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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 게시판

Re:정리

작성자none|작성시간08.06.03|조회수64 목록 댓글 0
남의 일과 내 자신에게 닥친 일의 차이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물론, 그렇다고 남의 일이어서 그동안 방관만 했다고 생각지는 않구요.
촛불을 켜는 대신 그 인력으로 봉사를 선택한 사람도 있지 않을까요.

아는 동생이 한번도 촛불집회를 직접 체험한 적이 없다며 가보고 싶다고 해서 이번에 갔습니다.
운동단체나 시민단체 소식은 뉴스로 가끔 접하는게 다라서
이렇게 온국민이 웅성거리기전까지는 잘 모르고 지나갈 때가 많은데요.
그래서 저도 집회는 대통령 탄핵 사건때 처음 갔었습니다.
그때 친구와도 갔었고 혼자도 갔었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제가 느낀건
집회문화를 더 많은 사람들이 알고 느끼게 되는 것도 큰 의미를 가진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단순히 머릿수 하나 더 채우는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도 했었지만
누군가 제게 했던 말처럼 같이 한다는 그 자체가 의미가 있는것 같더라구요.

조그만 아기들과 부부 부터해서, 초등학생, 중학생, 고등학생, 대학생, 직장인,
아저씨 아줌마, 할아버지 할머니 등 다양한 계층이 참여를 하고 있었고,
자신이 직접 만든 피켓이나 모형 등을 들고 나와 집회 자체를 즐기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외치는 구호를 따라하지는 않았습니다.
솔직히 아이들이 함께하는 시위인만큼 듣기 거북한 구호도 있었거든요.

집회를 참가하지는 않았지만 점거된 도로 위에 멈춰선 차 안에서 피켓을 흔들며
동참의사를 밝혀주는 사람들도 있었고, 반대로 시위대 때문에 화가 나 시비를 거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멈춰선 버스 안에서 지친 얼굴로 멍하게 시위대를 바라보는 버스 기사 아저씨의 얼굴도 기억나네요.

단순히 막자, 못하게 하자 식의 외침이 아니라, 이건 사후에 대처할 뚜렷한 방안도 찾기 힘든데다가,
유일하게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수입하지 않는 것 뿐이고 (아무리 검역 철저히 한들 사람이 하는 일이니까),
보상이나 봉사, 그 어떤 것으로도 대체, 또는 개선하기 힘든 문제라서 이렇게 전국민이 고갤 설레설레하는거겠죠.

물론, 별 생각없이 집회무리에 뛰어들어 구경하는 사람도 있을것이고,
술기운에, 괜한 영웅심리, 군중심리에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들도 있겠죠.
하지만 이 모든게 다 성숙해가는 과정에 포함되는 것들이지 않을까요.

백분토론을 보면서 난 2부까지 다 보고싶은데, 피곤하니 일찍자야한다는 가족들을,
어떻게 그렇게 무심하냐며 화낼 수도 없는 노릇이고, 심각한 뉴스들이 나올때마다
'아무리 저래봐야 세상 안변한다' 고 말하는 어른들 보면서
무언가에 참여하게 하는 일은 단순히 지식전달만으로 되는게 아니구나 생각했어요.
결국은 마음을 움직이는 일인데, 머리보다 마음을 움직이는 일은 상당한 공이 들어가잖아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움직이지 않는 이유는 머리론 알지만 마음이 움직이지 않기 때문이란 생각을 했어요.

홍대 음악씬에 대한 것도 그렇고요,

접근방법에 대한 고민도 해야할 것 같고.

여튼, 개혁은 내 안에서부터;


화나고 그래도 마음을 가라앉히시고...건설적인 비판과 각성은 당연 필요한 듯 합니다.


아, 사실은 이걸 쓰러 온게 아닌데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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