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運逢恩師1947~1968

인연 따라 이곳저곳 26, "생명을 살리는 살림집의 구들방은 뜯는다고 하지 않고 구들 고래를 연다"라고

작성자無耘|작성시간26.06.22|조회수0 목록 댓글 0
팔현 선생께서 말씀하셨다.
"내일은 면장댁에서 구들 놓기를 하니 옷도 새것으로 잘 챙겨 가고 준비하거라"
(아마 면장님댁 식당방에서 점심을 먹으니 새 옷을 갈아입을 옷을 준비하라는 말씀인 듯합니다)
아침 일찍 면장댁에 가서 팔현선생께서 말씀하셨다
"구들방을 열거라" 하셨는데 나는 처음 듣는 말씀이라 못 알아듣고 그냥 서서 기다리는데
다시 팔현선생께서 말씀하셨다.
"생명을 살리는 살림집의 구들방은 뜯는다고 하지 않고 "구들 고래를 연다"라고 해야 하느니라"
"왜요?"
"부엌을 관장하는 조왕신이 노할 까봐 그렇게 부른단다."
"못 알아듣겠어요"
"생을 의미하는 우리 말 '삶', '삶'의 옛말 'ᄉᆞ'은 우리 인간의 생명을 의미하는 말의 근원이 되었으며, 호흡의 '숨', 음식을 먹는 기구 시(匙), 생명이 담긴 육체의 '살'등이 모두 'ᄉᆞ'에서 비롯된 것이니 살림집 방 고래를 '뜯는다'라고 하지 않고 겸손하게 '연다'라고 하는 것이여!".
"오전 새참시간이 되도 새참이 나오지 않네요?"
"글쎄다 면장댁이니 거하게 얻어먹으려고 아침도 그르고 왔는데..."
"배고파요"
팔현선생께서 새참을 기다리다 쉬면서 나에게 "마을 뒤쪽 안골에 있는 절에 가서 내가 시켜서 왔다고 하면서 초 토막 한 20개 얻어오라" 하셨다.
"초토막은 뭐 하려고요?"
"이놈아 어른이 시키면 '예' 대답부터 해야지, "
주지스님께서 불공드리면서 잠깐 사용한 새것 같은 초를 20자루 넘게 주시면서 "오늘은 너의 선생께서 화가 많이 나셨나 보구나?" 하셨는데 주지스님은 아시는 것 같은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유를 알지 못하였다.
펄현선생께서 말씀하셨다
"일을 시켰으면 주인이 나와 봐야지 코빼기도 보이지 않으니 말이다. 옛말에도 '안증뱅이 주인이 일꾼 열 몫 한다' 라고 했는데.... 면장이야 출근해서 사무에 바쁘니 그런다 치더라도 안 사람이 나와 인사라도 하면 더 잘해 줄 것인데 방에 누워 잠자는지 나오지 않으니 말이다" 하시고는
"새참도 주지 않는 것 보니 점심도 글렀다 어서 마무리하고 가자" 하시면서 윗목 연도부근에 초토막 20여개를 새끼줄로 감아 세우고는 큰 구들장 한 장을 그 위에 올려놓고는 진흙미장을 하고 구들 놓기를 마치고는 "가자 가면서 읍내 들려 국수나 먹고 가자"
"노임은 어떻게 받으려고요?"
"미리 받았지, 일 끝나고 받으려면 자존심 상해서 나는 미리 노임 주지 않으면 가지를 않아"
팔현선생과 오면서 하시는 말씀이 "면장댁 구들이라 채면도 있고 해서 아주 잘 놓아드렸는데 한 이십일 지나면 고쳐달라고 나를 찾아올 것이네" 하셨다
아니나 다를까 한 이십일 지나니 면장댁 식모가 와서 "할아버지께서 구들방을 수리하고는 아랫목 윗목 할 것 없이 절절 끓는 구들방이었는데 며칠 전부터는 방이 하나도 따습지 않고 아궁이에 불도 잘 들어가지 않아요 면장 사모님께서 한번 오셔서 보시라고 하십니다"
"나는 다른데 급한 일 맡은 게 있어서 못 가니 먹을 새참 많이 챙겨서 다른 일꾼 불러다 보라고 전하게" 하시었다.
저녁 먹고 한가한 시간이 있어 팔현선생께 물어보았다
"선생님 지난번 말씀으로 한 20일 되면 면장댁에서 찾아올 것이다"라고 하셨고, 아침에 그 집 식모가 와서 한말도 이해가 되지 않고, 면장 사모님께서 오시라는데 가시지도 않으니 저는 무슨 영문이지 모르겠습니다."
팔현선생께서 말씀하셨다.
"사모님이야 면장각씨지 내 각시가 아니니 됐고, 잘 살고 지체 높다고 없이 막일 하면서 사는 사람 갈시하면 될 것이여!, 면에서는 면장이 어른인데 그 여편네가 일꾼들 새참도 챙겨주지 않고 나와 보지도 않고 어쩌자는 거야,
자기가 아쉬우면 부르고 건방져서 내가 방고래 마지막에 놓는 윗목에서 불길 고르는 화정판(火定版) 밑에다 돌로 받치지 않고 초를 받쳤으니 한 20일 지나면 초가 열기로 녹아 화정판이 내려앉아 고래 마지막 똥구멍을 막은 거지, 집뒤 새로 까대기 지어 달아 내어 굴뚝이 막히면 조왕신이 노하여 꼭 사람이 죽거나 다쳤거든,
그런데 나는 고래 똥구멍을 막았으니 그 집이 사고 난 거지, 구들을 다시 열어도 초가 녹아서 흔적이 없어 아무도 몰라" 하셨다.
팔현선생께서는 없이 사시는 주민들 집에 혹 가실 일이 있으시면 부엌 아궁부터 살피시고 부엌 벽면이 시커먹케 된 집에는 아궁이를 무료로 고쳐 주시면서 "아궁이는 나무 잡아먹는 귀신이여!, "라고 하시면서 고쳐주시는 인심 좋은 할아버지셨다. 그리고 절대로 못 사는 사람, 못 배운 사람, 지체 낮은 사람에게도 항상 존대어로 말씀하시지 반말하거나 거만하게 하지 않으셨다.
***6월 정기구들교육 공고 https://cafe.daum.net/sowoozee3/OBKO/1293
존재하지 않는 이미지입니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