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夏苑葉信〕(124)
우리는 지금 밀양으로 간다
김 문 홍
<지난 해 밀양연극촌 내 숲의 극장에서 공연된 초청공연의 어느 장면 : 사진 김문홍>
해마다 이맘때면 밀양은 연극으로 술렁이기 시작한다. 보름 가까이 밀양연극촌에서 개최되는 공연예술축제 때문이다. 이 기간 중 연극촌 안의 5개 극장에서는 50여 편의 국내외 연극이 펼쳐진다. 전국 각지에서 만 여 명의 관객들이 몰려들어 연극을 통해 소통하며 마음 속 앙금을 걷어내고 치유한다. 관객들은 무대 위의 다양한 삶과 사회를 반면교사로 삼아 오늘의 자신을 성찰하고 미래적 지평을 내다본다.
연극은 한 번 공연하고 나면 사라지는 일회성의 예술이다. 사라진다는 것은 덧없고 허망하다. 영국의 세계적 연출가 피터 브룩은 이렇게 허망한 예술에 연극인들이 부나비처럼 뛰어드는 것은 정말 불가사의한 일이 아닐 수 없다고 했다. 이곳에서는 신문과 텔레비전 같은 범속한 저널리즘은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 오직 사람과 사람, 무대와 관객 사이의 소통만이 있고, 인간답게 하지 못하는 상황에 대한 젊은 연극인들의 날선 현실인식만이 존재한다. 그래서 우리는 지금 밀양으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