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평호
하늘빛이 깊다
들여다보면
마음도 함께 젖어 내려온다
쪽빛 그 아래
숨겨 둔 그리움 한 조각
손끝에 올려 본다
산허리 위에 앉아
오래된 이야기 바람처럼 지나가고
석양은 말없이 작은 음률 하나
가만히 지운다
청평호 가장자리 낡은 난간에 기대어
저물어 가는 물빛을 오래 만져 본다
목마른 마음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조용히 하늘만 바라본다
내 마음의 뜰에도
이름 모를 꽃 하나 피어 있고
갈색 기억 하나 흙 속에 묻히지 못한 채
조용히 숨을 쉰다
아픈 것들에게 다가가고 싶다
말 없이
아주 천천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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