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래한 사랑
낡은 벽지 뜯어진 틈새로 그리움 하나 밀어 넣는다
아차 싶다
숨겨둔 눈물에 뿌리라도 내리면
꽃 피어 향기 풍길 텐데
개코 닮은 아내의 후각을 어찌 피할까
오래된 일기장 속지에 마음의 무늬를 포개어 본다
지문까지 읽어내는 집요한 시선 앞
평온하던 식탁은 전장戰場이 되고
커피잔 서너 개쯤 날아가겠지
유리창은 날카로운 파편으로 흩어지겠지
들킬까 두려워 접어 넣는
쪽방 안의 비밀스런 사연들
찾는 이 없어도 홀로 숨어야 하는 나는
세상에서 가장 요란한 적막 속에 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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