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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비박/백패킹

강릉 기마봉

작성자몰디브.|작성시간23.09.30|조회수784 목록 댓글 8

https://youtu.be/QZMj0cYxWIM?si=7-rtoA_OAZhnhfny 

 

 

 

 

 

 

 

 

 

 

 

 

 

 

 

 

 

 

 

 

 

 

 

 

 

 

 

금요일 아침, 어디든 오르고 싶습니다. 토요일 오전 속초에 일이 있어 아침 일찍 하산을 해야 하기 때문에 높지 않고 일터와 가까운 강릉에 있는 기마봉을 오르기로 합니다.

 

정동진을 들머리로 오를까 하다가 아무래도 아침에 늦을 것 같아 정상까지 최단 거리인 밤재를 들머리로 잡아봅니다. 가을이 목전이라 그런지 하늘이 드높고 푸르릅니다.

 

오르는 길, 정상까지 상쾌한 소나무길이 이어집니다. 심호흡을 길게 가져 갑니다. 그런데 반 정도 오르니 등로 양 옆으로 빨간 포장지 끈을 바리케리트 삼아 길을 벗어나지 못하게 쳐 놓았습니다. 정상을 넘어 박지인 전망데크까지 길 줄이 이어집니다.

 

송이철이라 915일부터 1031일까지 불법 채취를 금한다는 경고 문구가 곳곳에 설치되어 있고, 여기저기에 단속 초소로 사용되는 텐트도 설치를 해 놓았습니다. 미관상 좋아 보이지는 않습니다.

 

일찌감치 박지인 전망데크에 도착을 하니 단속요원이 상주하는 텐트가 눈에 보이고 데크 한 켠에서 관리인이 낮잠을 주무시다가 인기척에 일어납니다. 1031일까지 24시간 교대로 상주한다고 합니다.

 

그분들이 들려주는 세상사는 이야기에 시간이 멈출 줄 모릅니다. 산에서 혼자는 외로워서 좋고, 여럿은 외롭지 않아서 좋습니다. 뭔 말인가요? 그저 산이 좋다는 말인가 봅니다.

 

두 분 중 한 분은 호랑이띠 동갑내기로 말이 잘 통합니다. 고생을 많이 해서 늙어 보인다며 빠진 이를 드러내며 멋쩍게 웃으시는데 맘이 짠해집니다. 약초산행을 하면서 겪었던 무용담과 자식들 자랑에 귀를 기울여 줍니다.

 

어둑해 질 무렵 새끼 호랑이 한 마리가 텐트 주변을 어슬렁거립니다. “이곳에 텐트를 설치해도 되나요?”라고 조심스럽게 허락을 구합니다. 승낙을 해 줄 위치에 있지는 않지만 멋쩍어 할까봐 힘차게 허락을 해주고, 텐트 설치를 도와줍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20대 호랑이띠 청년입니다.

 

동해시 보건소에서 대체복무를 하는 의사 선생님인데 소위 말하는 퇴근박을 하러 온 모양입니다. 그렇게 지지난주 문경 천주산 백패킹 때와 같이 호랑이들과 함께 밤을 보냅니다.

 

어제 오늘 이곳 바다는 눈 시리게 퍼렇고, 하늘은 눈부시게 파랗습니다. 수평선을 따라 하늘과 바다가 선으로 구분 되어지는 아름다운 수채화입니다.

 

이른 아침 하룻밤 함께 했던 청년과 같이 하산을 합니다. 내려오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내 이야기를 전부 이해했는지 모르겠습니다. 근무를 잘 마치고 따뜻한 가족의 품으로 건강하게 돌아가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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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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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몰디브.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3.09.30 감사합니다.
    몸을 자꾸 움직이는게
    잔병을 물리치는 방법인 것 같습니다.
  • 작성자공터 | 작성시간 23.09.30 호랭이는 산에서
    살아야 하나봅니다. ㅎ
  • 답댓글 작성자몰디브.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3.09.30 그러게 말입니다.
    요즘 호랑이들 산에서 자주 만나는 것 같습니다.
  • 작성자아폴로 | 작성시간 23.09.30 몰디브님
    라틴 음악을 좋아하시나 봐요 ㅎㅎ
    항상 멋진 영상 잘 봅니다~^^
  • 답댓글 작성자몰디브.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3.09.30 감사합니다.
    라틴, 샹송, 팝, 가요, 국악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좋아하는데
    요즘은 특히 스윙 재즈나 집시음악에 빠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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