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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는 노을 속에

작성자김별|작성시간26.06.11|조회수13 목록 댓글 0

지는 노을 속에 

/ 김별

 

새들도 숲으로 돌아가고 

눈부신 빛과 색의 향연으로 차고 넘치던 하늘은

서서히 깊어지는 어스름 속에 

기어이 숯불처럼 타고 있네

나도 이제 집으로 돌아가

수고로웠던 하루를 접어야 하건만

 

철 따라 꽃이 피고 졌던 자리

도시가 내려다 보이는 언덕에 앉아

바람보다 더 부드러운 시간과 

온전히 혼자인 공간 속에 

새벽부터 혹사했던 몸을 맡기네

 

감당하기에 늘 버거운 

하루치 몫의 삶으로 하여

잊혀지고 멀어져 간 소중한 것들 

사라져 가는 자연스러운 소멸조차 서러워 

달맞이꽃처럼 눈 밑이 촉촉이 젖는데

 

가만히 아름다운 이름을 불러보고

그 고운 얼굴을 어루만지네

 

진실과 사랑 그 이외

더 원한 건 아무것도 없었다고

 

모든 노력이 허망하게 끝나버린 건 

다 나의 어리석음과 못남 때문이었다고

속죄하는 마음으로 아파하지만

 

돌이킬 수 없는 것들

치유될 수 없는 상처가 되어버린

혼자만의 약속과 다짐들을

가슴에 묻고

다시 일어서야만 할 시간 

 

더는 슬픈 질문을 던지지 말자

그대가 있어

이 지구 별이 오늘도 아름다웠나니

 

사랑은 헌신으로 족한 것을

더 무엇을 원하겠는가

다 잊고 그것만 잊지 말자

 

내일도 그리고

남은 날들도 

죽는 순간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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