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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정치

생명 의료 윤리

작성자권수진|작성시간10.07.30|조회수383 목록 댓글 2

 

생명 의료 윤리학

 

 

1. 생명의료윤리학의 개념

 

생명의료윤리학(Bio-Medical Ethics)은 생명 윤리학(Bio-Ethics) 혹은 의료 윤리학(Medical Ethics)으로 불리던 것이 하나의 이름으로 정착된 응용 윤리학(applied ethics)의 한 분야이다. 이 용어는 미국 생물학자이며 암 연구가인 Wisconsin대학교의 포터 반 렌실래어(Van Rensselaer Potter)에 의해 만들어진 용어인 것 같다. 하지만 그 단어는 이후로 네덜란드 태아 심리학자이면서 워싱턴 D.C.에서 산부인과 의사로 일하던 헬레게스(Andre Hellegers)와 그와 함께 1971년 조지타운 대학교에서 <출산 및 생명윤리학 케네디 연구소>를 창설했던 다른 사람들에 의해서 그와 관계없이 독자적으로 그리고 좀 다른 의미로 사용되기도 했다. 렌실래어(Van Rensselaer)는 그 용어를 과학과 인문학을 가교하고, 인류의 생존과 존속에 이바지하며, 문명세계를 증진시키는데 도움을 주고자 하는 “생물학적 지식과 인간 가치체계에 관한 지식을 결합시키는 새로운 학문 분야”를 가리키는 의미로 사용하였다. 반면 헬레게스와 그의 동료들은 그 용어를 의료 윤리학과 생명의료 연구에 적용되는 보다 좁은 의미로 사용하였다.

따라서 생명의료윤리학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좁은 의미에서 다루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넓은 의미에서 다루는 것이다. 좁은 의미에서 생명의료윤리학은 주로 의료 문제 (medical matters)에 한정되는 문제들로서 의료행위를 통해 일어나는 것들이다. 예를 들면 지금까지 의료 윤리라는 제목으로 나타나는 문서, 책, 강좌로서 공통적으로 의료행위를 하는 전문직에 관계되는 문제들을 포함시키는데 의사와 환자의 관계, 진실을 말하는 것, 죽음과 존엄성, 인공유산, 의료자원과 그 배분 등과 같은 것들이다. 다른 한편으로 넓은 의미에서 생명의료윤리학은 포괄적인 견해로서 생명의료행위에 직접 관계되는 것뿐만 아니라 의료행위가 아닌 성격의 문제들이지만 의료행위에 결국 관계되는 문제들을 포함하여 다루는 것으로서 예를 들면 인구문제의 윤리, 환경윤리, 과학적 조사연구의 윤리 등과 같은 문제들을 다룬다.

 

 

2. 생명의료윤리학의 출현배경

 

(1) 의료기술의 발전

현대의학의 눈부신 발전으로 인해 우리는 인공장기나 의료기기를 통해 생명을 인공적으로 지속할 수 있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과거에는 의문조차 가질 수 없었던 문제들이 발생하게 되었다. 가령 기계에 의존해서 인공적으로 생명을 연장하기보다는 차라리 품위 있는 죽음을 택할 없는가와 같은 문제들이 그것이다. 더 나아가서 우리는 자살과 안락사에 대한 지금까지 우리의 태도를 재고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의료기술의 발전은 또한 임신중절에 관해서도 새로운 문제 제기를 한다. 의료기술이 미숙했던 과거에는 임신중절 시술로 인한 사망률이 엄청난 것이었으나 최근에 이르러서는 임신중절은 임신하여 출산하는 것 이상으로 안전한 것이 되었으며 이제는 의료상의 문제를 염려하여 임신중절을 포기하는 예는 거의 없게 되었다. 더 나아가서 출산 전 진단을 통하여 태아가 심각한 정신적 혹은 신체적 결함을 가지고 태어나리라는 사실을 분명히 알게 될 경우 임신중절은 보다 강하게 정당화될 수 있게끔 된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의학의 발전은 임신중절에 대한 요구를 크게 증대시켰다고 할 수 있다.

