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최근 도입한 최첨단 여객기 B747-8i. 이 비행기는 연료효율이 매우 좋은데 APU(보조동력장치) 전력 공급 능력이 떨어지는 것이 단점이라면 단점. 그래서 B747-8i 기종 객실브리핑 시간만 되면 사무장은 승무원들에게 이 비행기는 APU 전력공급이 약하니 겔리의 커피메이커, 오븐 등의 전원을 Taxiing 후에 켜라고 알려주고 있는 실정이다.
선배승무원이 다그쳤다. 왜 벌써 전원을 켰냐고, 브리핑 때 사무장님이 Taxiing 때 전원을 켜란 얘기 못 들었냐고. 그러자 인턴이 대꾸했다. 지금 비행기가 움직이고 있어서 그랬다고...
... 아하... 그랬다. 인턴은 비행기가 움직이니 그걸 Taxiing이라 생각한 것이다.
비행기가 처음 뒤로 움직여 나가는 것을 Push Back이라 한다. Push Back은 토잉카와 같은 외부 동력의 힘으로 움직여 간다. 따라서 엔진을 가동하여 비행기가 자력의 힘으로 움직여 이륙할 지점까지 항공기가 움직여 가는 Taxiing 하고는 의미가 전혀 다르다. 명색이 승무원인데 Push Back과 Taxiing의 차이를 모르고 비행근무를 한다는 것이 이렇게 비행현장에서 엉뚱한 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일 하나 때문만은 아니지만 기내에서 매번 주위 승무원과 손발을 제대로 맞추지 못한 이 인턴승무원은 비행 부적응자로 평가되어 정직 전환 심사에서 탈락해 안타깝게 객실승무원 유니폼을 벗어야 했다.
진정 객실승무원이 된다는 것은 겉으로 보이는 외모가 아닌 객실승무원 직무에 대해 최소한의 지식을 겸비하여야 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지 않으면 이미지가 좋아 용케 행운으로 승무원이 되어도 결국 본인이 비행생활에 적응하느라 무척 힘들어진다는 사실을 상기하여야 할 것이다.
‘아는 것이 힘이고 최상의 서비스이며 안전이다’ ♬
# 가톨릭관동대학교 항공운항서비스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