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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곡간장

작성자서 휴|작성시간24.05.29|조회수236 목록 댓글 0

구곡간장

  서 휴

 

 

        구곡간장(九曲肝腸)이란 말이 있다.

        아홉 구(九). 굽을 곡(曲). 간 간(肝). 창자 장(腸).

 

        간(肝)과 창자(腸)가 아홉 번이나 꼬였다는 것인가?

        간(肝)과 창자(腸)가 굽이굽이 서렸다는 말인가?

 

        그렇게 애타는 마음을 가지고, 오랜 시간이 걸리는

        아홉 구비를 하나씩 넘어가야 한다는 말인가?

 

간과 창자가 뱃속에서 아홉 번이나 꼬인 걸 구곡간장(九曲肝腸)

이라! 한다니? 아무리 비유적(比喩的)인 말이라 해도. 얼마나

한과 시름이 쌓였으면? 아홉 구비를 넘어가야 하듯 그렇게 힘든

고통의 심경을 말하는 것일까?

 

        하기야, 누구나 말을 안 할 뿐

        애달픔이 없는 사람이 어디 있으랴!

 

        굽이굽이 깊고 깊이 숨겨진 안타까운 마음을

        간직한 채, 살아가는 사람이 얼마나 많으랴?

 

        세상살이가 다 그러려니! 아니야?

        인생살이가 다 그러려니! 아니야?

 

 

아니 아니 노지는 못허리라

서산에 해 기울고 황혼이 짙었는데

안 오는 님을 기다리며 마음을 조일 적에

 

동산에 달이 돋아 왼 천하를 비쳐 있고

외기러기 홀로 떠서 짝을 불러 슬피 우니

 

원망스런 우리 님을 한없이 기다리다

일경, 이경, 삼, 사, 오경, 어느 듯이 새벽일세

 

추야장 긴긴 밤을 전전 불매 잠 못 들 제

상사일념 애타는 줄 그대는 아시는가

둘 데 없는 이 내 심사 어디에다가 붙여 볼까

 

차라리 잊자 해도 욕망이 난망이라

차마 진정 못 잊겠네

 

얼씨구 절씨구 절씨구 지화자 좋구려

태평성대가 좋을시고

디리리 디리리리리리리 아니 노지는 못허리라

 

        한 송이 떨어진 꽃이 낙화 진다고 설워 마라

        한번 피었다 지는 줄을 나두 번연히 알면서도

        모진 손으로 꺾어다가 시들기 전에 내버리니

 

        버림도 쓰라리거든 무심코 밟고 가니

        겐들 아니 슬플소냐

        숙명적인 운명이라면 너무도 아파서 못 살겠네

 

        얼씨구나 좋구나 지화자 좋구려

        태평성대가 여기로다

        아니 아니 노지는 못하리라

 

사랑 사랑 허니 사랑이란 게 무어인가

알다가도 모를 사랑 믿다가도 속는 사랑

오목조목 알뜰 사랑 왈칵 달칵이 싸움 사랑

 

무월삼경 깊은 사랑

공산야월 달 밝은데 이별한 임 그린 사랑

 

이 내 정을 다 녹이고 지긋지긋이 애탠 사랑

남의 정만 뺏어가고 줄 줄 모르는 얄민 사랑

 

이 사랑 저 사랑 다 그만두고

아무도 몰래 단둘이 만나

소근소근 은근사랑

 

        얼씨구나 어하 내 사랑이지

        사랑 사랑의 참사랑이야

 

창부타령을 옮겼는데 구곡간장(九曲肝腸)과 어울릴지 모르겠다.

창부타령은 경기 민요의 대표적인 노래로 본디 한강 이북에서

불리던 무가로서옛날에는 무가의 사설을 그대로 썼으나,

차츰 순수한 민요 사설로 바뀌었다.

 

창부는 무당의 남편이거나악기를 연주하는 사람을 뜻하기도

하지만이 노래에서는 광대의 혼령을 뜻하는 광대신을 가리킨다.

 

창부를 불러서 재수를 비는 굿을 창부굿이라 하고마을의 수호신인

서낭과 창부를 함께 모시는 굿을 창부 서낭이라 하는데창부타령은

이러한 굿판에서 시작되었다.


가락의 흐름과 장식음의 처리가 경기 민요에서도 가장 섬세하며,

음역도 넓어서 노래를 부를 때 음악적인 전문성이 요구된다.

 

보통 민요와 같이 메기고 받는 형식이 아니고독창으로 한 절씩

기교를 부려서 노래한다.

장단은 흥겨운 굿거리로 속도는 처음부터 끝까지 바뀌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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