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지리산 벽소 팔현산막에서 팔현선생과 함께 산에서 채약하며 뱀 잡고 석청 따면서 지낼 때는 6.25 전쟁 뒷 끝이라 세상을 피해 도(道) 닦는 도꾼들이 많았습니다.
기억나는 도인들의 이름으로 방계(邦界) 초우(草雨) 방선(放旋) 인산(仁山) 우천(宇天) 하수(何修) 중보(衆甫) 우번(牛飜)... 등, 도인들이 불의 도사인 팔현선생께서 비술로 첩약 하신 신약인 수운 굽고, 영사 굽고, 구리 굽고, 경옥고를 만들어 놓은 것을 많은 도인들이 찾아와서 구입해 가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지리산 아래 함양읍 운림동에 살면서도 팔현선생은 서당 비슷한 것을 하시면서 가난한 집 자녀들에게 명심보감 산술 영어 같은 신학문도 무료로 가르치셨습니다
하루는 죽염으로 유명한 인산 김일훈 선생께서 젊은 시절 팔현선생을 찾아오셔서 대화한 내용이 지금도 귀에 쟁쟁합니다
"어떻게 오셨습니까?" 팔현선생께서 물으셨다.
"저는 김일훈이고 저도 같은 함양읍에 삽니다 "
"나보다 젊은데 나이는 어떻게 됩니까?"
"기유생입니다" 라고 하니 팔현선생께서 "젊구먼 나보다 23살이나 젊네" 하시었다.
김일훈선생께서 물었다.
"제가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죽염을 굽는데 소금이 액체로 흘러내리지 않습니다"라고 하니
"팔현선생께서 말하기를 "욕심내지 말고 수평가마로 많은 양을 얻으려고 하지 말고, 수직가마로 해서 가마에 불의 온도를 올리시게" 하시면서 "그러면 어떻게 소금이 굽히던가?" 하고 반문하니
"송진가루를 가마에 뿌려 가마의 열을 올립니다"
팔현선생께서 말씀하셨다.
"그럼 약성이 문제네..."
"그래서 다시 굽기를 아홉 번 구증(九蒸)으로 굽습니다"
팔현선생께서 말씀하셨다.
"이보게 구증(九蒸)이 아홉 번의 숫자가 아니여"라고 하시니
"법제 순서대로 아홉번 구포(九曝)도 하고 있습니다"
팔현선생께서 말씀하셨다
"아홉 번이라는 숫자에 막혔구먼..." 이어서 말씀하셨다.
"가장 높은 하늘을 구소(九霄)니 구천(九天)이라 하고, 죽다 살은 것을 구사일생(九死一生)이라 하고, 혈족 많음을 구족(九族)이라 하고, 깊은 계곡을 구천동(九千洞)이라 하고, 사방의 산이 에워싼 명당마을을 구룡(九龍) 마을이라 하고, 가장 큰 법맥을 이은 절을 구산상문(九山桑門)이라 하고 서화 하는 사람 중에 자기가 최고라고 구당(九堂)이라 하는 이도 있어, 이 모두가 숫자로 아홉 번이 아니고, 구증(九蒸)이니 구포(九曝)니 구변(九變)이라는 것이 도가(道家)의 양생술에 이 몸이 법제한 신약을 먹고 아홉 번 변화는 순서가 있어 一轉過關死汞養紗 - 二轉丹紗變化 - 三轉烹白雪 - 四轉造玉金砂 - 五轉紫粉養黃礜 - 六轉金汞養金砂 - 七轉紫金養金蠶 - 八轉金蠶養黃礜 - 九轉黃礜養神府로 된다' 라고 한 것을 뜻도 모르고 그냥 쓰다 붙인 말이여"
이어서 말씀하시기를
구증(九蒸)이라고 하는 것은 가장 높은 온도에 한번 구운 것을 말한다네 그러니 가마에 열을 올리지 않고 백번을 구워도 구증 구포가 아닐세"라고 하셨다.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한자의 뜻이 아홉 구(九) 자와 찔증(蒸) 자가 맞지 않습니까"라고 하니 "
팔현선생께서 말씀하셨다.
"한자 해석을 글자로 해석하는 이문석경(以文釋經)으로 하지 말고, 깨달음으로 해석하는 이도석경(以道釋經)으로 해야지, 중국은 최고 숫자를 짝수인 십(十)으로 하고, 우리나라는 홀수인 아홉 구(九) 자를 가장 크다는 뜻으로 해서, 축하금을 낼 때나 조의금을 낼 때도 우리는 짝수로 내지 않고 홀수인 3만 원 5만 원 이렇게 내는 것이지, 그리고 소금 가마에서 가장 높은 온도에서는 소금의 형체도 없고(無形) 색깔도 없고(無色) 냄새도 없는(無臭) 경지에 도달 직전에 얻은 소금이 가장 약성이 좋은 것이네" 하시였다.
"자네는 언제부터 소금을 구웠는가?" 물으시니
김일훈선생께서 '제가 해인사에서 처음으로 대나무에 소금 넣어 죽염을 구웠습니다"라고 하니
팔현 선생께서 말씀하시기를
"소금을 굽기로 하면 토기나 철기는 불에 타 없어지지 않거든, 그래서 불에 타 없어지는 나무 중에 소금을 넣을 수 있는 속이 빈 나무가 대나무밖에 없지, 그러니 옛날에도 대나무에 청일염을 넣어 소금을 구웠어, 그때도 죽염(竹鹽)이라 하고, 열에 잘 달구어진 자철광에 소금과 쑥을 함께 구어 쑥물이 들게 구운 소금을 쑥 애(艾) 자를 붙혀 애염(艾鹽)이라 했어, 그리고 뼈 골(骨) 자를 붙여 골염(骨鹽)이라는 것이 있어, 옛날 무덤 속의 외관 아래 시체물이 내려 단단해진 것을 고강토라 하는데 한약 건재상회 가면 팔아 이것을 소금과 함께 구운 것을 골염(骨鹽)이라고 하는데 골절이나 맞아 어혈이 든 사람이 먹는 거야 !"라고 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