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본문의 말씀은 결혼에 관한 성경의 전반적인 가르침과는 약간 다른 뉘앙스(Nuance)가 묻어나고 있기에 결혼에 관해 약간의 혼란을 일으킬 수도 있는 본문이기도 합니다. 오늘 본문에서 바울은 가능하면 결혼하지 않고 혼자 사는 것이 더 낫다는 말씀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바울은 오늘 본문의 말씀을 하기 전에 “주께 받은 계명이 없으되”라고 언급함으로써 오늘 본문의 내용은 반드시 따라야 할 것들이 아님을 전제하고 기록하고 있습니다(15절). 그렇지만 “주의 자비하심을 받아 충성스러운 자가 된 내가 의견을 말하노니”라고 말하여 주님으로 인해 충성스러운 주님의 제자이며 성도들의 지도자로 섬기는 자로서 의견을 말한다고 하면서 주의해서 들어야 할 말씀이란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25절).
바울은 결혼하지 않은 자들은 결혼하지 말고 혼자 지내는 것이 낫다고 말씀하고 있고(26절), 혹시 이혼한 자는 다시 결혼하려고 하지 말라고 말씀합니다(27절). 물론 결혼 생활을 하고 있는 자들은 그 결혼을 깨지 말고 계속 유지하라는 권면도 잊지 않습니다(27절). 그리고 이미 약혼을 한 자들은, 그 약혼을 깨지 않고 결혼하는 것이 여러 이유로 필요하다고 느끼면 결혼하게 하되, 만약 그 약혼을 깨더라도 큰 문제가 없으면 결혼하지 말고 그냥 혼자 살게 하는 것도 좋다고 말씀합니다(36절, 37절). 그렇기에 결혼하는 것도 잘하는 것이지만, 결혼하지 않는 자는 더 잘하는 것이라고까지 말씀합니다(38절).
결혼은 하나님께서 만드신 제도입니다. 한 남자와 한 여자가 만나서 결혼하여 한 몸을 이루고, 생육하고 번성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입니다. 그런데 바울이 이렇게 말하고 있는 이유는 두 가지 측면 때문이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그 하나는 임박한 환난 때문입니다(26절, 29절). 29절에서 “그 때가 단축하여 진 고로”라는 말씀은 마지막 때가 얼마남지 않았기 때문이란 말입니다. 바울은 곧 환난의 때가 임할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종말론적인 삶의 태도를 강조한 것입니다. 이 마지막 때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다시 이 땅에 오시는 때를 의미합니다. 그러나 바울 사도의 시대에도 로마에 의한 박해로 인하여 많은 환난을 겪었었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그 시대에 임할 박해와 환난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결혼하여 배우자가 있고, 자녀까지 있다면 환난의 때에 보호하고 돌봐야 할 가족들이 있어서 더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는 의미에서 그렇게 말씀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또 하나의 이유는 주님께 더 집중하여 섬기기 위해서입니다(32절~34절). 결혼한 자는 배우자를 기쁘게 하기 위해 신경 쓰느라 주님께 더 집중하지 못할 수 있기에 혼자 살면서 주님을 더 집중적으로 섬기는 것이 좋겠다는 바울의 의견입니다. 이것은 종말론적인 태도와도 엇물릴 수 있다고 봅니다. 마지막 때가 가까운데, 배우자를 신경 쓰고, 자녀들을 신경 쓰려면 마지막 때에 정말 중요한 부분을 소홀히 여길 수 있다고 본 것입니다.
30절과 31절은 이러한 바울의 종말론적 태도를 잘 드러내 주고 있습니다. 우는 자들은 울지 않는 자처럼 하고, 기쁜 자들은 기쁘지 않은 자처럼 하며 매매하는 자들은 없는 자처럼 하라는 말은 울어야 할 것에도, 기뻐해야 할 것에도 너무 그것에 매이지 말라는 것입니다. 지금 이 때는 곧 지나갈 것이니 그것에 매이지 말고 곧 다가올 주님의 날을 바라보라는 말씀입니다. 매매한 자들은 없는 자 같이 하라는 말은 물건을 샀어도 그 물건이 마치 없는 것처럼 여기라는 말입니다. 그래서 31절에 말씀하는 것처럼 이 세상의 물건은 그저 외형에 불과하고 곧 사라질 것이기에 거기에 매달리지 말라는 말씀입니다. 이 세상에 누릴 기쁨과 즐거움, 행복에 매달리지 말고, 주님만을 바라보아야 할 때라는 것을 강조한 것입니다.
그렇지만 바울은 이것은 반드시 지켜야 할 말씀이라기보다는 권면일 뿐이라는 것을 덧붙입니다(25절). 바울이 이렇게 말하는 것은 올무를 놓아 어렵고 귀찮게 하려는 것이 아니라, 흐트러짐 없이 주님을 섬기게 하려 함이라고 강조합니다(35절). 39절에 남편과 함께 결혼 생활을 하다가 남편이 죽으면 자유로워졌기에 자기 뜻대로 시집갈 것이지만, 오직 주님 안에서만 하라고 말씀한 것을 보면, 결혼에 적극적으로 반대하기보다는 위에서 말한 두 가지 측면의 이유 때문에 바울의 생각을 피력(披瀝)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남편(배우자)이 죽었다면 다시 결혼하려고 하지 말고 혼자 사는 것이 더 복된 것이라고 언급합니다(40절). 즉 결혼하는 것도 좋지만, 혼자 사는 것도 유익하다고 말한 것입니다.
오늘 본문에서의 강조점은 세상에 매이지 말고, 배우자나 가족에 매이지 말고, 마음을 다해 주님을 섬겨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고린도교회의 상황을 추정해 본다면, 고린도 지역에서의 결혼은 믿지 않는 자와 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고린도전서를 기록한 이후에 기록한 고린도후서 6장에서도 믿지 않는 자와 결혼하지 말라고 교훈하고 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바울은 더욱 결혼에 대해 부정적인 측면을 언급한 것으로 보입니다. 믿지 않는 배우자와 결혼하면 신앙생활 자체가 매우 어려워지기 때문입니다. 만약 신실하게 예수님을 믿는 배우자와 살아간다면 마음을 모아 주님을 더 귀하게 섬길 수 있으니 좋지 않을까요?
우리 삶의 초점은 주님께 있어야 합니다. 오직 주님을 더욱 잘 섬기는 것을 위해 내 삶을 조정하고 계획해야 합니다. 오늘도 주님께 초점을 맞추고, 주님을 위하여 하루를 주님께 드리는 복된 삶이 되길 소망합니다.
(안창국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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