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년 3월 23일 (토)
□ 날씨 : 흐리고 비
□ 비용
○ 주유 1,500엔
○ 캠프장 2,200엔
○ 함박 스테이크 1,700엔
○ 콜라 : 300엔
□ 경로 : 하카타항 - 하도미사키 캠프장(155km)
하카타항에 도착하고 바이크 하선을 도와주는 안전요원이
번역기로 메시지를 보여준다.
"안전하게 여행하시고 일본을 즐겨주세요."
보통 "안전하게 운전해라 오토바이 타면 죽는다."
이런 말을 대부분 들었는데 일본을 즐겨달라니...
뭔가 니뽄갬성이 솓아오른다.
비가오는 날씨에 보통이라면 숙소를 잡고 날씨가
좋아질 때까지 쉬고 있겠지만 정해진 일정이 있어서
투어를 강행하였다.
첫번째로 시오미 공원 전망대에 갔다.
날씨가 흐려서 그런지 경치가 썩 맘에 들지 않는다.
내려오는 길 어머님과 고등학생? 중학생으로 보이는 아들이
내 바이크를 보며 올라고 오고 있어서
한국말로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했다.
재미있어 하는 표정이다.
이치란 라멘 본점은 한국인들로 줄이 엄청 길어서 패스했다.
사쿠라이신사 후타미가우라 토리라는
멋진 바위에 신사입구에 많이 설치되어 있는
구조물을 보러갔다.
한국, 일본 커플들이 줄을 서서 사진을 찍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날씨가 좋지않은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다.
캠프장으로 가는 길 중간에 함박스테이크를 먹었다.
소불고기 맛이 났다. 일본어를 못 해도 간단한 영어로
주문이 가능해서 좋았다.
중간에 어떤 외국인 아저씨가 내 바이크를 보더니
아는 척하고 말하는 단어 하나하나에 집중 했다.
유튜브 하는 여성 라이더 친구가 있다고 하여서
채널명을 음식점 영함에 적어주었다.
나중에 들어가봤는데 조회수 10만~ 500만 정도 되는
대형 바이크 투어 유튜브였다.
구독은 안했다.
우의를 챙겨지만 귀찮아서 안 입었다.
비가 내리다 안내리다 반복 해서였다.
윈디어플 유료결제를 하였다.
국내에만 있을 땐 필요 없었는데 해외에 나오니
날씨에 상당히 민감해 질 수 밖에 없다.
비오는 날씨에 프로텍터들이 젖고 몸에 달라붙으면서
몸 컨디션이 매우 떨어지는 것을 느꼈다.
기어 중립상태에서 엔진 아이들링 템포가 이상하다.
예열을 충분히 했는데도 시동이 꺼지는 증상이 있다.
캬브레터 문제인지, 점화 플러그 문제인지 모르겠다. 사실 상관없다. 둘 다 챙겨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남은 일정까지 내 바이크가 버텨주길 간절히 바랄 뿐이다.
기름이 중간정도 남아서 주유를 했다.
레규라 만땅 이빠이 쿠다사이! 를 외쳤다.
주유해주시는 노신사가 친절했다.
캠프장에 도착하여 비를 맞으며 타프를 먼저 치는데
폴대 하나가 녹이 쓸었는지 끄집어 내느라
20분 이상 소비한 것 같다.
장비 하나하나 확인했어야 했는데 꼭 문제는
확인을 안했을 때 터진다.
삼각대를 챙겼는데 휴대폰을 고정하는 헤드가 어디있는지
보이질 않는다. 짐을 다 뒤졌지만 나오질 않았다.
부산에서 출발하기 전에 어디 가방에 넣은 것 같은데
기억이 나지 않는다. 헤드를 찾지 못하는 이상
삼각대는 짐만 되고 블루투스 카메라 셔터 버튼도
부산에 두고 왔다. 정말 꼼꼼히 확인했어야 했는데...
화요일 15시 비가 예보되어 있다.
특히 화요일은 천둥번개를 동반하고
25mm 가까이 강수량이 예정되어 있다.
일요일 썬씨 캠프장에서 하루를 더 연장하였다.
마지막 날에는 샤워시설과, 개인사우나도 추가적으로 예약하였다.
호텔을 들어가고 싶지만 자금사정이 넉넉하지 못하고
캠핑장비를 챙겨온 만큼 최대한 캠프장을 이용할 생각이다.
잠을 자면서 악몽을 꾸었다.
밤세 내린 빗소리 때문일까?
멀리서 밀려오는 파도 소리 때문일까...
새벽에 일어나 가장 맑은 정신에 글을 급하게 써본다.
이 감정 이 느낌이 사라지기 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