한편 의료기술의 발전은 생명을 구제하는 치료에 있어 지극히 고가의 의료자원 및 의료 장비를 산출하게 되었다. 장기이식 수술은 그 좋은 사례로서 오직 일부 사람들의 생명만이 구제될 수 있을 만큼 의료자원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그것도 지극히 고가에 의해서만 가능하다. 의료기술 상의 이러한 발전은 생명을 구조하는 의료자원을 어떻게 할당할 것인가라는 새로운 문제를 제기하게 되었다. 이는 사회정의의 문제로서 많은 의료윤리학자들의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2) 사회적 여건의 변화

생명과 의료문제들을 보다 긴박한 것으로 만든 또 하나의 요인은 비교적 짧은 기간 내에 일어난 일련의 사회적 변화들이다. 현대사회에 있어서는 여러 세대가 친밀한 관계로 맺어진 대가족을 이루고 사는 사람이 거의 없으며 가족 유형은 대부분 부부중심의 핵가족으로 변했다. 이로 인해 대부분의 노인은 자녀와 인연이 끊긴 채 외로이 망각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전체 대가족 속에서 존경 속에 생활하던 노인들은 현대사회에 있어 온전히 소외된 계층으로 전락하게 된 것이다. 사회구조에 있어서의 이러한 변화는 특히 자살과 안락사에 대한 노인들의 태도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이제 자살이나 안락사는 과거에 있어서와 같이 무조건적으로 금기시되지는 않으며 보다 인간적인 차원에서 찬반 논의가 진지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또한 최근에 증대해가는 여성의 사회 참여와 직업상의 변화는 임신중절에 대한 우리의 관념에 영향을 주고 있다. 여성의 직업 활동이 증대해 감에 따라 그들은 가족계획에 보다 큰 비중을 부여하게 되었다. 물론 피임법은 여전히 원치 않는 임신을 방지하기 위한 일차적인 방도이긴 하나 아직 우리는 이상적인 피임법을 고안하지 못하고 있는 까닭에 아직도 원치 않는 임신이 상당수 있게 마련이고 이러한 여성은 가족계획의 최종 방안으로서 임신중절에 의존하게 된다. 이상에서 말한 안락사와 임신중절은 최근의 사회적 여건의 변화로 인해 보다 긴박하게 된 삶과 죽음의 문제에 있어서의 두 가지 사례에 불과한 것이다.

 

(3) 도덕적 가치관의 변화

삶과 죽음의 문제가 현재와 마찬가지로 과거에도 존재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과거에는 이러한 문제들이 비교적 단순한 도덕규칙에 의해 적절히 해결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인간생명의 존엄성이나 살인의 금지라는 개념은 적어도 대부분의 사람들에 있어서는 자살, 안락사, 임신중절에 관한 어떤 문제도 해결해 줄 수 있는 것으로 생각되었으며 대체로 그러한 것들이 금지되어 온 것이 일반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와 비슷한 방식으로 부족한 의료자원을 할당하는 문제에 있어서도 비교적 간명한 규칙들에 의거해서 가능하다고 믿어왔던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간명한 도덕적 해결책은 오늘날 우리에게는 별로 쓸모없게 된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엄청나게 증대된 정보량은 과거에는 상대적으로 다소 간단했던 도덕적 문제들을 보다 복잡한 것으로 만들고 말았으며 그 결과로서 우리는 우리의 조상보다 그것을 해결하는데 훨씬 더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과거에 보다 단순하고 거의 절대적이었던 도덕규범을 뒷받침하고 있었던 신학적, 형이상학적 지반들이 흔들리고 의심스럽게 되자 생사의 문제를 바라보는 사람들 간의 합의의 기반마저 무너지게 되었다. 그야말로 도덕적 상대주의, 회의주의, 나아가서는 도덕적 허무주의까지 기승을 부리게 되는 판이다. 따라서 과거에 있어서와 같이 특정한 신학적, 형이상학적 신념을 전제함이 없이 이성적 논의에 근거해서 생사의 문제를 보는 새로운 합의의 기반을 탐색하는 생의 윤리학이 절실히 요청된 것이다.

