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 찾아올 적엔 / 하종오
서울 콘크리트집 마당에 서 있는 산초나무 캐어
시골 텃밭가에 옮겨 심고 돌아왔다
애초에 산초나무가 왜 날 찾아왔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밤이면 나란히 앉아 달을 쳐다보며 지냈다
그 몇해 동안에 내 눈빛 가져갔었나,
그가 없으니 눈 침침하여 하늘이 흐려 보였다
한철 뒤 시골 텃밭에 가서 말라죽는 산초나무 보다가
무언가 찾아올 적에는 같이 살자고 찾아온다는 걸 알아차리고는
다시 캐어 서울 콘크리트집 마당에 옮겨 심었다
그날 밤 달 향하여 산초나무와 같이 앉았더니
홀연히 내 눈이 밝아져서 잎사귀에
달빛 빨아들여 빚는 향기도 보이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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淸韻詩堂, 시인을 찾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