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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세부 말라파스쿠아섬의 다이빙

작성자DH-OCEAN|작성시간20.06.01|조회수149 목록 댓글 0

글/사진 민경호(온더코너(www.onthecornerdive.com) 대표PADI IDC Staff Inst.)




 


여행의 이유

“여행이란 장소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생각과 편견을 바꾸어주는 것이다.” 1900년 전후의 낭만 시대를 열정적으로 살아냈던 프랑스의 소설가 아나톨 프랑스의 말이다. 깊이 공감되는 말이다. 다만,장소를 극적으로 바꾸면, 생각과 편견도 자연히 바뀌게 되는 경우도많다. 현시대에 사랑받는 소설가 김영하는 그의 책 ‘여행의 이유’에서, “어둠이 빛의 부재라면, 여행은 일상의 부재다.”라고 말하였다. 일상이 철저히 부재하는 곳, 장소가 극적으로 바뀌는 곳이 그다지 멀지않은 바다에 있다. 필리핀 세부의 북쪽에 위치한 작은 섬, 말라파스쿠아섬이다. 그곳이 가장 빛나는 계절, 5월에 온더코너 멤버들과 함께 방문하여 일상의 부재를 만끽하고 왔다.





 


말라파스쿠아섬의 베스트

일상의 부재

말라파스쿠아섬에 가기 위해서는 세부 막탄 공항까지 4시간의 비행, 다시공항에서 세부 최북단 마야항구까지 차로 3시간 30분, 항구에서 섬까지 보트로 40분을 가야 한다. 일상이 모래시계처럼 서서히 빠져나가기 위한 거리와 시간이라 여기며 밤을 새워 이동하였고, 아침 해가 솟을 무렵에 마야항구에 도착했다. 말라파스쿠아섬은 걸어서 1~2시간 남짓이면 전체를 둘러볼수 있을 만큼 작은 섬이다. 이곳은 담수 샤워도, 차와 오토바이도, 병원과약국도, 큰 슈퍼마켓도 전혀 없는 곳이다.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것을 넘어,단절과 고립이 가득 차오른다.


쾌적한 오지

말라파스쿠아섬까지의 이동, 숙소(레전드 리조트) 마련, 각 식당의 예약은전부 솔다이버스(대표 차동호 강사)의 도움을 받았다. 인터넷도 느리고, 전파가 터지지 않는 순간들도 많고, 담수 샤워도어려운 곳이지만, 말라파스쿠아섬 최초의 한인샵으로서 2014년 4월부터 현재까지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솔다이버스섬의 꼼꼼한 도움덕에, 오지에서의 일정 진행이 무척이나 매끄러웠다. 솔다이버스는 숙소와 식당이 밀집하여 있는 말라파스쿠아섬 남단 바운티 비치의 가운데에 위치하기에, 동선도 짧아 좋았다.


미식여행의 즐거움

고립감이 가득한 말라파스쿠아섬인데, 오히려다른 다이브 스팟들에 비하여 저녁식사가 화려했다. 오션비다, 아미한, 안젤리나 등 유수의 레스토랑들이 해변을 따라 포진하여 있고, 수준급의 식사와 낭만적인 분위기를 제공하여 준다. 오션비다의 페퍼스테이크, 아미한의 해산물 구이 모듬, 안젤리나의 피자 등을 산미구엘과 함께 해 질 무렵에 먹는 것은 대단한 만족감과 일상의 부재를 확실하게 보장해 주었다.


빛나는 5월

말라파스쿠아섬은 연중 다이빙이 가능하고 따뜻하며, 작은 섬이지만 주변에큰 섬들이 먼바다로부터의 물결을 막아주어, 파도가 잔잔하고 조류가 부드러운 편이다. 그중에서도 5월 전후는 건기의 절정으로, 파고가 0.3m 이하인날들이 이어지고, 수온 29도와 기온 30도가 유지되며, 하늘은 높고 건조한바람만이 살랑거린다. 말라파스쿠아섬에 가장 빛나는 시기에 온더코너 멤버27명과 함께 솔다이버스를 방문했다. 입도하는 뱃길도 아침햇살을 부수어가며 환하게 열렸다.





 


개성이 뚜렷한 포인트들의 향연

에보리프의 체크다이빙

5월 4일 오전, 솔다이버스에 도착하자마자 체크다이빙으로 방문한 첫 포인트는 말라파스쿠아섬 동쪽 연안의 에보리프였다. 하얀 모래 사면에 어초와말미잘이 듬성듬성 있고, 곳곳에 마크로 피사체들이 산재하여 나타났다. 동행하였던 김환희 강사는 1111회의 로그를 달성하여 기념사진을 찍었고, 그와중에 알을 돌보고 있던 아네모네 피쉬도 볼 수 있었다. 에보리프에는 솔다이버스에서 조성한 방카보트 렉도 있다. 그 주변에 많은 물고기가 밀집하여 있어서, 출수 무렵에 모두가 즐겁게 구경했다.


