에 상처 난 것을 보시면 화로에 숯불 만들어 상처 난 곳을 쬐이게 하시면서 말씀하시기를 "몸에 작은 상처라도 난 곳은 감싸면 안 되네 화기로 환부를 건조하면 웬만한 것은 바로 치료된다."라고 하시고
또 말씀하시기를 몸에 깊은 상처가 오래되어 낮지 않아 고름이 나고 살이 허물어져 구멍이 뻥 뚫린 부위를 보시고는 팔현선생께서 법제해서 만든 약을 바르면 바로 상처가 아물고 며칠 만에 치료되는 것을 보았는데 하루는 팔현선생께서 말씀하시기를 "옛날에 용하다는 신의(神醫)니 명의(名醫)들은 모두 수은(水銀)이나 영사(靈砂)를 사용한 거야 그런데 그 독한 영사나 수은의 독을 법제하는 방법이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여, 가끔 수은 피우다가 중독이 되어 사람까지도 죽게 되거든, 잘 법제한 수은이나 주사(朱沙) 같은 것을 상처부위에 바르면 피부가 썩던 것도 금세 치료되고 뻥 뚫린 상처도 금세 아물고 새살이 차 났는 거야, "라고 하셨다.
또 말씀하시기를
"손발이 저리고, 조금만 신경 쓰면 눈에 충혈이 되고, 머리가 뜨겁고, 먹은 것에 잘 체하고. 소화도 되지 않고. 몸이 마른 사람에게 팔현선생께서 석문훈증으로 석문에 대고 치료하면 며칠 만에 효과가 있는 것에 대하여 말씀하시기를
"한방에서 이 몸을 삼초(三招)로 나누거든, 머리에서 아래로 명치까지를 상초(上焦)라 하여 주로 머리에 열이 있는 부분이고, 배꼽에서 아래 다리까지를 주로 수기를 말하는데 신체의 중간 부분인 명치에서 배꼽사이를 중초(中焦)라 하여 이 것이 항상 문제야" 하시었다.
이 중간부분인 중초(中焦)는 오장육부에서 비(脾)와 위胃)를 말하는데 이 비위가 좋지 않아 음식을 잘 삭여 내는 능력이 부족한거야, 그래서 머리에 힘을 쓰면 아래의 수기가 위로 올라야 하는데 중초(中焦)인 비위에서 막히는 거야, 마치 방고래 속에 불탄 재가 가득 차서 아궁의 불이 고래 속으로 들지 않아 방이 따습지 않는 거와 같은 이치이며, 등잔에 불을 붙이면 아래의 기름이 올라와야 등잔 심지가 타지 않는데 수기나 기름이 올라오지 못하는 것과 같이 신체의 중간 부분인 비(脾)와 위(胃)가 좋지않아 혈액순환이나 수승 하강이 되지 않는 것이지
그래서 치료하는 방법은 석문에다 열을 가(加)하면 바로 몸 아래의 수기가 신체 위로 오르고 위의 머리에 집중되는 화기가 바로 아래로 내리는데 이것을 수승 하강(水昇下降) 또는 두한족열(頭寒足熱)이라고도 하지, "라고 하셨다.
이렇게 팔현선생께서는 신들린 사람을 났게 하시고 갑자기 배 아픈 사람도 선생께서 만드신 소화반으로 났게 하시고, 때로는 침술로 때로는 신약으로 간질을 났게 하시고 도꾼들에게는 양신에 관한 방법과 도통의 경지를 상담하시면서 사신 현대에 보기 드문 지식인이시고 도인이시고 의료인이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