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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Hitchhiker - 'Insatiable Curiousity' 2011년 2월 8일 온라인, 24일 앨범 발매 [리뷰 & Art Works]

작성자Eusebius|작성시간11.01.14|조회수185 목록 댓글 0

 

 

* The Hitchhiker - 'Insatiable Curiousity' 2011년 2월 8일 온라인, 24일 앨범 발매 [리뷰 & Art Works] *

 

* The Hitchhiker - Insatiable Curiousity *

 

< Track List >

 

1. THE GIANT

 

The Giant Part 1. - Hexameron
The Giant Part 2. - Gigantes
Interlude #1.
The Giant Part 3. - Burial of William Blake
Interlude #2.
The Giant Part 4. - Holiest Grail

 

2. OBLIVION


3. THE DIVINE COMEDY [PARAPHRASE OF 'DANTE SYMPHONY' & CHANT GREGORIAN 'DIES IRAE' ]

 

■ http://www.myspace.com/bandhitchhiker 

■ http://club.cyworld.com/band-hitchhiker 

 

***

 

 

* 심연을 향하는 구도자의 첫 번째 여행 *
The Hitchhiker 'Insatiable Curiousity'

 

히치하이커란 밴드명 앞에서 우리는 가볍고 낙천적인 분위기의 어쿠스틱한 밴드를 상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들의 음악을 듣는 순간 우리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간다. 이들이 들려주는 사운드는 영화나 광고 속에 등장하는 히치하이커의 낭만적인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이들의 음악은 다가오는 차를 향해 환하게 웃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 히치하이커보다는 차라리 허공을 응시하며 무거운 발걸음을 옮기는 구도자의 이미지를 연상시킨다. 그러나 이 상반된 방랑자의 이미지는 서로 모순되지 않는다. 방랑자의 시선은 필연적으로 자신의 심연을 향하기 때문이다.

히치하이커는 프로그레시브적인 성향의 익스페리멘탈 포스트락 밴드이다. 이들의 첫 번째 앨범 Insatiable Curiousity는 엄숙하고 웅장한 단조의 곡들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곡에 따라 고뇌와 분노가 응축된 독백 또는 외침에 가까운 보컬이 더해지기도 한다. 경우에 따라 스튜디오에서 녹음된 사운드를 버리고 홈레코딩을 선택하기도 하는 이들의 로우파이 사운드는 특유의 공간감을 위해 어느 정도 의도된 것으로 보이는데 부밍이나 바람 소리에 가까운 노이즈와 다양한 잔향에 의해 형성되는 질감과 공간감, 즉흥적이고 불협화음에 가까운 프레이즈와 불길하지만 서정적인 멜로디 라인을 클래시컬한 편성에 녹여내며 고유의 사운드 스케이프를 구축하고 있다.

 


첫 번째 트랙인 The Giant는 총 네 개의 파트와 두 개의 인터루드로 구성된 곡으로 파트별로 각기 다른 소주제를 진행하며 숙명적 공포에 대한 비장미 넘치는 서사시를 써내려 간다. 첫 번째 파트 Hexameron(창세기의 6일을 뜻하는 그리스어)은 세계가 창조되는 과정을 역설적이게도 마치 재앙이 휩쓸고 간 파괴의 풍경처럼 묘사하고 있으며, 두 번째 파트 Gigantes는 절대적 존재나 진실에 대한 공포와 찬양의 혼재 속에 싹트는 광기를 오래된 악몽에서 새어 나오는 섬광과도 같은 멜로디로 암시하고 있다. 18세기의 시인이자 화가인 윌리엄 블레이크를 위한 레퀴엠인 세 번째 파트 Burial of William Blake는 숙명적인 이성과 광기, 공포와 유희의 모순을 직시하며 그 진흙탕에 비장미와 의미를 부여했던 한 인물의 세계를 엄숙하고 위엄 있게 기리고 있으며, 마지막 파트인 Holiest Grail은 절대적 공포에 의해 억압되어 있던 무의식적 에너지가 예상을 깨고 폭발하여 구도를 전복시키고, 오직 전복 그 자체만을 목적으로, 또는 자신 스스로 또 다른 공포의 대상이 될 기세로 에너지를 증폭하고 가속하며 30여 분에 걸친 숙명적 공포의 대서사시에 종지부를 찍는다. 짙은 허무의 심연 속에 한 송이 꽃처럼 피어나는 기타 선율이 아름다운 Oblivion은 정처 없이 떠돌다 자신의 심연과 꼭 닮은 풍경 앞에 서게 된 지친 여행자의 무겁고 느린 걸음처럼 잠시 멈출 순 있어도 결코 고향을 찾을 수 없는 생의 불완전함과 유한함에 대해 노래하며 The Divine Comedy는 단테의 신곡에 대한 헌정의 의미로 리스트의 단테 심포니와 그레고리 성가 진노의 날을 차용, 재해석하며 단테의 신곡과 마찬가지로 천국과 지옥이라는 거대한 유혹에 고통받는 인간의 고뇌를 극점을 향해 치닫는 긴장과 함께 음울하고 광폭하게 그려내고 있다. 추가로 이들은 인터루드에서 엿보이던 익스페리멘탈 엠비언트 성향의 히든 트랙을 삽입하고 있는데, 이것은 이제 막 첫 번째 앨범을 발표한 이들의 음악적 스펙트럼을 섣불리 예측할 수 없게 만들고 있기도 하다(이들은 2011년 두 장의 앨범을 기획하고 있다).

앨범 전체를 관통하는 숙명, 공포, 고뇌, 광기와 같은 주제에 대한 이들의 접근 방식은 고딕 메탈 이상으로 엄숙해 보인다. 그리고 이러한 엄숙함으로 재현해 내는 중세나 세기말, 인간의 심연과 무의식의 풍경은 비장미로 가득 채워져 있다. 하지만 이들의 음악이 방종한 세계에 대한 분노나 증오로 끝나지 않고 쓸쓸한 여운을 남기는 이유는 그들의 황량한 시선과 가슴 속에 인간이 신과 인간을 죽이기 이전의 세계에 대한 비밀스러운 향수를 간직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 글 심대섭

http://www.bigflam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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