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좌제란?
<요약> 범죄인과 특정한 관계에 있는 사람에게 연대책임을 지게 하고 처벌하는 제도.
‘緣坐制’라고도 쓴다. 대한민국헌법 제13조 3항에서 “모든 국민은 자기의 행위가 아닌 친족의 행위로 인하여 불이익한 처우를 받지 아니한다”는 규정을 신설하여 연좌제를 금지하였다. 연좌제는 근대형법상의 형사책임 개별화의 원칙이 확립되기 이전에, 고대로부터 동서양을 막론하고, 범죄인과 어떤 관계가 있는 자까지 함께 형사책임을 지는 제도를 말한다. 한국도 근대형법이 시행되기 전인 조선 후기까지 연좌제가 시행되었다. 예컨대, 반역죄를 범한 자의 친족·외족·처족 등 3족이 연루하여 처벌을 받던 것과 같다. 친족뿐만 아니라 교우(交友)·학파(學派) 또는 출신 향리(鄕里) 등의 관계로 연루되어 화를 입는 일이 많았고, 반역자의 향리를 군(郡)에서 현(縣)으로 강등시키는 등 향리인 전체가 불이익한 처우를 받는 일도 있었다.
연좌제라 할 때, 협의로는 친족관계로 연루되어 형사책임을 지는 제도를 의미하나, 광의로는 친족 이외의 자의 형사책임뿐만 아니라 기타 불이익한 처우를 받는 경우까지도 모두 포함해서 말한다. 헌법상의 연좌제 개념도 그러한 광의의 의미로 쓰이고 있다. 즉, 친족의 형사책임은 물론, 기타의 사회적으로 불이익한 처우를 모두 금지하는 것이며, 친족 이외의 자에 대한 연좌제는 더 말할 것도 없이 당연히 금지되는 것이다. 중국에서는 전국시대에 이미 연좌제가 시행된 기록이 《사기(史記)》에 보인다. 즉, 진(秦)의 상앙(商鞅)이 국민을 10호 ·5호로 조직하여, 그 중 1인이죄를 지었을 때 다른 사람도 처벌하였던 이른바 십오지제(什伍之制)가 그것이다.
그 후 이 연좌제는 당률(唐律)에 계승되었고, 당률은 명률 ·청률로 답습되었으며, 한국과 일본은 이 당 ·명 ·청률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근대형법은 형사책임개별화의 원칙에 의하여 형사책임은 행위자 본인만이 지는 것을 원칙으로 하여 연좌제를 금지하였으므로, 형사책임에 있어서는 연좌제가 완전히 없어졌다. 한국에서 연좌제도가 폐지된 것은 1894년의 갑오개혁 때였다. 곧 그 해의 6월 칙령(勅令)으로 “범인 이외에 연좌시키는 법은 일절 시행하지 마라(罪人自己外緣坐之律一切勿施事)”고 한 일종의 사책임개별화원칙이 선언됨으로써 연좌제가 폐지되었다. 그러나 광복 후에도 여러 번 문제가 되었고, 형사책임 이외의 불이익한 처우를 과하는 일이 있었다.
예컨대, 사상범의 가족 또는 친족임이 신원조회에서 밝혀지면 고급공무원으로 임명하지 않거나, 해외여행이나 출장 등을 제한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이러한 불이익한 처우는 한국이 당면하고 있는 특수사정에 기인한 것이나, 근대법 원리에는 위배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제5공화국 헌법에서는 국민총화를 기하려는 취지에서, 국민이 연좌제로 인하여 불이익한 처우를 받지 않도록 특별히 금지 규정을 신설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