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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비박/백패킹

남원 서룡산, 수청산(지리산 자락)

작성자몰디브.|작성시간23.07.15|조회수744 목록 댓글 0

https://youtu.be/9N-6tw8Bw6Y

 

 

 

 

 

 

 

 

 

 

 

 

 

 

 

 

 

 

 

 

 

 

 

산행코스 : 백장암~서진암~금강대(금강암)~서룡산~범바위~수청산(백장봉)~백장암

 

오랜만에 거제 산친구들과의 조우입니다. 황매산 비박 이후 처음이니 벌써 1년이 훌쩍 넘었습니다. 언제 봐도 다정한 친구들입니다. 지리산 봉산골로 스며들어 2년 만에 이끼폭포에 머물 계획을 하였으나 장마로 인한 계곡 범람이 우려되는 관계로 남원 서룡산으로 산행지를 변경합니다.

 

금요일 오후 늦게 출발을 하여 거제 친구들과 합류하기 전 대전 대청호 오백리길 거점지인 ‘주산동 전망대’에서 1박(차박)을 합니다. 5년 전 일본 북알프스 사전 모임박을 인근에 있는 대청호반길 전망데크에서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는 대구 동생들과 소위 ‘떼박’을 했었는데... 그날의 추억들이 팝업 텐트 지붕 창문을 밤새도록 두드리며 부서지는 빗방울 속에 아른거립니다.

 

이튿날 아침 일찍 거제 친구들과 합류하기 위해 남원으로 출발을 합니다. 들머리인 천년 고찰 백장암에 도착을 하니 이미 거제팀들이 와있습니다. 호남정맥의 한 지맥으로 분류되는 산길이고 널리 알려지지 않은 산이라 탁트인 조망은 많지 않지만 처음 오르는 산인만큼 설레임도 큽니다.

 

등로에서 살짝 벗어나 있는 서진암에 들러 반야샘이라고 불리우는 석간수로 목을 축입니다. 그 물맛, 최고입니다. 산행 중 간간히 지리산 태극종주길인 서북능선이 조망됩니다. 덕두산과 바래봉이 또렷하게 보입니다. 몇 번의 태극종주와 서북능선종주때 지났던 그 능선입니다. 작년 가을 구인월에서 시작하여 태극종주길에 나섰다가 큰 비로 서북능선길만 걷고 포기 했던 일, 바로 2주 후에 다시 도전하여 새벽 추위에 벌벌 떨며 완주했던 기억이 벌써 추억이 되었습니다. 올가을도 어김없이 저 길을 걷고 있겠죠?

 

어느덧 이 코스 최고의 조망터인 금강대에 이릅니다. 바로 직전에 아주 작은 암자인 금강암이 있는데 지금은 폐암이 되어 빛바랜 목탁만 나뒹굴고 있습니다. 당시 수도승은 금강대 바위에 앉아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그때의 목탁 소리가 이명을 앓고 있는 내 귓가에 희미하게 들리는 듯합니다.

 

이곳에서 오늘의 최고봉인 서룡산에 오르는 능선에 합류하기 위해 80도 경사의 직상길을 개척합니다. 짧지 않은 길이었지만 오늘같은 무더위에도 별로 지치지가 않습니다. 1,100미터 서룡산 정상에 오른 뒤 가던길을 되돌아와 수청산 방향으로 좌틀을 합니다. 지나치기 쉬운 범바위에 로프를 잡고 올라 맺힌 땀방울을 말려봅니다.

 

수청산 백장봉에 이르니 표지석 대신 나무판넬이 나뭇가지에 걸려 있습니다. “춘향의 고장인 남원이라 수청산인가?” 라고 생각하며 피식 헛웃음을 지어 봅니다. 식수가 바닥이 날 때 즈음 들머리였던 백장암 주차장에 도착을 합니다.

 

오늘은 비박이 아니고 하산 후 함께한 산 친구 인척의 비어있는 남원 시골집에서 1박을 하기로 합니다. 마당에 평상을 펴놓고 밀렸던 정을 나눕니다. 건강 때문에 애주가의 대열에서 이탈한 나는 그 자리에서 일찍 퇴근을 하고 집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마을 입구 거목 느티나무 한 켠에 애마 종봄이의 지붕을 올리고 하루를 마감합니다.

 

“...흐린날 바다에 나가보면 파도는 목놓아 울부짖는데 시간이 거대한 시체로 백사장에 누워있다....” - 이외수(더 깊은 슬픔 속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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