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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집

산달産月

작성자月影|작성시간26.06.11|조회수7 목록 댓글 0

산달 産月

 

 

 

물기 한 점 없는 숲이었다

뛰어놀던 별들이 자리를 비울 때

달은 혼자 남아 절구질을 서둘렀다

 

찰기가 도는 찹쌀의 저항

절구 소리는 엇박자로 비명을 질렀다

절구통은 끈적한 입술로 찹쌀을 물고

얄미운 웃음을 흘리며 흥얼거렸다

 

낮은 신음이 숲을 채웠다

절구 속에서 으깨지는 건 찹쌀의 등뼈였다

허리를 펴는 아낙의 마디마디에서도 우두둑,

엇박자의 골 절음이 새어 나왔다

 

컴컴한 숲에서 주먹만 한 별을 이마에 붙인

아이들이 걸어 나와

훔쳐 먹은 콩고물을 입가에서 털어내고있다

 

달이 절구통 위에 주저앉았다

질척한 어둠과 반죽된 달이

산달産月의 만삭이 된 배를 내밀며

시루 위에 제 몸을 뉘었다

 

벌건 아궁이가 붉은 혀를 날름거린다

숲에서 퇴출당한 마른 나무들이

절뚝거리며 아궁이 입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관절이 꺾이며 내뱉는 최후의 신음

시루 벽에 땀방울로 맺혔다

 

아궁이의 거대한 시간 속에서 시루는

누군가의 꿈을 익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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