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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집

과음

작성자月影|작성시간26.06.11|조회수5 목록 댓글 0

과음

 

 

 

병 속에 갇혀 있던 겨울이

내 장기를 빌려 탈옥했어

 

식도는 접힌 우산처럼 삐걱거리고

위장은 파업 공문을 물고 서성거렸지

아침은 내 몸 안에서 깨져 나왔어

 

한 잔은 날씨의 핑계였고

한 잔은 세상의 변명

나머지는 잔이 나를 비워 마신 기록들

 

어젯밤의 빈 병에 접혀서 잠들었을 때

등뼈는 라벨처럼 구겨지고

국물은 혀 위에서 사이렌을 울리고

마른 것들이 기억을 쿡쿡 찔러댔어

 

식탁 맞은편

두 개의 마음으로

두 개의 단속반이 앉아 있지

 

시간은 출근을 재촉하는데

 

내 걸음이 흔들려

바닥이 나를 붙잡고 놓지 않네

 

벌금 청구서들이 꼬불꼬불 웃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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