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아닌 나같은 너
안봉화
캥거루 새끼처럼 붙어 다닌다
잃을까 불안한 건 그가 아닌 나다
길을 기억하고
약속을 품고
내일을 먼저 아는 비서처럼
나는 점점 더 많은 나를
너에게 맡기며 산다
자유여행 중
낯선 도시 한복판에서
네가 사라진 순간
잃어버린 것은 물건인 네가 아니라 나의 전부였다
숙소의 문은 닫히고
지도의 강도 끊기고
사람들은 모두 낯선 얼굴
나는 갑자기
내 머리 밖으로 추방된 사람이 되었다
다행히 너를 찾았고
그날 알았다
핸드폰,
너는 기계가 아니라 바깥에 두고 사는 또 하나의 나라는 것을
배터리가 닳아가는 저녁이면
나는 또 다른
내 영혼의 충전량을 함께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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