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꾼이면 누구나 자기가 낚은 붕어의 나이를 알고 싶어한다. '이 붕어는 도대체 얼마나 살았을까? 몇 년이나 되면 이렇게 클까?' 사뭇 궁금하지만 쉽게 알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본지에서는 96∼97년, 2년에 걸쳐 붕어의 나이에 관한 기사를 실은 바 있다. 바로 붕 어의 비늘에 있는 나이테(輪紋)로 연령을 산출해내는 작업이었다. 어류를 연구하는 학자들이 행한 이 작업을 통해 '월척의 나 이'나 '붕어의 생태'를 엿보기도 했다.
그렇다면 이런 '비늘로 나이 알기'는 전 문적인 학자들만이 가능한 어려운 작업일 까?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일반 낚시꾼들도 비늘을 조금만 자세히 살펴보면 붕어의 나이를 알 수 있다. 또한 현미경 같은 전문 장비가 필요한 것도 아니다. 쉽게 육안으로 식별 가능하다.
지금 바로 낚은 붕어를 꺼내보라. 그리고 비늘을 하나 뽑아 자세히 살펴보자. 거기에는 붕어의 나이가 깃들어 있다.
고른(원) 비늘 골라 나이테 갯수 헤아려야
우선 붕어의 몸에서 비늘을 뽑을 때는 옆 줄이 있는 부위의 비늘이 좋다. 뽑은 비늘을 물에 씻어 미끈 미끈한 체액을 제거한 다 음, 햇빛에 비춰보자. 이때 햇빛의 정면보다는 15도 정도 옆에서 관찰하면 더욱 뚜렷하게 나이테가 보인다.
만약 한 개만으로 판독하기 힘들 때는 몇 개의 다른 비늘을 더 살펴보면 보다 확실해 진다. 모든 비늘은 똑같은 나이테가 있기 때문이다. 돋보기나 사진용 확대경이 있다면 더욱 자세히 관찰할 수 있다.
이제 비늘을 살펴보자. 비늘 중에는 빠진 후 다시 자란 재생비늘이 있다. 이 재생비늘로는 붕어의 나이를 제대로 판독할 수 없으므로, 원비늘인가를 확인해야 한다.
<그림1>붕어의 나이테
비늘을 자세히 보면 <그림1>처럼 두드러지게 검거나 흰 테가 있다. 이는 성장이 둔 화되는 겨울에 생기는 휴지대(休止帶)인데, 1년에 하나씩 생기므로 곧 나이테가 된다.
이런 테의 갯수를 정확히 헤아리면 된다. 문제는 이 테들이 불분명한 경우이다. 나이 테 중에는 <그림1>의 A처럼 테가 전체적이 아닌 부분적인 것이 있다. 이를 가짜 나이 테(僞輪紋)라 한다. 이런 테는 나이에서 제 외해야 한다.
만약 테와 테의 간격이 유난히 가깝거나 떨어져있는 부분이 있다면 그 부분을 더욱 자세히 살펴봐야 한다. 대개의 비늘은 나이 테와 나이테간의 간격이 일정하기 때문이다. 단, 처음 생긴 나이테와 두 번째 나이 테는 차이가 난다.
비늘 판독 중 가장 어려운 것은 마지막 나이테이다. 왜냐하면 붕어가 크면 클수록 나이테가 좁고 약해지기 때문. 이때는 그 붕어가 낚인 시기가 중요하다. 가령 금년 5 월에 낚았다면, 나이테가 형성되는 겨울이 지났으므로 잘 보이지 않더라도 한 살을 계 산해 주어야 한다. 그렇게 계산한 나이테가 전부 5개라면 이 비늘을 소유한 붕어는 다 섯 살, 그리고 낚인 5월에서 1~2월(겨울) 을 빼면 3∼4개월 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