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린도교회 성도들 중에는 이방인이었다가 예수 그리스도를 믿게 된 자들이 많았습니다. 그렇기에 고린도에 만연(蔓延)한 우상숭배와 그와 관련한 문화에 젖어 있었던 자들이 많았습니다. 예수님을 믿어 그리스도인이 되었지만, 우상에게 바쳤던 음식을 먹는 것에는 거리낌이 없는 자들도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교회 안에서 우상에게 바쳤던 제물, 즉 우상의 제물을 먹는 문제에 관련한 논쟁이 있었을 것입니다.
바울은 이러한 고린도교회의 문제에 관해 지식에만 따르지 말고, 사랑으로 행하라고 말씀합니다(1절). 지식은 어떠한 것에 대한 분명한 명제(命題)를 갖게 합니다. 예를 들어 우상의 제물을 먹는 것 자체는 죄가 되지 않는다는 명제를 갖고 있다면, 원칙적으로 우상의 제물을 먹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바울도 이것에 동의하고 있습니다(4절). 물론 사람들이 우상을 숭배하기 위해 바친 제물이기에 우상의 제물을 먹는 것은 우상을 숭배하는 것에 동참하는 것이라며 의미를 부여할 수 있지만, 그 음식 자체는 문제가 없습니다. 더구나 고린도에는 우상에게 바쳤던 제물이 시장으로 흘러나와 판매되는 일이 흔했기에, 시장에서 구입했을 때 자기도 모르게 우상의 제물을 구입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일일이 따져보며 구입하는 것은 번거로운 일이었기에, 자신도 모르게 우상의 제물을 먹게 되는 경우도 일어날 수 있었습니다.
바울은 이 부분에 대해서 명확하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즉 우상의 제물 자체를 악하다고 볼 수는 없다. 그렇지만 우상의 제물을 먹는 것에 대해 어떤 믿음이 약한 지체가 걸림이 되어 넘어지게 된다면 그 우상의 제물을 먹는 것을 절제하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10절에 기록된 것처럼 우상의 신당(神堂)에 앉아서 우상의 제물을 먹는 것을 누군가 보게 되면, 우상의 제물을 먹는 것에 대해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게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그래서 바울은 원칙적으로 무엇이 옳고 그르냐를 판단할 수 있는 지식도 매우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랑의 태도라고 강조합니다. 뭔가를 알고 있다며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지 않고 자기 지식에 따라서만 행동한다면, 다른 누군가는 상처를 받거나 실족할 수 있기 때문에 스스로 절제하라는 말씀입니다. 원칙적으로는 문제가 없지만, 다른 이들에게 상처를 주고, 실족하게 하면서 그 자유를 누리려고 한다면, 다른 지체들을 사랑하고 배려해야 한다는 정작 중요한 부분을 놓쳐버리고 있음을 지적한 것입니다.
그래서 바울은 13절에서 “만일 내가 먹는 음식으로 인해 내 형제를 실족하게 한다면 나는 영원히 고기를 먹지 아니하여 내 형제를 실족하지 않게 할 것이다”라고 단호하게 말씀합니다. 음식 자체는 문제가 없지만, 그것으로 인해 다른 지체들이 상처를 받거나 실족하게 된다면 자신은 자발적으로 그것을 금하겠다고 말한 것입니다.
요즘은 담배에 대해서 사회적으로도 부정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담배를 피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만, 한국에서 술과 담배는 오랫동안 기독교에서 금기시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성경에도 술을 마시는 모습이 많이 등장하고, 담배에 대해서는 성경에서 언급하지 않은 것이기에 술과 담배를 즐기는 것은 죄가 아니라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저 역시 술과 담배 자체가 죄냐, 아니냐를 따지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담배는 건강상에도 매우 좋지 않고, 술로 인해 나타나는 부정적 결과들이 너무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 기독교에서 술과 담대를 금기시한 것은 오히려 매우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봅니다. 그런데 술과 담배는 적당히 즐기면 괜찮은 것이며, 성경에서도 굳이 죄라고 하지 않았으니 즐기는 것은 자신의 자유라며 당당하게 즐기는 그리스도인들도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바울 사도가 13절에 말한 고백을 귀담아들어야 할 것입니다. 사실은 우리의 욕심 때문에 굳이 죄냐, 아니냐를 따져가며 즐기려고 하는 것이지, 정말 주님을 위하고 다른 지체들을 배려한다면 금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혹시 내가 즐기고 누리는 것 중에서 다른 이들에게 상처를 주고, 실족하게 하는 그 무엇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그것을 스스로 절제하며 다른 이들을 배려하고, 그들에게 사랑을 베푸는 삶을 살아가길 기대합니다.
(안창국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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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형제에게죄를지어그약한양심을상하게하는것이
#곧그리스도에게죄를짓는것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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