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어
얼룩진 마음을
지우려 해도 지워지지 않는다
바다는 그날처럼 푸르게 출렁이고
손끝에 남아 있던 밀어는
파도에 씻겨 갔는지
아니면 더 깊은 곳에 가라앉았는지
알 수 없다
우리는 가까이 있었고
너무 쉽게 속삭였다
갈매기조차 들을 수 있을 만큼
가벼운 말들이었다면
처음부터 비밀이 아니었다
돌아서야 했다
그때 이미 늦었다는 걸
우리는 알면서도 모른 척했다
이제 남은 건
바래진 기억의 얼룩
영랑해변에 두고 오고 싶다
바다로 향하는 길 앞에서
발걸음은 멈춘다
차마 건너지 못하는 마음
차마 버리지 못하는 이름
어쩌면 이 모든 것은
사라지지 못해 남은 것
거짓이 아니라서
지워지지 않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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