 

 

3. 생명윤리학의 주요영역

오늘날 생명 및 의료 문제는 여러 측면에서 접근이 가능한 주제로서 의학적, 생물학적 분야에서도 연구될 수 있고, 법학적, 정책 과학적 분야에서도 연구될 수 있으며 철학적, 윤리학적 탐구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 결국 생명 및 의료 문제는 이 모든 분야의 학제적(interdisciplinary) 연구가 요청되는 분야로 각 분야마다 연구 성과 및 기여는 서로 다소간 성격을 달리하고 있다. 특히 철학적, 윤리학적 분야의 기여는 20세기 영미철학의 성격상 주로 생명 의료 윤리학적 개념에 대한 논리적 분석 내지는 의미의 명료화 작업에 집중되고 있다. 나아가서 각 문제에 대한 도덕적 추론의 해명과 도덕적 신념이나 직관의 체계화 작업도 수행하고 있는데 임신중절과 같은 문제들이 대표적이다.

첫째, 인간관계 윤리이다. 이 영역에서는 의료와 관련된 모든 사람과의 관계에서 일어날 수 있는 윤리 문제가 포함된다. 의사와 환자의 관계, 의사와 다른 의료원과의 관계 그리고 의사, 환자, 보호자와의 관계 등에서 일어날 수 있는 윤리문제가 이 영역에 포함된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여기서 의사와 환자와의 관계에서 제기될 수 있는 윤리적 문제들은 의사의 선의의 거짓말, 의사의 환자에 대한 비밀 유지, 환자에 대해 대하는 태도와 예절, 그리고 환자와의 신체 및 성적 접촉, 진료행위에 대한 환자의 승낙과 같은 문제들이다.

둘째, 삶과 죽음과 직접 관련된 윤리문제이다. 삶과 죽음과 관련된 윤리 문제의 많은 부분은 이미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기 때문에 잘 알려진 부분도 많다. 여기에는 안락사 문제, 인공유산의 문제, 기형이 아주 심한 어린이의 출생과 관련된 문제, 회복할 수 없는 젊은 환자가 삶을 포기하고자 할 때의 문제, 뇌사의 문제, 임종에 가까운 환자에 대한 치료연장의 문제, 인공 수정된 난자의 처리 문제 등 많은 문제들이 이 영역에 속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출생에 관해서는 임신중절, 보조생식술, 인간복제, 선천성 기형과 산전 진단들이 부상되어 있으며, 죽음과 관련해서는 말기환자의 진료, 임종과 환자심리(호스피스), 뇌사와 심폐사, 그리고 안락사 들이 부상되어 있다. 이러한 쟁점은 기본적으로 ‘인간의 삶 혹은 생명’을 어떻게 규정하고 있으며, 인간의 권리를 여하히 규정하고 있는가에 따라서 다양한 견해가 나올 수 있는 것이다.

셋째, 의료분배와 관련된 것이다. 의료자원은 항상 부족하기 때문에 올바르게 또는 정의롭게 분배하는 문제가 항상 중요한 윤리 문제로 대두된다. 여기에는 미시적 관점과 거시적 관점의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는데, 거시적인 관점은 의료 자원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공평하게 분배하는 것과 관련된 것으로 국가의 의료분야에 대한 예산 배정, 의료보험제도, 그리고 의료전달제도와 같은 의료제도 등과 관련된 윤리문제이다. 미시적인 것으로는 희귀 약품의 분배, 고가의 진료, 공급이 부족한 이식해야 할 장기의 분배문제 등이 이 영역에 속한다.

넷째, 의료기술의 발전에 의하여 새롭게 나타나는 윤리문제가 있다. 여기에는 인간복제, 유전자재조합, 시험관 아기, 태아 성감별과 같이 전에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문제가 의료기술의 발전결과 새롭게 윤리문제로 대두되게 되는 경우를 말한다. 앞으로 의학이 발전하면 할수록 현재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새로운 윤리문제들이 더 많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인간복제가 실현되는 경우 어떤 윤리문제가 생길지는 현재 우리의 상상의 범위를 넘는 새로운 윤리문제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섯째, 의학연구와 관련된 윤리문제이다. 현재 세계적으로 많은 의학연구들이 진행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많은 윤리문제들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요한 것으로는 연구 대상자들에 대한 사전 승낙 문제, 거짓 연구결과의 발표, 연구 아이디어의 도용 문제, 연구에 관여하지 않는 사람들의 연구자로서의 이름 기재 등 다양한 윤리문제들이 있음이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의료분야에서 나타나는 많은 윤리문제들이 전부 위에서 열거한 영역으로 말끔히 분류되는 것은 아니다. 윤리문제들은 여러 영역의 분야에 중첩되는 경우가 더 많다. 그러나 이러한 영역의 분류는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윤리문제에 따라 편리하게 분류한 것이다.

