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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여행 후기

[파타고니아 트레킹3] 빙하 탐험

작성자정수기|작성시간21.05.25|조회수851 목록 댓글 8

안녕하세요. 정수기입니다.

엄청 뒤늦은 파타고니아 트레킹 후기 3편 올립니다(2012년에 다녀왔으니까 9년 됐네요 ㅋㅋ)

유튜브 동영상은 제일 끝부분에 있습니다.

바로 아래 링크롤 들어와 주셔도 됩니다.

꾸벅~^^

https://youtu.be/DNNGMeQKDJ4

트레킹 넷째날인데요

오늘도 다행히 날씨가 너무 좋네요

하지만 바람은 여전히 강합니다

산 위에 구름이 얼마나 빨리 흘러가는지 보이시죠?

 

그레이 빙하를 볼 수 있는 라구나 로스 파토스 전망대입니다. 

떠내려 온 빙하 조각이 보이시죠?

빙하를 직접 본 건 처음이라 정말 신기하더라고요.

하이힐을 닮아 레이디스 슈즈라는 이름이 붙은 꽃도 재미있네요.

거친 자연에 적응하며 살아가는 작은 새도 참 대견해 보입니다.

2천 미터대 낮은 산이지만 역시나 만년설을 뒤집어 쓰고 있습니다.

 

오늘의 목적지, 그레이 호수 초입에 도착했습니다.

저 멀리 거대한 그레이 빙하가 보이네요. 

본격적으로 빙하를 보기 전, 그레이 산장에서 잠깐 휴식을 취합니다. 

며칠째 이어진 트레킹에 무릎이 뻐근하네요.

저렇게 텐트를 치고 야영하는 백패커들도 많이 보입니다.

그레이 빙하를 가까이에서 보기 위해선 배를 타야 합니다.

선착장에 많은 트레커들이 도착해 있네요.

저 빙하는 수천 수만 년 전, 눈이 쌓여 만들어진 거겠죠?

이후 조금씩 조금씩 아래로 미끄러지다가 호수에 맞닿은 곳에서 녹아내려 저렇게 호수에 떠 있는 거라고 합니다.

가늠하기조차 어려운 세월을 간직한 모습이 신비롭네요.

 

먼저 작은 보트에 올라탑니다.

이곳은 수심이 낮아 큰 유람선은 들어올 수가 없거든요.

여기저기 떠 있는 작은 유빙을 피해 호수를 가로지릅니다.

호수 중간에서 유람선으로 갈아타고, 다른 사람들의 승선도 기다립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빙하의 몸통을 보러 출발합니다.

커다란 유빙은 더 푸른 빛깔을 보이네요.

빙하가 푸른 빛을 띄는 이유는 빛의 산란과 관계가 있다고 합니다.

빛은 일곱색깔 무지개처럼 여러 개의 파장을 갖고 있는데요.

다른 색깔들은 얼음을 만나면 쉽게 흡수가 되는데, 파장인 짧은 파란색 계열만 표면에서 산란돼 저렇게 푸른 빛을 띈다고 합니다.

두께가 두꺼운 얼음일 수록 더 짙은 푸른색을 보이네요.

빨려 들어가는 것 같이 신비로운 빛깔에 눈을 뗄 수가 없습니다.

배 위에선 빙하 조각을 넣은 위스키도 한 잔 할 수 있어요.

정말 하늘에 먹구름이 끼니까 더 크고 더 푸르게 보이는 것 같네요.

그레이 빙하보다 더 큰 페리토 모레노 빙하를 보러 엘 칼라파테로 북상합니다.

이 곳은 칠레인데요. 

엘 칼라파테는 아르헨티나에 있어 국경을 넘어야 합니다.

먼저 칠레 국경에서 출국 신고를 하고요.

어느 나라나 그렇 듯 출국 신고는 간단하게 끝납니다.

아르헨티나 검문소까지는 차를 타고 꽤 가야 합니다.

두 나라 사이에 주인 없는 땅을 달리자니 우리나라 비무장 지대가 연상되네요.

물론 그곳보다는 훨씬 평화롭지만요.

 

아르헨티나 국경에 도착해서 입국 신고도 합니다.

워낙 두 나라 국민의 왕래가 많은 곳이다보니 일처리가 빠릅니다.

2007년부터 1015년까지 아르헨티나를 통치한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대통령의 사진이 보이네요.

다시 엘 칼라파테를 향해 끝없는 평야를 달립니다.

 

해가 다 지고 나서야 미라도 델 라고 호텔에 도착했습니다.

아침 일찍부터 걷기 시작해 배도 타고 하루 종일 이동했더니 피곤하네요.

늦은 저녁을 먹고는 바로 뻗었습니다.

 

이번엔 빙하 위를 직접 걸어볼 차례.

배를 타고 빙하 가까이 갑니다.

거대한 페리토 모레노 빙하를 바로 앞에서 보니까 그 크기가 실감나네요.

