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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답게 만드는 타자(他者)

작성자임종찬|작성시간26.06.08|조회수7 목록 댓글 0

나답게 만드는 타자(他者)

 

레비나스(Emmanuel Levinas 1906~1995)는 혼자만으로는 가 되지 않고 타자를 만나면서부터 현재의 가 만들어 졌다고 하여 타자의 얼굴이 나의 성숙을 위한 기초가 된다고 했습니다.

그의 말에 의하면 잘났건 못났건 오늘의 나를 만든 것은 내 스스로 이룩한 결과가 아닐 뿐 아니라, 현재의 나는 완성된 존재가 아니기 때문에 끊임없이 변화를 거듭하는 미완의 존재라는 것입니다. 현재대로의 되는 데에 타자의 영향이 컸지만 앞으로의 가 되는 데도 타자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인간은 타자를 만나면서부터 타자의 모습에 대한 응답이 자신을 성숙하게 해 왔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타자는 나를 나답게 만든 선생님입니다. 타자의 그릇된 행동은 나는 적어도 저렇게만은 안 되어야 하겠다도 교육받았지만 나도 저와 같이 닮아야겠다는 모방심리를 작동하게 한 것도 타자의 역할입니다.

한나 아렌트(Hannah Arendt 1906~1975)는 그의 책 인간의 조건에서 인간의 자유, 정체성은 고립된 상황에서 자각된 결과가 아니라 타자와의 만남으로 얻어진 결과라 했습니다. 아렌트의 이 부분은 레비나스 의견과 다르지 않습니다.

에른스트 블로흐(Ernst Bloch 1885~1977)는 그의 책 희망의 원리에서 다른 각도에서 인간을 바라봤습니다. 인간은 언제나 미완의 존재이면서 완성의 꿈을 향한다고 하면서 미래는 꿈꾸는 자의 것이라 하였습니다. 인간은 아직-아님즉 현재는 완성을 향한 불확실한 단계에 지나지 않는다는 겁니다.

삶은 언제나 정착이 아닌 여행객의 심정, 아니면 이곳저곳을 염탐하는 염탐꾼 노릇을 한다고 본 것입니다. 인간은 불안을 안고 사는 존재이고 결핍을 항상 느끼는 배고픈 존재이고, 성취의 만족에 안주할 수 없어 방황을 습관으로 생활하는 존재라고 봤습니다.

현재는 다음 단계를 향한 과정의 시간이기 때문에 불안을 느끼면서 다음 항로를 향해 항해하는 여객선 같은 존재가 인간이라는 것입니다.

이들에 앞서 마틴 부버(Martin Buber 1878~1965)는 그의 책 나와 너에서 인간 존재의 본질을 관계라는 관점에서 봤습니다. 여기엔 두 가지 관점이 있는데 하나는 -(I-Thou)’입니다. 이것은 너라는 인격을 존중하고 공감하는 경우이고, 상대적 가치로 를 인정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다른 하나는 -그것(I-It)’의 경우입니다. 이 경우는 타자를 나에게 유불리로 따지는 용도적 기능물로 보는 경우입니다. 나의 관심과 욕구로 타자를 사물화하는 태도입니다. 여기엔 윤리적 결함을 동반할 우려가 있습니다. 마약 거래로 엄청난 돈을 번 누구를 닮아 나도 이런 거래에 빠진다면 안 되는 일이지요.

여기 한 그루 나무가 있다면 이것은 자연의 일부이면서 자족적 생명체로 보는 시각이 -의 관계입니다. 그러나 이 나무는 장작 몇 짐이 될 것이라는 나의 유용성으로 본다면 -그것이 된다는 겁니다.

 

엊그제 국회의원 보궐선거와 지방자치단체장 선거, 교육감 선거가 끝났습니다. 여기에 입후보한 인물들은 스스로를 그 역할의 적임자임을 자처하면서 적어도 상대 후보보다는 역할을 잘 할 자신감 때문에 입후보를 한 것은 틀림 없습니다. 상대 후보자보다 여러 모로 모자란다 생각하면 입후보할 이유가 없지요.

현재대로의 위치에서 상승하고자 하는 욕망이 작용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아니 누구의 성공적인 모습을 닮아 나도 내 욕망을 이룩할 기회가 지금이라는 생각이 선거 전쟁의 용사로 등판하게 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놀음판에서 옆 자리 저 친구가 돈을 따는 걸 보고 나도 돈을 딸 가능성이 있음을 느껴 노름을 하듯이, 옆집 아무개가 주식해서 돈 벌었다 하니 나도 해볼만 하다 해서 주식 사 모우듯이, 나보다 썩 잘나지 않은 모 씨가 선거에 당선되어 금배지를 달고 다니는 걸 사례로 선거전에 나서듯이, 사람들은 주식을 사기도 놀음판에 끼어들기도 선거전에 나서기도 하지만 선거나 놀음이나 주식 투자를 나의 욕망 해결책으로 본 이런 행위는 부버의 말대로 -그것이 됩니다. 목표 달성을 이룬 경우야 다행이지만 그러나 실패한 경우는 삶이 난감하게 됩니다.

앞서 말한 철학자들의 말은 타자로부터 모범적 사례로서의 영향을 말한 것이지 요행의 결과를  타자로 삼아 한 말은 아닙니다. 오히려 이런 경우를 경계하고 있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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