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시대의 식사예절 >
조선시대에는 유교적 생활의 틀 속에서 효를 중시하는 가부장적 대가족제도 아래 있었기 때문에 식사예절은 엄격했다.
(1) 식사 중의 예절
① 어른을 모시고 식사를 할 때에는 어른이 먼저 수저를 든 다음에 아랫사람이 들도록 한다.
② 숟가락과 젓가락을 한손에 들지 않으며, 젓가락을 사용할 때에는 숟가락을 상위에 놓는다. 숟가락이나 젓가락을 그릇에 걸치거나 얹어놓지 말고 밥그릇이나 국그릇을 손으로 들고 먹지 않는다.
③ 숟가락으로 국이나 김치 국물을 먼저 떠 마시고 나서 밥이나 다른 음식을 먹는다. 밥과 국물이 있는 김치, 찌개, 국은 숟가락으로 먹고, 다른 찬은 젓가락으로 먹는다.
④ 음식을 먹을 때에는 음식 타박을 하거나 먹을 때에 소리를 내지 말고 수저가 그릇에 부딪혀서 소리가 나지 않도록 한다.
⑤ 수저로 반찬이나 밥을 뒤적거리거나 헤치는 것은 좋지 않고, 먹지 않는 것을 골라내거나 양념을 털어내고 먹지 않는다.
⑥ 먹는 중에 수저에 음식이 묻어서 남아있지 않도록 하며, 밥그릇은 제일 나중에 숭늉을 부어 깨끗하게 비운다.
⑦ 여럿이 함께 먹는 음식은 각자 접시에 덜어 먹고, 초장이나 초고추장도 접시에 덜어서 찍어먹는 것이 좋다.
⑧ 음식을 먹는 도중에 뼈나 생선가시 등 입으로 넘기지 못하는 것은 옆사람에게 보이지 않게 조용히 종이에 싸서 비아통(토구)에 버린다. 상위나 바닥에 그대로 버려서 더럽히지 않도록 한다.
⑨ 식사중에 기침이나 재채기가 나면, 얼굴을 옆으로 하고 손이나 손수건으로 입을 가려서 다른 사람에게 실례가 되지 않도록 조심한다.
⑩ 너무 서둘러서 먹거나 지나치게 늦게 먹지 않고 다른 사람들과 보조를 맞춘다. 어른과 함께 먹을 때는 먼저 어른이 수저를 내려놓은 다음에 따라서 내려놓도록 한다.
⑪ 음식을 다 먹은 후에는 수저를 처음 위치에 가지런히 놓고, 사용한 휘건은 대강 접어서 상위에 놓는다.
⑫ 이쑤시개는 한 손으로 가리고 사용하고, 사용 후에는 남에게 보이지 않게 처리한다.
(2)「규합총서」의 사대부 식시오관(食時五觀)
① 공들인 것의 많고 적음을 헤아리고 그것이 어디서 왔는지 생각해야 한다.
② 충효와 입신의 뜻을 살펴서 음식의 맛을 너무 따지지 말라.
③ 마음을 다스려서 과하게 하지 말고 탐내는 것도 막아야 한다.
④ 음식을 좋은 약으로 생각하여 모양에 너무 치우쳐 먹지 말라.
⑤ 도업(道業: 군자의 도리)을 이루어 놓고서야 음식을 받을 것이다.
(3) 이덕무의 「사소절(士小節)」에 나오는 식사예절
조선 후기 선비들의 덕목 중의 하나로 식사예절이 꼽혔을 정도로 밥먹을 때의 예의가 강조되었다. 특히 도덕교과서인 「소학(小學)」에는 식사예절을 성현들의 교훈을 통해 가르치고 있는데, 곧 먹는 것에 욕심을 부리는 일은 성욕과 같은 것이기 때문에 최대한 절제된 식사를 하는 것이 군자의 도리라고 했다.
이덕무는 「소학」을 한국적 상황에 맞게 고친 「사소절」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 너무 크게 싸서 입안에 넣기가 어렵게 하지 마라.
* 볼이 크게 부르게 하는 것은 예절에 벗어난다.
* 무나 배나 밤을 먹을 때는 자주 씹어 사각사각 소리를 내지 말고 먹어야 하며, 국수와 국 그리고 죽을 먹을 때는 갑자기 들어 마셔 후루룩 소리를 내지 말아야 하며, 물을 마실 때는 목구멍 속에서 꿀꺽꿀꺽 소리나게 하지 말라.
* 음식을 먹을 때는 배에 알맞게 먹어서 남은 것이 없게 하고, 특히 밥을 다 먹고 난 후 그릇에 물을 부어 먹어 한 톨의 쌀이라도 버려서는 안된다.
* 숟가락이 그릇에 닿아 소리나게 하지 말 것이며, 밥알을 남겨 뜰의 도랑이나 더럽고 습한 곳에 흘려버리지 말라.
조선 후기 주자학의 도학실천에 투철한 사대부들이 믿었던 이러한 '식시오관' 등의 규범은 음식을 먹고 마시는 일을 마치 수도승처럼 하도록 강요했다. 그러나 이면에는 선비들의 검소한 정신이 담겨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