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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남주차장~초암산(1박)~철쭉봉~광대코봉~무남이재~수남마을~수남주차장
매년 이맘때면 찾는 곳, 초암산. 철쭉이 만발하니 또 나를 부릅니다. 정상석 옆 바위에 올라 붉게 물든 저녁노을을 바라봅니다. 강산애의 ‘얼마나 좋을까’ 이 노래 참 듣기 좋습니다. 이곳 이 자리에서.
정상 헬기장 배나무 아래 자리를 잡아봅니다. 평일인데도 백패커들이 몇 분 오셨습니다. 한 분은 7년 전 일본 북알프스를 같이 갔던 분이고 한 분은 지인의 동생이자 또 다른 지인의 선배입니다. 세상 참 좁습니다.
7년 전 그때를 이야기 해줍니다. 제가 32kg의 허리벨트가 고장난 비박 배낭을 메고 일주일을 걸었다고. 그때 체력 참 좋았습니다. 카카오스토리를 뒤적거려 봅니다. 그때 참 젊었습니다.
내생의 가장 젊은 날, 오늘, 배나무 아래에서 그렇게 밤을 보냅니다. 작은 쉘터를 가져간 덕에 누워서 밤하늘의 별도 볼 수 있습니다. 새벽녘, 주위를 온통 덮은 출렁출렁 춤을 추는 새하얀 운무에 우연히 만난 산친구들이 기상을 외칩니다. 초암산에서는 처음 보는 운무 참 아름답습니다.
전부 내려가고 이곳은 다시 침묵으로 가득합니다. 울컥 치밀어 오르는 정만 남습니다. 그 정을 배나무 아래 가만히 숨겨 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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