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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집

속초해변에서

작성자月影|작성시간26.06.11|조회수9 목록 댓글 0

속초해변에서

 

 

 

바다는 지우려 해도 지워지지 않는 말들을

끝내 품고 있다

 

모래는 받아 적지 않는다
다만 젖은 운동화 밑창에 붙어
집까지 따라온다

 

밀려왔다 밀려가는 파도는

잊었다는 얼굴로 다시 그것을 꺼내 든다

 

한때의 이름들은

물에 닿으면 사라질 줄 알았지만

사라진 자리에 더 깊게

몸을 세워 남는다

 

네가 따라 부르던

운동회에서나 들었던 그 후렴을
아직 입속에서 굴리며 걷는다

 

말하려고 여러 번 입을 열었는데
그 후렴에서만 목이 잠겼다

 

파도가 지나가면

모든 것이 잠잠해지는 줄 알았지만

잠잠함 속에서 더 또렷해지는 것들

 

파도가 지나간 뒤에도
네 글자 중 마지막 한 글자만 남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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