 

 

4. 생명의료윤리의 일반원칙

 

비첨(T. L. Beauchamp)과 칠드레스(J. F. Childress)는 생명의료윤리 일반이 지켜야 할 원칙으로 자율성 존중의 원리, 악행금지의 원리, 선행의 원리 그리고 정의의 원리 등 네 가지 원리를 제시한 바 있다.

 

(1) 자율성 존중의 원리(principle of autonomy)

자율성 존중의 원리는 의사가 환자를 치료할 때 환자의 자율적 의사를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의료행위가 고도로 전문적인 것인 반면 환자는 그런 전문적 식견을 갖추고 있지 못하고 또한 환자 스스로 의료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는 자유로운 입장에 있지 못하므로 의사는 반드시 중요한 진료와 관련된 정보를 충분히 설명하여 자율적 판단에 따른 동의를 얻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것이다. 간혹 제약회사가 개발한 신약을 환자를 상대로 임상 실험할 때, 일부 의사는 이 신약을 복용하게 될 환자의 자율적 의사를 무시하는 경우가 있다. 특히 신약이 부작용을 발생할 소지가 클수록 그런 경향이 있다. 이런 의료 행위는 명백히 자율성 존중의 원리를 어긴 것이다.

그렇다면 자율적 의사를 표명할 수 없는 환자의 경우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대체로 3가지 견해가 있다. 하나는 순수 자율성 표준으로서 환자가 의사표현 능력을 잃기 전에 밝힌 견해를 유언이나 대리인을 통해 전달하는 방법이다. 다른 하나는 환자의 최선 이익 표준으로서 표현 그대로 무엇이 환자에게 최대로 이익이 되는가를 찾아내는 방법이다. 또 다른 하나는 대리 판단 표준으로서 환자의 대리인이 환자를 위해 판단을 내리도록 하는 방법이다.

 

(2) 악행금지의 원리(principle of nonmaleficence)

악행금지의 원리는 의사가 환자에게 해악을 입혀서는 안 됨을 요구한다. 따라서 의사는 치료과정에서 환자에게 육체적 ․ 정신적으로 상처를 주지 않도록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예를 들어 암환자를 화학요법으로 치료할 때 수반되는 여러 가지 부작용으로 환자에게 해를 끼치게 된다면 이 치료는 즉시 중단되어야 한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죽이는 것과 죽도록 내버려두는 것을 구분한다. 명확하게 죽이는 것은 살인행위로 간주하여 처벌하지만 죽도록 내버려두는 것에 대해서는 다소 신중하게 접근하여 사안에 따라 도덕적 비난의 강도를 달리한다. 예컨대 응급실에 실려 온 위급 환자를 의사가 무성의하게 대하다가 제때 손을 쓰지 않아 죽게 했다면 비난받아 마땅하며 그 정도가 심하면 형사처벌까지 받아야 할지도 모른다. 또한 환자가 퇴원했을 때 죽을 가능성이 높음을 알면서도 퇴원을 허용함으로써 환자를 죽도록 내버려두는 의사는 넓은 의미에서 살인죄를 적용받을 수 있다.

 

(3) 선행의 원리(principle of beneficence)

선행의 원리는 의사 본연의 임무를 규정한 것으로 환자에게 의술로 선을 행하도록 요구한다. 이 경우 선행의 원리는 악행금지의 원리와 다소 다른 점이 있다. 전자는 할 것을 요구하고 후자는 하지 말 것을 요구한다. 그리고 형평성과 관련해서 우리는 모든 사람에게 악행을 저질러서는 안 되지만 우리는 모든 사람에게 선행을 베풀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의료계를 떠나서 일반적으로 선행은 차별적인 것을 허용한다. 예컨대 부모는 자식의 필요에 부응 하는 것으로 선행을 베풀어야 하지만 그렇다고 같은 선행을 모든 사람에게 베풀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같은 논리로 의사도 환자에게 차별적으로 선행을 베풀 수 있는 것 아니냐는 반론을 제기할 수 있다. 바로 이런 점 때문에 히포크라테스 선서는 생명을 다루는 의사에게 모든 환자를 상대로 선행을 베풀도록 더 높고 엄격한 요구를 한다고 볼 수 있다. 심지어 의사에게는 응급환자의 진료를 거부할 자유조차 인정하지 않고 있다.