가토섬의 지형과 연산호

말라파스쿠아섬에서 북서쪽으로 보트를 40분 정도 타고 가면, 고양이라는의미의 가토섬이 등장한다. 이곳은 작은 동굴과 그 안에 있는 화이트팁샤크로 유명한 곳이다. 5월 4일 토요일, 2번의 다이빙을 이곳에서 진행했다. 동굴 내부의 신비로운 분위기, 동굴의 창을 통하여 본 푸른 물빛과 빛나는 하늘은 기대를 한참 뛰어넘었다. 월을 따라 드리프트 다이빙도 하였는데, 흘러가기 좋은 정도의 조류가 불어왔고, 바위마다 피어오른 연산호는 빗질을 받 듯 한껏 팔을 벌려 조류를 맞았다. 출수 무렵에는 5월의 빛내림을 카메라에담느라 바빴던 기억이 났다.


환도, 환도, 환도

오지의 작은 섬이 이토록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게 된 가장 큰 이유는 환도상어와의 만남이 보장되는 모나드솔 포인트 덕분이라고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5월 5~7일까지 3일 연속 새벽마다 입수하였다. 5시에 보트가 출항하여 섬의 남동쪽으로 40분 정도 이동하면, 해가 떠오르는 것을 바라보며 입수하는데, 그 청량감이 참 좋았다. 환도상어를 보는 것은 보장되나, 얼마만큼 가까이서 극적으로 마주하는지는 각자의 몫인 것 같다. 양호한 시야에서매우 가까운 만남이 몇 차례 있었고, 순간 시간이 멈춘 것 같은 감동의 충격파가 몰려왔다. 이러한 짜릿함 또한 여행의 이유 중 하나다.



 

 

 


케피탄칠로의 비경

말라파스쿠아섬의 떠오르는 핫스팟, 솔다이버스가 자신있게 추천하는 스페셜 포인트, 바로 남쪽으로 2시간 뱃길에 위치하여 있는 너무나 작은 등대섬 케피탄칠로섬이다. 수십 년 동안 방치된 인상을 주는 건물의 잔해, 여전히 높이 솟아있는 등대, 듬성듬성 심어져 있어 오히려 열국의 낭만을 짙게 풍기는 야자수, 바닥이 그대로 보이는 섬 주변의 맑은 물, 빼곡하게 피어오른 경산호 군락 등 이곳을 방문해야 할 이유와 매력은 넘쳤다. 편도 2시간 거리임에도 불구, 5월 5일과 7일 양일 동안 4회 입수하였고, 특히 핑크스노우 포인트의 테이블 산호 군락은 어디서도 보기 힘든 비경이었다.


깔랑까만섬의 평화로움

5월 6일 주간 다이빙은 깔랑까만섬에서 2회 진행했다. 깔랑까만섬은 일반관광객들에게도 유명한 섬이다. 밀가루를 쌓아놓은 듯 곱고 새하얀 해변이눈이 닿는 저 멀리까지 길게 이어진다. 작은 섬 위에는 야자수 밑으로 테이블과 의자, 방갈로 등이 마련되어 있어 섬에 내려 식사하기 좋은 환경이다.물속 풍경도 독특하다. 15~25m 수심대에 해송이 빼곡히 숲을 이루고 있고, 얕은 수심의 플래터에는 마크로 피사체들이 줄을 지어 나타나며, 작은거북이들은 연산호를 입에 물고 있다. 운이 좋게도 2,000여 마리의 서젼피쉬 스퍼닝을 목격하게 되었는데, 갑자기 나타난 이들의 애정행각에 덩달아심장이 뛰었던 기억이 났다.



인생의 원점

“자기 의지를 가지고 낯선 곳에 도착해 몸의 온갖 감각을 열어 그것을 느끼는 경험. 한 번이라도 그것을 경험한 이들에게는 일상이 아닌 여행이 인생의원점이 된다.” 소설가 김영하는 그의 저서 여행의 이유에서 위와 같이 적었다. 오지를 굳이 찾아가서 입수하여 온몸으로 그곳을 느끼는 경험의 대표주자는 역시 다이빙이다. 다이버는 일상이 아닌 바닷속 여행이 인생의 원점이자 무게중심이 될 수밖에 없다. 물론 여행지에서는 일상의 부재를 도모하여도, 그러한 경험은 일상이 없이는 만들어지기 어렵다. 다시금 만나게 될 말라파스쿠아섬의 초여름을 그리며, 일상을 보내고 있을 모든 다이버 여러분들을 응원합니다.








출처
http://www.sdm.kr
scuba diver 2019년 7/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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