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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노후의 품격

작성자변종운|작성시간26.06.16|조회수50 목록 댓글 0

사람마다 나이가 들수록 겉치레나 인위적인 노력 없이도 그 사람의 말과 행동, 심지어 분위기에서 자연스럽게 배어 나오는 인품이 있습니다. 그것은 오랜 세월 동안 다듬어진 내면의 품격, 생활 태도, 그리고 타인을 대하는 마음가짐이 겉으로 발현되는 것입니다. 저도 젊은 시절에는 시시비비를 분명히 가리고 내 기준에 맞지 않으면 언성을 높이기도 했습니다만 나이가 들면서 선과 악, 옳고 그름의 이분법을 넘어 “아, 그럴 수도 있겠구나하고 타인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넉넉한 마음을 갖추려 하고 있습니다. 자녀의 부족함이나 젊은 세대의 실수를 굳이 들추지 않고 묵묵히 덮어주는 비장(秘藏)의 미덕이야말로 가장 자연스러운 인품을 갖추는 행동입니다. 요즘 세상에서 가장 빛나는 노년의 품격은 입은 닫고 귀는 여는 것입니다. 자식이나 젊은 세대에게 다가가 조언이나 훈계(訓戒)를 앞세우기보다, 그들의 이야기를 묵묵히 들어주고 격려하는 부드러움이 필요합니다. 물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듯, 자신을 낮추고 귀를 기울일 때 비로소 세대간 진정한 존경과 대화의 통로가 열립니다. 그래서 수양(修養)이 깊은 어른은 등 뒤에서도 향기가 난다는 말이 있는 것입니다. 노후의 품격은 새로 무언가를 채워 넣는 것이 아니라, 살아온 세월 동안 상대를 존중하며 마음을 닦아온 가장 순수한 자신의 모습이 아닐까 싶습니다.

스스로 분수를 알고 현재 가진 것에 감사하며, 돈에 휘둘리지 않고 삶의 밀도를 높이는 사람이야말로 진짜 넉넉한 노후의 주인공입니다. 인생 후반부의 진짜 부자는 돈이 많은 사람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을 내려 놓고, 가진 돈으로 마음 편히 살 수 있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늙어서 가장 후회하지 않는 사람은 남을 위해서만 살지 않고, 비로소 자기 자신을 위해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부모와 자식 간은 1촌이요, 형제 자매간은 2촌일세, 4촌이면 다른 피 섞여 한 다리가 멀어진다고 하더이다. 사람이 늙지 않을수는 없으나 아프지 말고 천천히 늙어 갑시다! 노후 건강이 큰 재산입니다. 사람의 원초적인 관계는 몸과 마음을 평생 나누는 부부입니다. 아픈 건 무촌인 배우자도 어쩔 수 없고, 1촌인 자식도 어쩔 수 없습니다. 노년의 행복은 결국 함께 늙어가는 배우자에게 달려 있습니다. 서로를 바꾸려 하지 않고, 함께 웃으며, 무엇보다 서로를 소중하게 여기는 부부는 세월이 흐를수록 더 깊어지는 관계를 만들어갑니다. 결국 노년 부부 사이를 지켜주는 것은 뜨거운 사랑보다 따뜻한 존중입니다. 그리고 오래된 부부일수록 가장 아름다운 말은 거창한 사랑 고백이 아니라 “고마워”, “미안해”, “오늘도 수고했어요.” 같은 평범한 한마디일지도 모릅니다.

인생의 긴 여정을 치열하게 달려와 마침내 마주한 70대 노후의 시간은, 막연하게 쉬어가는 인생 끝이 아니라, ‘라는 존재의 이야기를 가장 품격있게 완성하는 귀중한 시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하고 세상의 속도가 빨라진 요즘 시대에, 마음의 평온을 지키며 존경받는 어른으로 살아가는 노후의 지혜를 종친님들과 몇 가지 나누어 봅니다.