선행의 원리는 의사에게 온정적 간섭주의(paternalism)로 나타난다. 이것은 부모가 자식을 위해 온정적으로 간섭하듯이 의사도 환자를 위해 온정적으로 간섭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환자의 건강 증진에 정말로 좋은 것인데 환자가 그것을 이해하기 어렵거나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에 놓여 있을 때 선의의 의료적 간섭은 요구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의료윤리는 의사의 의무와 책임을 규정하였지, 환자나 의사 이외의 의료담당자들은 의료윤리의 구성에 참여할 자격도 없었기 때문에 1960년대 초부터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토대로 한 의료윤리는 여러 곳으로부터 비판을 받기 시작하였다.

60년대 미국사회에서는 여러 사회 집단들이 실제적으로 여러 가지 도덕적인 문제들에 관심을 표명하면서 인간해방과 인간의 자율성을 주장하며 과거로부터 전통적으로 내려온 형식적인 권위에 대해 도전하던 시기였다. 이러한 권위에 대한 도전과 인간의 자율성에 대한 관심은 의료영역에도 영향을 주어 의사의 절대적 권위에 의문을 제기하였고, 또한 환자의 자율성과 권리에 대한 인식을 확대시켰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는 환자의 이익의 증대와 환자에게 해악을 범해서 안 된다 는 히포크라테스 의료윤리의 전통에 대한 비판을 야기시켰던 것이다.

 

(4) 정의의 원리(principle of justice)

정의의 원리는 의료서비스가 정의롭게 분배되기를 요구한다. 통상 정의는 의료자원이 부족하고 의료 수효는 넘칠 경우 국민에 대한 의료서비스를 어떻게 분배할 것인가의 문제로 귀결된다. 따라서 의료 정의의 원리는 의료자원의 분배문제로 귀결된다. 여기에는 의료자원에 대한 연구비 책정에서부터 누구에게 어떤 근거에 의해 의료서비스를 공급할 것인가에 이르기까지 망라된다.

국민 각자는 생명에 대한 권리에 상응해서 건강한 의료 혜택을 받을 권리를 갖고 있다고 여겨진다. 이때 각자에게 응분의 의료혜택이 주어져야 한다. 그렇다면 어떤 실질적 기준에 따르는 것이 응분의 몫에 따른 배분인가? 예컨대 능력에 따라 의료서비스를 분배한다면 경제적 능력을 구비한 환자는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없게 된다. 능력이 중시되는 자유주의 사회에서 개인이 의료비 부담을 감당할 수 없을 경우 당연하게도 병세 악화를 각오하면서도 의료서비스를 받지 못하거나 아니면 적정한 선에서 서비스를 받는 것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

다른 것은 몰라도 의료서비스는 생명과 직결되는 것이기 때문에 의료구호를 필요로 하는 환자의 의료권을 국가가 존중해 주어야 한다. 그렇다면 의료서비스에 관한 한 필요의 원리를 정의의 원리로 채택할 수 있다. 국가는 사회보장제의 일환으로 가난한 자의 의료서비스 필요에 적극 부응할 수 있는 의료기금 조성에 보다 적극적이어야 한다. 이런 것이 제대로 시행되어야 비로소 의료정의가 구현된 사회라고 할 것이다.

 

 

 

<참고문헌>

1. 이종훈 ․ 한면희 공저,《현대사회와 윤리》, 철학과현실사, 1999.

2. 진교훈 지음,《환경윤리》, 민음사, 1999.

3. 황경식 저, <응용철학으로서의 생명-의료윤리학>《철학과 현실》제2호, 1988.

4. 바루흐브로디 지음, 황경식 옮김,《응용윤리학》, 철학과현실사, 2000.

5. 국정도서편찬위원회 저,《시민윤리교과서》, 교육인적자원부,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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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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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정지식 | 작성시간 10.07.31 행님~~~ 날씨도 더운데 여행 조심해서 다녀오세요. 공동체마인드로 스터디 잘하고 있을께요. 9월에 꼭 뵐께요~^^;;
    응용윤리 잘 보겠습니다.
  • 작성자전설기린 | 작성시간 10.08.02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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