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가 사람의 무늬를 만든다 / 박일만
포경수술을 하고 온
중학교 삼학년
아들 녀석을 보고 우리 부부는
웃었다
투정과 장난기 덕지덕지하던 얼굴
온데간데없고
제법 근엄한 미륵불 같았다
산전수전 다 겪은 듯
무거운 얼굴로 생각에 잠겨 있었다
그 소리 없는 등짝을 타고
들바람, 산구름, 눈, 비 들이치고
봄 여름 가을 겨울이 빠르게 건너가고 있었다
한참이 지나도 예전 그 모습
돌아오지 않아 웃었다
녀석,
깊어지고 있었다
- 박일만 시집 『 사람이 무늬 』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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淸韻詩堂, 시인을 찾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