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티나무 아래서
상연수
어릴적 마을 어귀엔
큰 느티나무 한 그루 있었다
여름이면
둥근 그늘을 넓게 펴고
땀에 젖은 아이들을 품어 주던 나무
우리는 그 아래 모여
공기 놀이와 술래 잡기도 하면서
해가 지는 줄도 몰랐다
동구 밖 어머니 목소리는
저녁 연기처럼 멀리서 번져 왔다
세월은 많이 흘러
아이들은 늙어 가는데
느티나무는 아직도 그 자리에 서서
돌아오지 않은 웃음 소리를
조용히 품고 있다
오늘도 바람이 불면
나는 가끔
나무 아래 어린아이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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