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옛날에 사야도가 좌선할 때 가끔 큰 사야도께서 오셔서 수행 지도를 해 주셨다. 그 말씀을 듣는 것이 너무 좋아서 그 말씀에 귀를 기울였다. 그런데 하루는 좌선 중 사띠ㆍ사마디가 좋아서 편안하게 큰 사야도의 법문을 듣고 있었는데 오른쪽에서 발 씻는 물소리가 들렸다. 그래서 큰 사야도의 법문을 듣고는 싶은데 잘 들리지 않았다. 그러자 마음이 물소리가 나는 곳을 향하더니 마음에서 어떤 느낌이 올라왔다. 힘들어졌다. ‘조금 전까지는 그렇게 편안했는데 어째서 갑자기 힘들어졌는가?’하고 생각하면서 조사해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그래서 그때 상황을 자세히 알아보았다. 마음이 들으려고 하는 것, 마음이 저쪽으로 가는 것, 이것을 4∼5번 보았다. [그러다가 마침내] 들으려는 마음은 너무 강했는데 그것을 못 듣게 되니까 마음이 저쪽으로 가면서 도사가 일어났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마음이 작용하는 것, 생각하는 것, 말하는 것, 이런 것들을 다 알고 있었다. 한 가지만 알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소리가 들리는 것도 알고 있었고, 마음을 대상에 기울이는 것도 알고 있었고, 생각하는 것도 알고 있었고, 몸의 느낌도 알고 있었고, 전체를 다 알고 있었다. 그렇게 다 알고 있으니까 ‘그때 들으려는 마음은 강했는데 다른 소리 때문에 못 듣게 되자 도사가 일어났다.’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모든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도사의 원인을 알 수 있었다. 그러자 올라오던 느낌은 사라지고 다시 편안해졌다. 지혜가 왜 생겼겠는가? ‘무엇 때문에 이렇게 되었는가?’하고 알고자 하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로바ㆍ도사가 일어날 때 마음이 로바ㆍ도사에 붙어서 생각한 것이 아니라, 한 발짝 물러나서 ‘어째서 이것이 생겼는지 지켜봐야겠다.’하고 조사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에 지혜가 생겼다. 우선 로바가 있었고 그 로바로 인해 도사가 일어났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로바가 45% 일어나면 그것이 충족되지 못했을 때는 도사도 45% 일어난다. 로바가 90%면 도사도 90% … . 이 이치를 알게 되자 그런 로바가 일어나는 것을 허락하지 않게 되었다. 로바가 일어나려 하면 바로 브레이크를 밟아 버린다. 수행을 통해서 깨달음이 있는 사람은 로바가 일어나는 것을 허락하지 않게 된다. 나쁘다는 것을 그렇게 한번 알게 되면 평생 동안 잊지 않게 된다. 일어나려 하면 바로 알아차린다. 무언가 일어나면 그것을 보는 시야가 넓어야 한다. 한군데 집중하는 사람은 그것을 다 알 수 없다. 넓은 시야로 봐서 전체를 다 알고 모든 정보가 다 모였을 때 그 원인과 결과를 알 수 있다. 지혜도 반드시 있어야 한다. 그래서 하나만 집중해서 보는 사람은 지혜의 힘이 좋아질 수 없다. [만약] 그때 소리에 집중하거나 느낌에 집중하고 있었다면 그런 지혜가 날 수 없었을 것이다. 전체적인 것을 모두 다 알고 있었고, 왜 이렇게 되었는지 조사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었으며, 그래서 다시 보게 되었고 그러니까 왜 그렇게 되었는지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한군데만 집중하는 사람은 아무런 생각을 하지 않는다. 도사가 일어나도 생각하지 않으니까 마음이 고요하다. 고요할 수는 있지만 지혜는 나지 않는다. 도사가 일어날 생각들을 하지 않으니까 고요하기는 하지만 조사할 생각을 하지 못한다. 조사하는 것을 잊어버리고 있다. 그래서 지혜가 나지 않는다. 이런 것을 들어 두어야, 내가 실제로 어떤 상황에 처했을 때 [이것이] 지혜가 날 수 있는 원인이 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