 1. 비우고 경청하는 어른의 마음

노년에 자신만의 원칙을 세우고 지켜나가는 것은, 삶의 주도권을 타인이나 흐르는 세월에 내어주지 않고 내 삶의 당당한 주인으로 살아가겠다는 가장 품격있는 선언입니다. 원칙을 지킨다는 것은 주변을 따뜻하게 품어주는 여유를 가지는 것입니다. 계절의 변화를 음미하듯, 주변의 작은 것들에 감사하고 책임감을 가지는 태도입니다. 자녀 세대나 이웃의 삶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대접받기를 바라기보다 먼저 베풀고 묵묵히 본을 보이는 자세입니다. “늙어가는 것은 쇠퇴가 아니라, 삶의 가장 핵심적인 알맹이만 남겨가는 과정입니다.” 결국 노년에 원칙을 지킨다는 것은 고집을 부리는 것이 아니라, 세월의 풍파 속에서도 나의 향기와 품격(品格)을 잃지 않겠다는 스스로와의 엄격한 약속입니다. 그것이 비록 남들이 보기엔 대단치 않은 작은 습관일지라도, 그 원칙들이 모여 노년의 삶을 가장 존엄하고 아름답게 완성해 줍니다.

2. 육신의 변화를 다스리는 여유로운 건강 관리

나이가 들면서 몸이 예전 같지 않고 여기저기 고장이 나는 것은 자연의 섭리입니다. 지혜로운 노후는 노쇠해가는 육신을 서글퍼하기보다, 체력의 한계를 인정하고 그에 맞춰 삶의 속도를 조절하는 것입니다. 매일 일정한 시간에 자연을 벗삼아 걸으며 산책을 하거나, 텃밭을 가꾸는 등, 소소한 일상을 많이 움직이는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진정한 노년기 건강 관리입니다. 누군가에게 의지하기보다 내 삶을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건강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3. 홀로 서고 함께 나누는 삶의 자립

진정한 노후의 독립은 자녀에게 경제적·정신적으로 기대지 않고, 나만의 확고한 삶의 중심을 잡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동반자인 배우자와 서로를 귀하게 여기며 동행하는 동시에, 혼자만의 시간도 외로움이 아닌 고즈넉한 평온으로 채울 수 있어야 합니다. 아침을 깨우는 작은 생명에게 모이를 주거나 주변을 돌보는 공동체 봉사 활동처럼, 대가 없는 순수한 기쁨을 일상에 심어가는 것도 삶을 풍요롭게 만듭니다.

4. 정신을 깨우는 평생 학습과 마음의 흔적

글을 쓰거나, 옛 성현의 지혜를 다시 읽어 내려가는 등 정신을 맑게 깨우는 일은 뇌의 노화를 막는 최고의 영양제입니다. 특히 내가 살아온 발자취를 정리하여 기록으로 남기거나, 선조들의 훌륭한 행적과 가치를 후대에 전하는 작업은 매우 숭고한 일입니다. 자손들에게 재물보다 더 값진 정신적 유산과 삶의 본보기를 보여주는 것만큼 가치있는 노후의 과업은 없습니다. 결국 가장 큰 지혜는 오늘에 있습니다. 과거를 후회하거나 다가오지 않은 미래를 불안해하지 않고, 지금 눈앞에 주어진 소소한 하루를 온전히 누리는 것입니다. 마치 잘 익은 과일이 향기를 풍기듯, 연륜에서 우러나오는 품격과 내면의 평화를 유지하는 것이야말로 이 시대가 원하는 참된 어른의 모습이 아닐까 싶습니다.

5. 세상의 변화를 읽는 젊은 정신유지하기

디지털 세상은 매일 새로운 정보가 쏟아지는 거대한 도서관과 같습니다. 새로운 기기나 프로그램을 접할 때 나는 이런 거 못한다며 물러서지 않고, 호기심을 가지고 하나씩 배워나가는 태도 그 자체가 정신을 젊게 유지하는 비결입니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눈과 귀를 열어두는 어른이야말로, 젊은이들과 대화가 통하는 멋진 선배로 남을 수 있습니다. 나이 들어 기계 다루는 법이 조금 서툴고 느리면 어떻습니까? 젊은 세대의 문화에 관심을 가지고 귀를 기울이려는 그 유연하고 열린 마음 자체가 가장 훌륭한 노후의 지혜이자, 세대를 잇는 다리가 되어줄 것입니다. 그리고 가문의 소중한 역사와 선조들의 기록을 컴퓨터를 통해 디지털로 박제된 기록은 시간이 흘러도 바래지 않고, 자녀와 손주들이 언제든 꺼내어 볼 수 있는 가장 현대적이고 기품 있는 정신적 유산이 됩니다. 돌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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