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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집

침묵

작성자月影|작성시간26.06.11|조회수7 목록 댓글 0

침묵

 

 

 

어두운 밤이었다

무거운 어둠이 조용히 내려와 앉았다

 

무서웠다

마음이 먼저 얼어붙어 몸은 따라오지 못했다

 

풀숲에서 이름 모를 벌레가 울었고

저수지 건너편 개 짖는 소리가 늦게 도착했다

나는 그 안에 서 있었다

 

도망치고 싶었지만 발이 움직이지 않았다

그저 가만히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아주 짧은 순간이었다

모든 것이 조용히 사라졌다

거친 것들은 연기처럼 흩어지고

빛이 천천히 들어왔다

 

아무 소리도 없었다

둑길 가장자리 개망초들이

새벽 이슬을 품은 채 서 있었다

 

바람은 나를 지나가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감나무 그림자 사이로

늦은 달빛이 동전처럼 흩어지고

세상은 너무나 조용해서

눈물이 날 것 같았다

 

밤새 떨어진 살구 하나를

나는 흙을 털어 주머니에 넣었다

 

꿈인지 현실인지 몰랐다

 

아직도 내 안에 남아 있는

한 여름 밤 꿈길 같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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