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란의 춤
한낮엔 웃음이 피어난다
여인들의 목소리 분꽃처럼 퍼졌다가
사라진다
문은 닫히고 마음도 닫힌다
우편함의 녹슨 경첩이 삐걱이는 오후"
먼 길을 달려온 사람 문턱에 앉는다
낡은 나무 위에 손으로 글을 쓴다
말이 되지 못한 마음
잉크는 마르기도 전에 번져 버린다
여인의 어깨는 저녁노을처럼 둥글고
편지는 손에 놓인다
거문고는 소리를 숨긴다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사람은 안다 말보다 깊은 침묵을
잠시 머문 곳 쉬어가는 자리
길은 멀다
문이 열리고 찬 바람 들어온다
보랏빛 편지는 조각나 허공에 흩어진다
사랑은 떠나고
조용한 향기만 남는다
그리고 사람은 다시 길을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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