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현선생께서 지역유지를 만난다고 가셨다가 다녀오시고는 말씀하셨다.
"세상에는 본인은 손해를 보면서 좋은 일을 하는 이도 있고, 본인은 죄를 지으면서 이익을 보는 사람도 있어, 내가 막노동에는 노임을 받지만 그래도 없는 집 자식들 무료로 문맹 깨우치고, 아픈 환자 무료로 돌보는데, 칭찬 주기는커녕 죄인 취급하는 이가 지역 유지며 잘 사는 사람이여" 하시고는
"싸워봤자 경찰서에 불려 가 신원조회나 받으니 맞서 봐야 오라 가라 억울하기는 나만 당하니 '중 보기 싫으면 절 떠나'라고 하듯이 그냥 정리하고 지리산 벽소 산막으로 가자" 하시었다.
형님이 말하였다.
"거창서도 그랬듯이 누가 약 짓고 환자 거둔다고 고발한다고 협박 한 거지요? "
"그래, 타관에서 연고 없이 버티기가 어렵구나, 싸워봤자 나는 전과이력이 있으니 나만 손해를 보겠구나, " 하시었다.
형님이 다시 말하였다.
"팔현선생께서 거창에서 주민과 싸우면서 하시던 대로 하셔야지요 "
나는 어떤 영문인지 몰라 형님께 조용히 물었더니
"거창에서 팔현선생과 지역 유지들과 싸운 적이 있는데 그때 팔현선생을 지역 유지 아들이 팔현선생을 구타했어 그래서 그 집 대문 앞에 누워 '하늘을 이불 삼고 땅을 벼개삼아 사는 거지가 죽은들 무슨 한 이 있겠으며 무슨 겁이 있겠소, 여기서 죽으면 군에서 인부 2명 가마니 두 장 지원해 주어 산에 묻히면 그만이지만 당신 아들은 죽으면 그렇지 않겠지, 나오기만 하거라 너의 조상단지를 깨버릴 거다' 하며 며칠 그 집 대문 앞에 밤에 잠자면서 지킨 일이 있었는데 그 집 식구들이 빌고 보상한 일이 있었지"라고 하셨다.
며칠 뒤 팔현선생께서 말씀하셨다.
"집은 지인한테 팔았으니 짐 챙겨 내일 떠나자"하시고는 "언제 평등 좋은 세상이 오려나?" 하시고는 "조선 오백 년이 파벌과 당파싸움으로 망한 나라여! 조금이라도 남이 잘되는 꼴을 못 보는 성격들이여"하시었다.
다음날 함양읍을 떠나면서 형님이 말하였다.
"선생님 그전같이 장날 쌀 전에 가서 쌀이나 몽땅 빼러 가지요?"라고 웃으면서 농담조로 말하니 팔현선생께서 "그만 가자 그때는 어려워서 그랬지만 함양에서 번돈으로 일 년은 놀고먹어도 되는 큰돈 벌었으니 남의 것 훔치지 않아도 되네"하시었다.
지리산 벽소 산막에 도착해서 팔현선생께서 말씀하셨다.
"오래 비워둔 방이니 부엌에 장작 쌓고 쑥 뜯어 덮고 불 피워 연기부터 피우거라" 하셨다
밤에 부엌 바닥에서 모닥불 피우며 않아 이야기하면서 잠자리가 바뀌고 잠이 오지 않아 낮에 연기부터 피운 이유를 물었더니
팔현선생께서 "비워둔 집에 가장 먼저 연기를 피우면 거미 같은 뭇 벌레가 모두 도망가고 오래 비워 둔 방에 불지피면 방바닥이 뜨거워 장판아래 살던 벌레가 장판 밑에서 기어 나와 벽을 타고 올라 천장으로 가서 결국 떨어지면 방바닥에 잠을 자지 못하니 하루는 부엌서 잠자야 하는 거야" 하시고는
또 말씀하시기를 쑥 연기가 미세먼지이니 습기나 냄새를 제거하기 때문이야"하시었다.
그리고 형님께서는 "너 오면서 쌀 전에 쌀 빼는 기술도 배워두면 좋은 건데 못해서 아쉽다. 하며 옛날에 쌀 빼던 이야기며 밤늦도록 형님의 무용담을 들려주었다.
형님의 말로는 "내일 장날이면 오늘 밤에 대나무 잘라 구멍 뚫고 쌀이 잘 흘러나오도록 사내끼(새끼)에 초 토막 묻혀 문질러 반들 반들 하게 광을 내고는 장날 쌀 전에 쌀가마니가 우리 허리 높이로 쌓여있는 쌀 전에 가서 기대면 외투로 입은 독수리 문향이 새겨진 커다란 금색 단추가 앞가슴까지 달린 미제 군용 오버 입고 오른 팔꿈치에 대칼을 장착하고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게 가마니에 꽂으면 대나무 칼 속으로 쌀이 흘러내리는데 그 아래 나의 사타구니에 메달은 별표 밀가루포대를 달은 곳으로 들어가게 하고, 그 무게를 가늠하면서 한 개의 쌀가마에서 두서너 대 정도만 빼야지 너무 많이 빼면 나중에 들통이 나는 거야, 그래서 사타구니에 메달은 밀가루 자루가 무거워 엉금엉금 걸어 다녀도 외투로 입은 오버 때문에 눈치를 채지 못해, 그리고 거지가 배고파 힘없이 걷는구나! 할 뿐이지, 다시 장터 입구 되로 쌀을 파는 곳으로 가서 팔기도 하고, 집에 가져오기도 했어"라고 그러한 무용담을 많이 들려주었다.
팔현선생께서 "오늘은 부엌에서 모닥불 피우면서 불 쬐다 늦게 잠자는 거야 일찍 잠자다 깨면 더 추운 거고" 내가 몰라 검부적을 한꺼번에 많이 넣어 모닥불이 커져서 뒤로 물러나 앉으면 팔현선생께서 "검부적은 조금씩 넣어야지 아깝게, 덥혀놓은 몸을 움직여 식히면 안 되는 거야, " 하시면서 "거지는 작게 피운 모닥불에 쌀찌는 것이여"라고 하시고는 "이제 자야지, " 하시고는 피우던 모닥불 쓸어버리고 그 위에 담요 깔고 구들방 같이 따뜻하게 잠을 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