저 멀리 줄지어 걸어가는 사람들 보이시죠?

빙하가 얼마나 큰지 마치 개미들처럼 보이네요.

배에서 내려 빙하 코앞까지 걸어갑니다.

빙하 위에서 미끄러지지 않기 위해 크램폰을 착용하고 본격적인 빙하 트레킹에 나섭니다.

가까이에서 보니까 빙하 표면이 시커멌네요.

오랜 시간 먼지가 쌓여 그렇다네요.

거대한 얼음 덩어리를 헤치고 탐험은 계속됩니다.

깊게 패인 크레바스에 물이 고여 있네요.

멀리서 보던 것보다 훨씬 더 신비로운 푸른 빛을 내뿜고 있습니다.

눈 덮인 남극에 가면 이런 풍경이 펼쳐져 있을까요? 

태어나 처음 본 광경에 정신이 혼미할 정도입니다.

얼음 골짜기를 지나 조금 더 들어가자 더 깊은 크레바스가 보입니다.

물이 흐르면서 크레바스의 크기도 점점 더 커진다고 하네요.

언젠가는 이 벌어진 틈으로 빙하가 깨지면서 호수로 떠내려 가겠죠?

트레킹을 마치자 깨끗한 빙하를 떼내와 빙하 위스키를 한 잔 씩 주네요.

수 만 년의 시간을 단숨에 들이킨 경험은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파타고니아의 또다른 거봉, 피츠로이와 세로토레를 보기 위해 엘 찰텐으로 올라갑니다.

남미대륙을 관통하는 40번 도로를 타고 끝도 없이 펼쳐진 평야를 내달립니다.

사람이 사나 싶은 곳에도 휴게소가 있네요.

잠시 내려 기지개도 펴고 음료수도 사먹습니다.

복잡한 도심에서 생활하다 이런 풍경을 보니까 정말 낯설기만 합니다.

땅이 워낙 넓어서 이동 시간이 만만치 않네요.

오후 늦게 파타고니아 트래블러스 호스텔에 도착했습니다.

 

이틀만에 다시 트레킹에 나섭니다.

피츠로이와 세로토레 트레킹의 시작점인 엘찰텐은 산악마을답지 않게 길이 넓직해서 여유로와 보이네요.

집들 색깔도 가지각색인데, 자연과 잘 어울려 참 예쁩니다.

먼저 피츠로이를 향해 출발합니다.

평탄한 길이 쭈욱 이어져 걷기가 편합니다.

이곳도 눈이 시원해 지는 풍경이 끝없이 펼쳐져 있습니다.

우연히 스컹크도 만났는데요.

사람을 별로 신경쓰지 않는 자유로운 모습을 보니까 기분이 좋아지더라고요.

지구 반대편, 생경한 곳에서 아름다은 자연을 느끼며 길을 걷다 보니 한 사람이 떠오릅니다.

파타고니아 의류를 창립한 이본 쉬나드가 왜 그토록 파타고니아를 사랑하는 지 알 것 같네요.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가면 피츠로이 전망대가 나오는데요.

숲길을 따라 30분 정도를 더 가야 합니다.

드디어 피츠로이 전망대에 도착했는데요.

아~ 이게 왠일입니까.

수줍은 거봉이 구름 뒤로 숨어버렸네요.

저 사람처럼 수영이나 한 번 할까 했는데, 물이 너무 차네요.

세로토레 역시 구름에 가려 보이지 않을 거라는 가이드 말에 엘찰텐 마을로 돌아갑니다.

하늘에 커다란 콘도르 한 마리가 보이네요.

먹잇감을 찾는 듯 연신 뱅글뱅글 도는 모습이 멋집니다.

오후에 가볍게 트레킹에 나선 사람들이 많이 보이네요

마을로 내려가는 길 역시 풍경이 정말 아름답습니다.

 

 

마을로 다 내려오니 수줍음 많은 피츠로이가 얼굴을 빼꼼 내미네요.

가까이에서 볼 수는 없었지만, 이렇게라도 봐서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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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답댓글 작성자정수기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1.05.26 러브레터님도 잘 지내시죠? 함 놀러 갈게요 ㅎ
  • 작성자teango | 작성시간 21.05.26 최근 파타고니아 빙하 TV에서 방영하여 감도 깊게 봤던 기억이 있었는데
    이렇게 실제 다녀오신 님의 글과 사진을 보게되어 영광이네요
  • 답댓글 작성자정수기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1.05.26 재미있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 작성자산 산도깨비 | 작성시간 21.05.26 저도 TV에서 몇번 보고, 저의 지인 다녀온 영상도 보고 했는데
    볼때마다 아름답습니다
    9년전에 다오셨다니
    부럽습니다
  • 답댓글 작성자정수기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1.05.26 저도 기자 때 취재로 갔어요. ㅎ 운이 좋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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