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혼자서 열심히...ㅡ.,ㅡㅋ
그닥 재능이 타고나진 않은 것 같아요.
초등학교 때는 교내 산수경시반 입학고사(?)조차 응시기회를 박탈당하고...
중학교 때는 학원에서 특목고 입학을 목적으로 수학경시반을 만들었는데
그 때 치룬 입학시험 8문제 중 1문제 맞았나 하여튼 그래서 떨어졌고...
과학고는 지원 자격미달로 지원도 못해보고...
그냥 학교시험 점수가 괜찮게 나오는 편이었던 정도를 제외하면 별다를 것
없었습니다. 남들처럼 중3 여름방학 때부터 공통수학 정석 시작했구요.
고등학교 때는 중학교 때보단 좀 나았아요.
잘하던 애들이 외고, 과고로 다 빠져나가서 였는지는 몰라도...
고1 때 담임 선생님이 수학담당이었는데 꽤 신경써주셨죠. 좀 난이도 높은
문제들도 주시고... 수학경시를 시작하게 된건 담임 선생님 권유로 11월달
쯤에 한국수학올림피아드(KMO)에 나가면서부터였습니다. KMO가 한 학
교에서 10명까지 나갈 수 있는데 일반고라 그런지 저희학교에 수학경시
준비하는 애들도 없었고 덕분에 과학고처럼 선발고사 이런 것도 없이 친구
랑 같이 둘이보고 왔거든요. 근데 나중에 담임 선생님이 상위 10%이내인가?
그 안에 들었다면서 경시공부 해보는게 어떻겠냐고 하시더라구요. 근데
자기도 그 쪽은 잘 모르니까 혼자 해볼 수 있으면 해보라고....
근데 막상 시작하려니까 좀 막막하더라구요. 그 땐 KMO가 뭔지, 전국 수학
과학경시대회(원래는 교육부 주최였는데 2000년에 서울대 주최로 바뀌었죠.
지금은 없어졌고)가 뭔지도 몰랐고, 경시학원이 있는지도 몰랐거든요.
혼자 교보문고가서 경시관련 서적은 다 뒤졌더니 4~5권 정도 나오더라구요.
그래서 그거 사다가 고2때는 그것만 무한반복으로 돌렸습니다...ㅡ.,ㅡ
나중엔 거의 문제가 어디붙어있는지까지 외워버릴 정도가 되었죠..
아, 그 때쯤 KAIST 수학연구회에서 발간하는 Math Letter라는 수학잡지도 구독
하기 시작했습니다. 이게 저한텐 도움이 많이 되었던 것 같아요.
운이 좋아서인지 고2때 KMO에 입상해서 계절학교에 들어갔는데 그때서야
강남쪽에 경시전문학원이 있다는 거랑 원서책을 보는 고등학생이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사실 계절학교에서 좀 좋은 책들을 많이 얻어와서 KMO를 한번만
더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했었는데 마지막이라 좀 아쉬웠죠.
사실 전 일반적으로 경시 쪽에 오래 몸담았던 애들하고는 좀 달랐습니다.
고등학교 이전까진 수학경시대회는 근처에도 가보지 못했고(사실 그런게 있는지
도 잘 몰랐고 관심도 없었죠), 제가 수2를 모두 끝낸 건 고3 여름방학 때였거든요.
(고2 때 계절학교 갔을때 어떤 고1 애가 미분을 이용해서 문제푸는 걸 보고
'헉, 나도 아직 안배운 것을 고1짜리가..'라고 생각했던 기억이...ㅋㅋ 대학교 온
후 경시 학원에서 알바하면서 그게 그닥 신기한 일이 아니란 걸 알았지만요..;)
전 고등학교 때 수학경시 공부하면서 수학에 흥미가 많이 생긴 것 같아요.
사실 중학교때 까지만해도 컴퓨터쪽을 전공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고등학교때 수학경시하면서 수학에 많이 매료되었던 것 같습니다.
수학공부를 하면서 가장 경계해야할 부분은 "뜬금없이 나오는 설명,법칙,내용"
입니다. 수학에서 어떤 정의나 개념, 공식이 아무런 이유없이 나오는 경우
는 없다는거죠. 보통 '정의'라 하면 "수학자들이 약속한 것이니 암기하라."는
사람도 있지만, 전 그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그 전에 수학자들이 왜 그렇게
약속했는지를 알아야죠. 수학에서 정의는 보통 어떤 수학자가 자신의 논문에서
새로운 기호를 정의해서 쓰고, 다른 여러 수학자들이 그 정의가 나름대로 합리
적이다고 판단하여 가져다 쓸 때 보편적인 정의로 인정받게 됩니다.
우리가 생각해보아야 할 것은 수학자들이 왜 그 정의가 합리적이고 타당하다고
판단했는가... 하는 부분이죠. 물론 내용에 따라 이런 판단이 쉬운 것도 있고
어려운 것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부분은 끊임없이 생각하고 찾아보아야 할
부분이죠.
제가 고등학교 때 본 수학 수능 문제집이 손가락을 꼽는데요. 대신 이상 잡다한
수학책이 많았습니다. 수학 독본, 문제를 어떻게 풀 것인가, 수학의 발상법 등
수능은 물론 수학경시와도 별로 상관없는 책들이 좀 있었죠. 전 오히려 이것
들이 제 수능이나 경시에 도움이 많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이런 책들을 보면서
제가 알고 있던 개념들을 다시 생각해보다보면 새로운 것들을 발견하게 되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대학교에 와서도 그런 방식은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 같아요. 제가 대학에
와서 산 전공책이 100여권 가까이 됩니다. 남들이 괜찮다고 추천하는 책이나
제가 도서관이나 서점에서 보고 괜찮다고 생각되는 책들은 대부분 샀거든요.
일부는 제본한 것도 있구요. (혹자는 전공책이 비싸다 하지만 한두번 정도
술값만 아끼면 책 하나 살 수 있죠. 그리고 대학 등록금이나 여러 학원비들에
비하면 그렇게 비싼게 아닙니다. 그 책에서 얻을 수 있는 내용에비해 말입니다.)
대학 수학에서는 하나의 개념에 대해 다양한 방법으로 접근하는 것을 훨씬
많이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다양한 접근이 궁극적으로 왜 같은지(결국
같은 개념을 설명하는 것이니까요)에 대해 생각해보다보면 그 내용의 본질을
훨씬 쉽게 파악할 수 있죠. 제가 전공책을 여러권을 산 이유입니다. 하나의 개념
에대해 잘 파악이 안되면 다른 책에선 그 개념을 어떻게 설명하고 있는지 찾아
보는거죠. 그러다보면 훨씬 그 개념을 쉽게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