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두마리 천주산에 머물다

[몰디브.]

https://youtu.be/uTwc_-ON90g?si=6UIM4FAaYgtMG3kV 

예전에 구매한 물건을 찾다가 명칭이 생각이 나지 않아 쿠팡 거래내역을 훑어봅니다. 구매한 물건들에서 최근 몇 년간 코로나로 그리고 개인적인 어려움으로 사람들과의 접촉을 꺼리며 살아왔던 흔적들이 보입니다.

구입한 작은 화초들, 책들, 잡다한 각종 살림 도구들, 그 물건들을 통해 그때의 상황들이, 감정들이 하나둘씩 되살아납니다. 1년 동안은 그렇게 좋아하던 산도 가지 않고 칩거를 했던 기억도 납니다. 떠나간 친구들의 얼굴들도...

차곡차곡 하나둘씩 쌓아두고 있는 영상 산행기도 몇 년이 지나 훑어보면 영상속에서 그때의 소중했던 감정들이 되살아 나겠죠?

오랜만에 산에 머물기 위해 짐을 쌉니다. 오늘도 BPL(Backpacking Light)을 실천해 봅니다. 10년 전에 구입했던 지금은 단종이된 Mystery Ranch, Bozeman USA산 24L ‘HOT 3(미 소방관 지급 배낭)’ 작은 배낭에,

보조가방 없이 드론 2대, 액션캠 3개, 핸드폰 카메라 2개, 배터리 10개, 음료수 등 물 4L(보온병 포함) 등을 전부 수납합니다. 텐트는 가볍지만 결로가 많이 생기는 헤리티지 크로스 오버돔 2세대 초경량 540g 1인용 텐트를 챙깁니다.

오늘도 역시 사방이 탁트인 정상에서 머무르려고 합니다. 아주 오래전 공덕산과 연계 산행을 했던 문경 천주산으로 향합니다. 천년고찰 천주사에서 시작하는 이번 산행은 그리 길지는 않지만 정상까지 계속되는 급경사 오르막으로 대퇴이두근과 종아리근육을 긴장시키기에는 충분합니다.

산을 오르면서 힘이 들어도 다리근육들이 짱짱하게 긴장될 때 느껴지는 행복감은 아마 많은 사람들은 느끼지 못할 듯합니다. 정상 부근에 도착을 하니 평일인데도 불구하고 한명의 백패커가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붕어산이라고도 불리우는 이곳 정상에 호랑이 두 마리가 머물러야 할 듯합니다.

같은 호랑이 띠인것만 알았지 통성명도 하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세상사는 이야기 참 많이도 했습니다. 산에서는 거의 먹지 않고 절주를 한지 6개월이 지난 저에게 많은 음식과 술을 권하지만 정중히 거절합니다. 참으로 고마운 마음입니다.

오늘 밤도 어김없이 별이 쏟아 집니다. 좁디 좁은 텐트안 누워서 올려다 보는 까만밤은 편안하고 평온합니다. 또 다른 하루가 시작되고 호랑이 친구는 먼저 하산을합니다. 동시에 건강 하자는 인사를 남기고.

얼마 후 어디에선가 고추잠자리 한 마리가 날아와 데크에서 떠나지를 않습니다. 날아갔다 다시 그 자리로 돌아오기를 한참 동안 반복을 합니다. 마치 이세상에 없거나 만날 수 없는 그 누군가인 것처럼요.

하산길 곰곰이 생각합니다. 누구였을까?

아! 바로 '가을'이라는 친구였습니다.

[imharu]

몰디브. 거긴 소수가 가려구요. 요즘 한 달에 한 번은 박지 좁은 곳으로 가요. 다닐 수 있을 때 안 가본 곳 가려는데 갈 곳은 많고, 시간은 없고 ^^

[수묵향]

몇년전 겨울 천주~공덕산 연계해서 갔을때는
줄잡고 올라갔었는데
계단으로 놓았네요...
정상에 시원했던 뷰가 생각나네요
오랜만에 추억 소환해봅니다...

[몰디브.]

그러게요.
변하는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산을 찾는 사람들의 안전을 위해 만든 것이니
감내해야죠.

[차니캡]

고향 땅인데도 첨들어보는 산이네요.

고향떠난지 오래되어 몰랐네요 ㅋ

담에 함 가봐야겄어요 ~~^^

[몰디브.]

하산 직전 산악마라톤을 하는
젊은 친구를 만났는데 그곳이 고향이고
고향에서는 붕어산으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